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을 누려고 바지를 끄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기묘한 소리가, 귀 기울여 가만가만 듣고 보니 끙끙거리는 남녀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갑자기 소리가 증폭되어, 응응응응응응응응응응, 하는 헐떡임이 두 번째 칸에서 들려왔고, 깜짝 놀란 저는 돌처럼 굳어버렸습니다. 몇 분이 지날 동안, 도덕을 지키지 않는 그들에게 점점 분노가 치민 저는 몇 번이나 커다란 헛기침을 뱉어냈습니다만, 아랑곳없이 그들의 헐떡거림은 여전히 스크류바처럼 찰싹찰싹 결합한 채 오르내리며 좌우로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크악, 크악. <맞아,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면 그만이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힘을 주어도 나오지 않는 게 아니겠습니까. 오줌이 방광 안에서 노란 달처럼 꽁꽁 얼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힘을 끙 주고 그것을 흔들어보아도 그들의 신음소리만 커져갈 뿐, 제 배는 점점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다른 화장실을 찾으려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저는 고드름처럼 뾰족해지고 말았습니다! <꺄! 오에에에에에엥!> <끼! 오에에에에에엥!> <꼬! 오에에에에에엥!> 크악, 크악! 하얀 벽에다 마구 뿌려대는 절정의 괴성에 눌려 정신이 가물가물 혼미해져 왔습니다. 그러다 정적이 찾아왔는데, 삐그덕 하는 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타난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덜컹거리는 전철 안이었습니다. 여전히 파르르 떨고 있는 심장을 움켜쥔 채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를 닦았습니다.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는데, 터질 듯한 오줌보 때문이었습니다. 눈앞에는 여전히 선글라스와 시커머스가 어른거리고 있었습니다. 숨을 진정시킨 후 고개를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 순간 저는 또 다시 뾰족해지고 말았습니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