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매일 발기가 이루어진 탓에 너무 자연스러워 평소엔 의식되지 않았던 것일까. 때때로 양 주먹에 힘이 들어오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치리만치 의식하여 걱정을 품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추리닝의 앞섶을 팬티와 겹쳐 열어 늘어진 성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에게 점점 불쾌한 기분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꾸르륵꾸륵.
그러고 보니 뿌옇게 김이 서린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저 비둘기 소리 때문에 잠이 깬 것이었다. <빌어먹을 비둘기.> 시도 때도 없이 창틀에 내려앉아 구구거리는 소리는 소화불량에 걸린 창자를 연상케 하다가도 이를 뻐득뻐득 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 서린 뿌연 창을 내리치고서 창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회오리치며 들이닥친 강풍이 그의 안면을 강타했다. 맞은편 건물의 옥상 난간에 올라탄 비둘기를 가늘게 눈을 뜬 채 노려보면서 그는 조심스레 스탠드 옆의 노란 색 라이터를 집어 들었으나 동작을 취하는 순간 비둘기가 푸드덕대며 허공으로 날아올랐고, 라이터는 긴 포물선을 그으며 골목 아래로 자취를 감추었다.
다시 찾아온 정적 속에서  다시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귀찮아서가 아니었다. 온도를 올리려면 큰 누나의 방문을 열어야 했다. 눈을 뜰 때부터 앵앵거리던 모기 소리에 귀를 곤두세우는데 갑작스레 화가 치밀었다. 부릅뜬 그의 눈알이 좌우로 재빨리 굴러갔다. <이 놈이, 어디 갔지······?> 모습을 드러낼 때처럼 홀연히 시야에서 사라진 모기를 잡으려고 천장과 옷걸이 뒤편과 책상 주변을 살금살금 둘러보기 시작했다. 곧 눈앞 정면으로 나타난 모기를 발견했고, 잽싸게 맞부딪친 양 손바닥을 펼쳤을 때 정확히 양쪽 손바닥 한가운데 박혀 톱니처럼 튀긴 핏자국이 총에 뚫린 자신의 상처인양 그는 흠칫했다. 서둘러 휴지로 문질러 닦고, 거실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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