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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분 스트레칭 - 너무 과한 운동은 노화를 촉진시킨다!
닛케이 《헬스》 편집부 엮음, 최려진 옮김, 이토 마모루 외 감수 / 로그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하루에 딱 2분으로 평생 '날씬 체질' 만드는 법이라고? 

 

이런 문구에 혹하지 않을 여자는 이 세상에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체중 감량한 후 요요현상을 겪지 않으려고 체중 유지하느라

어떤 때는 평생 이렇게 음식조절하고 운동해야하는 게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었다.

주변에서는 너무 운동이 과하다고, 그래서 나이들어보인다는 말까지 듣다보니

더더욱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아침 기상 직후 하는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보통 15분에서 20분이 소요되는데,

많은 시간 투입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스트레칭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알았다.

중요한 건, 2분이 아니라 1일 이라는 것을

 

결국은 어떤 운동이든 그것이 생활속의 습관으로 정착되어

매일 해주어야만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그러다보면 2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투입하게 된다는 것도.

 

아무튼, 이 책은 읽는다기 보다는 책 내용대로 매일

한 동작씩 따라해보는 재미가 있다.

 

제일 먼저, 내 몸의 상태 체크!

 

 


총 4가지 동작을 따라하면서 몸의 유연성을 테스트해보고

근육이 잘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다행히 꾸준히 운동을 해 온 덕분인지 나는 4가지 모두 오케이!



밑줄 쫙~~~

 

저자 또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스트레칭이나 근육 운동은

지루할 수가 있어 꾸준히 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게 현실

무리한 운동도, 힘든 근육 트레이팅도 없다!



1) 1일 1포즈 스트레칭을 2분, 월~금요일까지 5일이면 충분

2) 몸을 다섯 개의 존으로 나누어 중점적으로 풀어준다

3) '돌리기', '늘이기', '비틀기' 세 가지 움직임을 의식하여 스트레칭

4) 3단계로 강도를 높여가면 더 효과가 향상

5) 호흡을 멈추지 않고 실시

 

이런 기본 Rule을 명심하고 시작

총 3단게 12주 코스이지만, 난 일단 7일 즉 1주일 코스로 열심히 실천해보기로 한다

먼저, 기본편



온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다.

1번은 머리돌리기 스트레칭

우리가 매번 하는 스트레칭이다.

하지만  한 동작을 2분동안 하는게 은근히 오래 걸리는 기분

이런 식으로 매일 한 동작씩 소개



그런데 하다보니 한 동작만 하게 되지 않는다.. 운동 욕심인지는 몰라도...

첫 날 한 동작을 2분 하고, 다음 날은 그 날 동작과 함께 전날 동작도 같이 해본다.

그러다보니 1주일째는 2분*7동작=총 14분이 걸린다.

이 정도는 해줘야 운동 효과가 있을 것만 같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들이 좀 적게 하면 불안해지는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나보다.

 

 

응용편은

몸의 균형을 바로 잡는 스트레칭 편이다. 이것 또한 총 1주일

강화편은 체간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으로 되어 있다.



게다가 여성의 5대 고민을 해결하는 하루 15분 스트레칭 소개도 있다.
나같은 사람을 위한 맞춤 스트레칭인 셈이다.

이렇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동작 순서도 자세히~~

나는 주중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만지다보니

구부정한 등 개선과 자세의 비틀어짐을 개선하기 위해

4번 동작을 열심히 연구해본다.

마지막으로 30일간 1일 2분 스트레칭에 도전한

독자 -일본 독자- 4인의 체험담도 실려있다.

체중 기록식 60포즈 스테리칭 포스터가 들어있는데

이렇게 따로 떼어 유리창에 붙여 놓고 틈 날때마다 따라하기로 했다.

 

물론 나머지 동작은 베란다 가서 봐야하지만..^^

 

우리가 알면서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미루고 있는 운동,

굳이 헬스클럽이나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나 사무실에서나

아침이나 저녁이나 언제든 2분만 투자해서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는 습관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몸이 좋아지리라.

 

건강한 몸을 생각한다면 하루 24시간중의 2분 정도는 기꺼이 투자하리라.

 

어떤 스트레칭이 어떤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올바른 스트레칭 자세를 배우고

효율적인 스트레칭 구성법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평범한 내용들 위주로 되어 있어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의도인 전혀 운동을 안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운동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없이 권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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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Sense of An Ending (by Julian Barnes)

 

서점에 가는 대신 편리하게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한 지 오래,

그러면서도 아직 E-book은 익숙하지 않은 걸 보면 약간은 이상하다.

