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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보이스 키싱
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0. 사담
동성애? 별 생각 없다. 주변에 동성애자가 없고 관심분야도 아니라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들' 이구나 여겨왔다. 애틋한 감정이나 동정심 같은건 들지 않는다. 편견 같은 것도 없다. 그냥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타인'일뿐이다.
#1. 투 보이스 키싱
원제 - Two Boys Kissing
표지가 예쁘다. 제목도 예쁘다. 서점에서 지나가다 봤는데 시선을 한 눈에 잡아채더라. 표지와 제목이 직설적이라 페이지를 넘겨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엔 7명의 동성애자가 등장한다. 이 중 6명은 서로 커플이고 1명은 솔로다. 모두 10대 사춘기 소년들이다. 사춘기 청소년만이 가질 수 있는 고민, 사랑하는 연인들만이 할 수 있는 미묘한 애정전선, 여기에 동성애자가 사회에서 겪는 갈등과 투쟁들이 녹아있다. 위태롭고 아찔하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난 동성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면서 마음이 아렸다.
가장 중심에 있는 커플은 해리와 크레이그다. 과거에 연인이었다. 현재는 아니라는 말이다. 둘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각자가 주변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 가지 도전을 한다. <세계 최장기록 키스>. 모두가 보는 곳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방송을 하며, 둘은 32시간 동안 키스를 한다. 이야기 속에서 이 커플은 중심행성이 되고, 나머지 2쌍의 커플과 1명의 소년은 주위를 맴도는 위성이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2. 문체
문체가 아름답다. 첫부분을 읽을 때는 도대체 화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블로그 이웃 중에 인사말로 '이해되지 않고 읽히지 않는 글을 쓰고 싶어요 기억에 남지 않으니 잊혀질 걱정도 없는 그런 글.' 라는 글을 써놓으신 분이 계시다. 이 소설의 문체가 딱 그런 느낌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구름처럼 두루뭉술하고 머리에 집어넣으려하면 물에 젖은 솜사탕처럼 녹아버린다. '달콤했다' 라는 '느낌' 만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사건'과 '느낌'만이 존재한다. 책을 덮을 때 내 마음엔 '아리다'라는 느낌만이 남았다. (화자가 누구인지 밝히는건 스포가 될 수 있을거 같다.)
#3. 다름과 틀림
책 끝에 있는 작가의 말을 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란걸 알았다. 그래, 읽으면서 이 정도면 실제로 있을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설득력이 넘치는 글이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동성애자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감정을 가진 동물'으로서 충분히 공감 할 수 있었다. '다를 뿐' 인데 '틀린 것' 으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은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아왔을까. 내 가치관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당신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이다. 그래서 닉네임도 회색비다.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회색.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4. 총평
실화바탕의 동성애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10대, 동성애자, 집에서 받는 불편한 시선 등. 흔들리고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여러가지 정체성이 엮여있다. 달콤하고 씁쓸하지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