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텔링에 집중했을까? - 소비자를 사로잡는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텔링 전략
염승선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 사담
작가가 브런치에 연재하다가 제의를 받고 출판한 책이다. 부럽다!

#1. 생필품의 기준
옛날옛적 사슴이랑 술래잡기를 하거나 잘 모르는 버섯, 열매 등을 채집하며 러시안룰렛을 하던 시대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다. 추위를 피할 곳이 없어 얼어 죽었다, 먹을게 없어 굶어 죽었다, 등의 말들은 일부 어려운 환경의 국가들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언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누가 굶어 죽었다' 그러면 '일부 불우이웃의 일' 혹은 '천박한 농담' 취급받는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시장이 처음 발달할 때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 에 맞추어 발달한다. 당장 먹을 것, 입을 것, 목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 생필품이 주 거래품목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어떤가.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긴 하지만 적어도 굶어 죽을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즉, 생필품은 차고 넘치게 많으니 사람들이 그 이상의 것들을 원하게 되었다는 소리다. 자연스런 수순이다. 원래 인간은 서있으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으면 자고 싶어한다. 더 높은 수준의 삶을 원하는건 인간의 원초적 욕구다. 이젠 '높은 수준의 삶'이 생필품이 되었다. 


#2.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 필요없는 물건을 사는 시대
그렇다보니 이제 평범한 물건은 팔리지 않는다. 먹고 사는게 지상과제였던 시대, 그리고 시장 어느 분야에서든 블루오션이 펼쳐져 있던 시대에서야,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족족 팔렸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단순히 제품을 내놓는 것만으론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당길 수 없다. 단순한 예시로 라면을 생각해보라. 60년대 70년대 라면들은 심플함의 극을 달린다. 노랑봉지에 라면이름이 붙어있고 안에는 면과 스프만 들었다. 근데 지금은 '사골국물은 담은 신라면 블랙' 이니 '튀기지 않은 웰빙라면'이니 고급화되었다. 사실 배만 채울거면 개당 500원짜리 5개 묶음 라면을 사면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을 더 주고 큰 차이가 없는 라면들을 산다. 어째서?

이 고급화 전략의 핵심에 '브랜드'가 있다. 30만원짜리 핸드백과 200만원짜리 '샤넬'핸드백이 있다. 사람들은 기꺼이 후자에 돈을 지불한다. '남들과는 다르고 싶다' '내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 라는 원초적인 욕망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3. 애플은 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텔링에 집중했을까?
제목만 보면 애플의 마케팅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 같지만, 이 책의 핵심은 '브랜드' 그 자체이다. 애플은 그냥 브랜드의 한가지 사례일 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맥은 '브랜드'이다. 브랜드의 어원, 여러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마케팅 전략), 우리가 브랜드에 끌리는 이유, 브랜드에 대한 저자의 철학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쉬운 언어로 쓰여져 읽기 좋다. 


#4. 총평
브랜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사실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다. 유명브랜드들을 언급한 구체적 사례들과 저자의 브랜드철학은 흥미로웠지만, 나머지는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p.13]
고대 노르드어의 '태운다' 혹은 '낙인'이라는 뜻의 단어 'brander'가 브랜드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은 브랜드 탄생설 중 가장 지배적이다. 이때 낙인된 브랜드는 가축에 주인의 이름 또는 가족을 상징하는 것을 표시하여 구별했을 것이다 

[p.17]

브랜드 이름 하나만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들이 소통되고,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의미가 전달되어 완벽하게 이해되는 제3의 언어가 된다. 사람들은 이 언어로 시간을 절약한다. 

[p.78]

그 이유만으로는 무언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통된 분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무엇what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왜why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why는 고객을 항하고 있다. 

[p.97]

단어는 사람, 삶, 이야기 등을 담고 태어났다. 그 단어들이 모여 만들어진 메세지는 전달하고자 의도하는 내용을 세심하게 담을 수 있기에 더욱 직접적인 묘사와 표현이 가능하다. 

[p.107]

이 네 자리 숫자를 모델명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숫자 '1227'은 천이백스물일곱 번째로 만든 모델이란 뜻이다. 조지 카워다인과 허버트 테리,손즈 회사는 조명 디자인이 나오는 대로 순차적인 번호를 붙였다. 1227번째로 만든 모델이 테스트를 거쳐 완벽한 제품이 되었고 이후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 대표적인 모델이 된 것이다.

[p.122]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폰을 좋아하는 '나'는 아이폰을 스마트폰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냥 '아이폰'이라 부른다. 아이폰만의 유일무이한 고유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것과 동일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p.135]

스타벅스의 매장과 제품에 영혼을 담아야 공간이 '나'와 대화를 나누며 교감할 수 있고, 그때야 비로소 그 공간은 '제3의 공간'의 역할을 할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공간에 영혼을 담기 위해선 그곳을 채워줄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p.137]

스타벅스는 바리스타와 '나'와의 대화를 위해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교체한다. 베리스모 801이란 기종의 반자동 기계는 바리스타에게는 수동머신보다 빠르고 편한 기계였지만 기계가 높아 바리스타가 '나'와 대화 나누기가 불가능했다.
: 스타벅스에 종종 가는데 이런 부분까지 설계가 되어있는 줄은 몰랐다. 

[p.146]
우리의 감각은 좋은 것을 보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 생존을 위한 위험 감지를 더 우선한다. 감각은 위험을 감지하고 본능은 우리가 위험을 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니 위험한 것을 감지한 순간 본능의 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한의 활동을 자신의 몸에 지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본느의 뇌는 어떠한 동물에게서든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생명을 지켜야 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본능을 제어하는 뇌는 뇌의 어느 부분보다 가장 대선배이자 조상 격이다. 푸충류의 뇌는 후각 기능을 맡는 부분, 시각 기능을 맡는 부분, 몸의 평형과 조정 기능을 맡는 부분으로 나뉘어 위험을 감지하고 생존을 위한 조정 역할을 한다. 생존을 위한 본능적 프로그램을 갖고 있기에 가장 강력하게 신체 모두를 제어한다. 파충류의 뇌는 인간을 제어히지만, 인간은 파충류의 뇌를 제어할 수가 없다. 생존보다 앞설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 흥미로웠던 부분

[p.171]
세월이 켜켜이 쌓이는 동안 흙이 퇴적되어 산맥이 형성되듯 브랜드의 말과 실천은 켜켜이 쌓여 사람들의 인식에 문맥을 만든다. 
: 좋았던 문장

[p.183]
2014년, LG는 마의 1kg의 경계선을 허물고 그램 단위의 노트북을 개발하고 그 이름을 당당하고 당연하게 '그램gram'이란 단어를 붙였다. 노트북의 무게가 1kg 미만이라는 사실은 브랜드 이름의 가치를 한층 더 빛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