어쨌든 직접 서점에서 책을 후루룩 넘기며 읽어볼 만한지 소위 '간'을 볼 수 없으니

결국 주문 여부를 결정하는 건 리뷰의 역할이 가장 크다.

 

 

책 띠에 적혀 있듯이

2011년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 부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

그리고,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한 편지 한 통이 사십여 년 전 자신의 친구였던 에이드리언을

자살까지 이르게 했다는 사실을 40여 년이 흐른 후 알게 된다는

스토리 소개에 솔깃해서 선택한 소설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가 줄리언 반스와의 첫 만남이다.

 

여러 권의 책 중 먼저 읽는 목록에 올린 건

순전히 이 책의 두께때문. (단순의 극치다. ^^)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고 작다보면 왠지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물론  첫 장을 펼치자마자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즉시 깨닫게 되었지만...

 

책을 읽기 전, 그러니까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번역서를 읽기 전,

제일 먼저 하는 건 원제목과 번역된 제목을 비교하는 일.

The sense of an ending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라는 제목은 처음부터 독자를 긴장하게 만든다.

줄거리를 이어나가는 내내 에이드리언의 죽음과 나의 편지가 무슨 연관이 있었는지,

책의 말미에서는 왜 베로니카가 에이드리언의 일기를 건네주길 한사코 거부하는지 등등

화자인 앤서니 웹스터가 풀지 못하는 의문을 함께 풀고 있으려니 머리에 쥐가 날 정도.

아무튼  똑똑한 독자라면 진작에 알아차렸을 그때의 진실을 나 또한 웹스터와 마찬가지로

거의 마지막에서야 알아차렸으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나같이 무딘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라리 원제의 뉘앙스가 더 맞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첫 페이지의 이 문장만 보더라도

결코 가벼운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줄거리 자체가 복잡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앤서니의 입을 빌어서 표현되는이 글의

문장 하나 하나의 깊이를 가늠하는 건 대단히 어렵다.

그러면서도 소설은 아주 빠르게 전개된다.

마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보는 듯한 착각에도 빠지게 하지만

또한 중간중간 앤서니의 독백 아닌 독백은 너무나 철학적이라

스쳐 지나가면서 이해하기에는 난해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줄리언 반즈의 이 소설은 탄탄하게 짜여져 있으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역사와 철학, 문학의 세계에 깊이 빠진 고교생 앤서니와 앨릭스, 콜린

삼총사 틈에 어느날 전학생 에이드리언이 들어오게 되고,

명석한 두뇌와 지적 능력이 뛰어난 그는 단숨에 세 친구를 압도하게 된다.

졸업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네 친구,

앤서니는 대학교에서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지만

그녀앞에 서면 늘 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존재

어느 주말 그녀의 집에 초대받은 앤서니

가족들에게서도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베로니카와의 관계는 진전이 없다.

앤서니 패거리와 베로니카와의 만남.

왠지 베로니카와 에이드리언과의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앤서니

이미 불길한 예감은 시작된 건가?

"우리의 관계가 어딜 향하고 있는 건지 생각을 하긴 해?"

라는 베로니카의 물음에서 이미 그녀는

그들의 관계에 대해 회의를 느꼈던 것 같다.

 

결국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헤어진 후에야, 베로니카는 나와 잤다.'

 라고 앤서니는 소설에서 말하지만, 베로니카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건 강간이나 다름없어" 라고...

그리고

"넌 너만 아는 나쁜 놈이야" 베로니카는 앤서니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네가 생각하는 것, 네가 느끼는 것, 아, 이젠 입이 다 아프네,

진심만 말하면 돼"

라는 말에서 베로니카가 왜 앤서니를 떠나는지 말해준다

 

그리고 그 후, 앤서니는 에이드리언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베로니카와 데이트를 해도 되냐고 묻는...

"마침내 제대로 갖추어 답신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예의 바보같은 '서간체' 따위는 일절 쓰지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한, 그아 베로니카가 공동으로 느낄 윤리적 가책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꽤 많은 얘기를 했다. 또 나는 베로니카가 오래전에 받은

괴로운 상처가 있다고 받기 때문에 그에게 신중할 것을 권했다.

그런 다음 그에게 행운을 빌었고, 그의 편지를 텅 빈 벽난로 속 쇠살대에 넣고 태운 후,

이제부터 그 두 사람을 내 인생에서 영원히 내치기로 결심했다."(p.78)

 

앤서니는 특별히 뜻이 없이 '상처'라는 말을 했다. 그냥 짐작으로.

 

그리고 마침내 에이드리언의 자살 소식을 접한다.

