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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조약돌 ㅣ Dear 그림책
질 바움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정혜경 옮김 / 사계절 / 2025년 4월
평점 :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님의 그림이라 더욱 보고 싶었고,,
여름의 어느 한 조각같은 표지에 읽기도 전에 반해버렸어요~~~~
푸르른 나무들과
땅에 드리운 그늘,,
그 아래 달려가는 아이 손에 쥔 알록달록한 다섯 개의 풍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해하면서 펼친 책은
예상과 달리 초반에는
어둡고.. 습하고.. 무거운 느낌이 가득합니다.

어디가 땅인지,, 어디가 못인지,,
구분할 수 없는 듯한 묘한 느낌.
물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멈추어진 이곳.
이런 느낌의 그림이 여러 장 거듭 펼쳐지면서
갑갑하고 답답한 침체되는.. 바뀌지 않은 이 곳을 느끼게 해주네요.
호수도 강도 골짜기 개울도 없는 지역이다.
이곳에 흐르는 물은 없다.
물은 깊은 구덩이에 고여 있거나 진흙에 엉켜 있거나 진창 속에 잠들어 있다.
오직 늪과 못뿐이다.
그 어떤 조약돌로도 물수제비를 하나 뜰 수 없는 곳.
돌멩이들이 수면에 닿자마자 곧장 가라앉고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을 삼키버리듯..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사라지고,, 대화도 없이,,
사람들은 물속에서 지내는 일이 익숙해졌어요.
침묵과 불편을 그저 묵묵히 견뎌낼 뿐..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나 행동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그야말로 늪에 빠진 것처럼
진흙에 질척이며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
이곳의 상황은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장 "여긴 그런 곳이었다"가 두 번 이어서 나오면서
체념해버린 사람들..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곳..
그림 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답답한상황을 전해주네요.
여긴 그런 곳이었다.
어느 날 밤,
하늘이 갈라지더니 오렌지빛 동심원을 그리며 반짝이기 시작하고
마치 불꽃놀이같은 광경에
아이들은 수면 위로 올라가지요.

수면 위로 올라와 처음 마주한 것은
푸른 하늘과 쏟아지는 햇살이 나뭇잎에 부서지는 황홀한 광경.
볕뉘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에 나오는 코모레비(볕뉘)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모든 것이 멈춘듯 했던 어두운 물속 세상과 완전히 대비되는 수면 위의 세상.
웃음소리도 퍼지지 못하는,
모든 소리가 삼켜진 몰속 세상과 달리
바람소리,, 흔들리는 나무들,, 새소리가 들릴 것 같은 수면 위 세상.
그동안 왜 물 위로 올라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허름한 차림으로 알록달록한 풍선을 들고,, 조약돌로 물 수제비를 뜬 그는 누구일까요?
그는 왜 다른 곳이 아닌 이곳에서 물수제비를 뜬 것일까요?
어쩌면 그는 세상 여러 곳..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곳,, 침체되고 무기력한 곳에
색을 불어넣으려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웃음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다채롭게 물들인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나 봅니다.
마치 마법처럼,, 불꽃놀이처럼 펼쳐지는 물수제비.
돌을 던져 수면이 이는 파문처럼.,,
플루이드 아트처럼,,
핑크빛으로 번지듯 표현한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요~~~!!!
홀연 그는 떠나지만,,
멈춰있던 세상에 던진 조약돌은
침체되고 어두운 세상에 균열을 내었어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일지 모르지만,,
변화는 그 작은 틈에서 생겨납니다.
한껏 웃는 아이들은
직접 조약돌을 찾아 건넸던 것처럼
이곳에
자신들의 삶에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을 던질 수 있으리라 믿어요.
풍선을 들고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처럼
아이들의 웃음이,, 즐거움이 힘차게 뻗어나가길 바래봅니다.
****** 제이포럼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