욕실에서 손목을 그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 시간은 흐르고

'그의 죽음은 '비극적'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빠르다 싶을 만큼

우리에게서 멀어져 시간과 역사의 틈새 속으로 사라져갔다.'(P.97)

 

그러는 사이 나, 앤서니는 결혼했고, 또 이혼하고, 은퇴를 했고

혼자 그럭저럭 얼마간은 성취를, 얼마간은 실망을 맛보며 살고 있다.

 

에이드리언이 줄곧 인용했던 말이 무엇이었나?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P.106)

- 라그랑주를 인용-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날아온 한 통의 서류 봉투

베로니카의 어머니가 유산을 남겼다는. 그리고 에이드리언의 문서

(일기를 포함해서)를 남긴다는 것.

다 읽고 보니 그녀의 편지에서 이미 예감을 했어야 했다.

(물론 나는 그 부분에서는 몰랐다. 앤서니와 마찬가지로)

 

앤서니는 왜, 베로니카가 아닌, 베로니카의 어머니가

에이드리언의 유품을 가지고 있는지,

왜 오백 파운드를 보냈는지,

그런 편지를 보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에이드리언의 일기를 보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베로니카가 일기를 양도해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베로니카에서 받은 사십 여 년 전 자신이 보낸 편지 내용을

확인한 앤서니....

두 사람에 대한  저주와 욕설의 편지.

 

그의 사과 편지에 대한 그녀의 답장

'좀처럼 이해를 못하네? 하긴 언제 한 번이라도 그랬던 적이 있냐?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나고,

베로니카는 그를 데리고 어떤 젊은이를 만나러 간다.

"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리고 마침내,

앤서니는 그 젊은 장애인이 에이드리언의 아들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편지 내용을 상기한다.

'사실 마음 한 켠으론 너희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길 바라고 있어.

이유인즉 내가 시간이 대대손손 이어지며 복수를 가한다는 걸 굳건히 믿는 인간이라 그래.

그러나 복수의 과녁은 그 조준이 정확해야 하는 법.

너희 둘이 딱 그에 해당된단 말이지."

 

화가 나서 무심코 던진 말처럼 그들의 아이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이다.

또다시 사과 편지를 쓰는 앤서니

그런 그에게 다시 날아든 베로니카의 답장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그래'

 

앤서니는 다시 에이드리언의 아들을 만나러 가고

그를 돌봐주는 간병인의 입을 통해 너무나 뜻밖의

진실을 듣게 된다.

 

베로니카가 알려주려고 했던 것.

왜 그녀의 어머니가 그에게 유산을 남기고

에이드리언의 유품을 가지고 있었는지...

왜 에이드리언의 아들이 그렇게 되었는지..

 

우리는 기억을 얼마만큼 신뢰하는가?

아니 이 책을 읽고 나면, 신뢰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기억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싶다.

기억은 우리를 얼마나 신뢰하는가?

 

앤서니(토니)는 정작 자신이 배신감과 상실감으로 인해

치졸하고 파렴치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던 기억은 전혀 없었다.

기억은 그를 배신하였지만, 결국 그로 인해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의 말대로 이제는 바꿀 수도, 만회할 수도 없음을.

또한

'인간은 생의 종말을 향해 간다. 아니다, 생 자체가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 그 생에서 가능한 모든 변화의 닫힘을 향해.

우리는 기나긴 휴지기를 부여받게 된다.

질문을 던질 시간적 여유를.

그 밖에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었나? (p.254~255)

 

접은 책 귀퉁이를 펼치며...

 

나는 살아남았다. '그는 살아남아 이야기를 전했다.'

후세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과거, 조 헌트 영감에게

내가 넉살좋게 단언한 것과 달리,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 아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것을.    ---p.101

 

 

기억이란 사건과 시간을 합친 것과 동등하다고. 그러나

그것은 그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하다.

기억은 우리가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또한 시간이 정착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용해제에 가깝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백히 알아야만 한다. ---p.112

 

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미래를 꾸며내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꾸며내는 것 --p.141

 

 

그러나 시간이란..... 처음에는 멍석을 깔아줬다가가 다음 순간 우리의 무릎을 꺾는다.

자신이 성숙했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그저 무탈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책임감 있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다만 비겁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현실주의라

칭한 것은 결국 삶에 맞서기보다는 회피하는 법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란....우리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면, 결국 최대한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우리의 결정은 갈피를 못 잡게 되고, 확실했던 것들은 종잡을 수 없어지고 만다. --- p.162

 

 

이십대에는 자신의 목표와 목적이 혼란스럽고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해도, 인생 자체와,

또 인생에서의 자신의 실존과 장차 가능한 바를 강하게 의식한다.

그후로... 그후로 기억은 더 불확실해지고, 더 중복되고, 더 되감기하게 되고,

왜곡이 더 심해진다. 젊은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p.182

 

 

 

2014.1.25 겨울비 촉촉한 토요일 오후 by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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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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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Schneewittchen muss sterben by Nele Neuhaus

 

 " 이건 백설공주의 성인 버전?"

제목과 책 커버를 봤을 때 게으름뱅이의 첫 느낌.

성인 버전이라고 하니 일부는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잔혹동화"를 이렇게 표현했을 뿐.

 

이미 오래 전부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던 소설이었지만,

소설은 늘 한 철 지난 다음에 읽는 터라 그간 외면했었던 책.

 

우리 말로 심하게 바꾼다면

"백설공주는 죽어야해"-> "백설공주 널 죽이고 말꺼야."  이런 뉘앙스일까?

독일어를 안 쓴 지 참 오래 되었군.

암튼, 새 집-노이하우스- 증후군도 아닌 '새집 여사'의 이 소설,

나의 새해 3번째 책으로 낙점.

 

책 띠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 전 세계를 사로잡은 유럽 미스터리의 전설"이라고.

미스터리 소설이었군.

이제 제목과 미스터리 장르를 연결해보니 대충 얼개가 그려진다.

백설공주처럼 어여쁜 여자가 살해당한다?

그녀를 사랑한, 또는 그녀를 질투한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닐까??

 

어렸을 때는 그저 착하고 예쁜 백설공주를 괴롭히는 마녀가 싫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내가 마녀라도 백설공주를 미워했을 것 같다. ㅎㅎ

나 마녀 기질?

백설공주가 과연 동화속에서 묘사된 것처럼 한없이 착하기만 했을까?

오히려 마녀가 자신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성취하려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백설공주는 남-난쟁이든 왕자님이든-에게 의존만 하는 나약한 여성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어쨌든, 이 소설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이렇게 시작된다.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고

머리칼은 흑단처럼 검어라"

 

그리고, 한 남자가 침대에 누워있는 한 여자에게 백설공주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그녀는 죽었다.

 

나의 짐작이 맞았군.  이제 결론은 보여줬으니 그녀를 죽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겠군.

 

 

토비는 10년 만에 감옥에서 석방된다. 고교때 두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죄목이었다.

하지만 그는 죽이지 않았다. 다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그 일로 부모가 이혼하고 집안은 풍비박살난 상황에 직면한다.

모두들 토비 부자를 따돌리고, 위협하고...

 

그 즈음, 비행기 격납고에서 유골이 발견되고 냉철한 보덴슈타인 반장과 직관력이 뛰어난 여형사

피아가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토비의 고향 알텐하인에서는 문제아 여고생 아멜리가 토비에게 흥미를 느끼고 그의 사건을 캐기 시작한다.

 

모든 상황은 얽히고 섫혀 있다.

 

발견된 유골이 토비가 죽였다는 두 여학생 중 한 명의 유골로 드러났고,

아멜리는 점점 더 사건에 가까이 가면서 진실을 알아간다.

고향 사람들의 토비 가족에 대한 위협은 극에 치닫는다. 그 가운데 토비의 어머니는

누군가에 의해 사고를 당하고 중태에 빠진다.

 

어렸을 때부터 토비를 짝사랑했던 나디아는 성공한 여배우가 되어

여전히 토비를 도와준다.

 

토비는 아멜리를 알게 되고, 자신을 따돌리지 않고 도와주는 나디아를 여자로 보게 되지만...

 

피아는 사건을 캐면서 점점 더 토비가 진범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며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마을사람들과 사건의 핵심에 있던 두 죽은 여학생, 그리고 그들과 연관된 남성들.

또한 사건의 목격자인 자폐아와 아멜리의 우정 등등.

 

521쪽이라는 꽤 많은 분량의 내용이지만, 미스테리 소설이 그러하듯

사건이 긴박하게 전개되기에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고 쉽게 잘 읽힌다.

과거의 살인 사건이 결국 남녀의 문제에서 발단했듯이, 이 소설을 보면

엇갈린 사랑의 비극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이 부인의 외도를 알고 고민하는 모습이나,

피아의 전남편이 피아에게 여자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 등등을 보자면

여전히 그러한 갈등의 요소는 언제 어디나 존재한다.

그러한 사람들-남녀간-의 상황을 잘 풀어낸 노이하우스의 스토리텔링이 빛난다.

 

결론은 이렇다.

 

한 여학생이 남학생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하고-남학생들은 그녀가 유혹햇다고 하지만-

밖으로 뛰어나가다가 사귀던 남학생-라르스-을 만나고, 어떻게 하다보니 그녀가 그만 넘어져 죽고 만다.

놀란 남학생들에게 나탈리-지금은 성공한 여배우 '나디아-는 그녀를 묻어버리자고 제안한다.

- 나탈리는 토비를 좋아했지만 토비는 죽은 그녀 로라와 사귀느라 그녀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기에

질투를 했던 것 - 겁이 난 그들은 나탈리와 함께 로라를 묻어버리고,

또다른 여학생 즉 '백성공주;라고 불리운 아름다운 스테파니는 당시 선생-지금은 문화부장관이 된-

라우터바흐와 관계를 갖게 되었는데, 말다툼 끝에 라우터바흐가 그녀를 살해하고 만다.

이 상황을 목격한 것은 라르스의 쌍동이 형 자폐아인 티스.

 

나탈리는 토비에게 화가 나 거짓을 진술하고, 모두들 자신들의 아들, 남편 등을 위해

토비를 살인범으로 몰아버린다.

 

결국 티스가 그린 그림을 보고 사건을 이해한 아멜리는 어느날 실종되고,

마침내 나디아의 진실도 밝혀지고, 라르스는 친구를 살인범으로 몰아간 자신을 자책하며 자살하고,

로라를 살해한 친구들도 자수한다.

그리고 백설공주를 죽인 라우터바흐의 부인이 티스에게 정신질환 약을 주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음도 드러난다.

토비의 아버지는 멜데르텐때문에 결국 사고사를 당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토비는 자신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있음을 알고 기뻐한다.

바로 아멜리.

 

결국 진범은 밝혀지고, 토비는 죄가 없음이 드러나지만,

작은 시골 마을을 둘러싸고 벌어진 그들만의 음모를 생각하면

왠지 사람과의 관계가 두렵고 소름이 돋는다.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잉태한다.

그리고, 저마다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 하나의 표적-희생물-을 잡으면

인간의 악한 본성이 그들을 지배하게 되는 것.

그러나 결국 그 본성은 허망하게 끝난다.

 

이 소설은 보덴슈타인과 피아 형사를 주인공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타우누스' 시리즈물의 세 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냉철하고 쿨한 보덴슈타인이지만, 아내의 외도앞에서 좌절하고 헤매는 모습이

인간적이다. 그런 그와 단짝인 여형사 피아는 그와는 대조적인 인물.

그 둘이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다른 시리즈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2014.1월 by 책 읽는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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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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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서울 집으로 이사오고 나서 얼마 안 지나였을 때다.

TV 채널을 돌리다 문득 눈에 띈 홈쇼핑 채널의 요란한 방송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0권과 책장까지 준다는 솔깃한 쇼 호스트의 멘트에 혹해서 덜컥 구입

200권 중 얼마나 읽었나 되돌아보니 별로 소득이 없다.

그 전에 이미 읽었던 책 몇 권 제외하고, 순서 상관없이

그때 그때 내 눈에 들어오는 녀석들 위주로 읽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읽기 편하게 보이는 얇은 두께의 책들이 선택

이제는 분량이 제법 되는 것 아니면 제법 묵직한- 무게가 아니라 주제나 내용,

작가의 성향이 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책들만 남았다.

 

서머셋 모옴이 쓴 이 책 '인생의 베일'은 책 분량(330페이지)때문이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모옴의 소설이 크게 와 닿지 않아서 뒤로 밀렸던 것이다.

와 닿지 않았다는 건 지나치게 통속적이고 가볍다고 느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세계문학전집을 천천히 꾸준히 읽기로 하자고 맘 먹고 2014년 두 번째

독서 목록으로 오르게 되었다.

 

'인생의 베일'은 1920년대 영국과 중국을 배경으로 '키티'라는 젊은 여성이

결혼과 외도, 배신과 아픔, 남편과 가족의 죽음 등을 겪으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줄거리 요약 ----

키티는 전통적인 가치관 아래에서 나이에 쫓겨 사랑하지 않는 세균학자 '월터'의 청혼을

거절하지 못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월터의 근무지인 홍콩에서 건조한 나날을 보내던 키티는 파티에서 세련된 외교관 '찰스'를

만나게 되고 둘은 각자 가정이 있음에도 밀애를 즐기게 된다.

이전에 한번도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키티는 찰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결국 남편인 월터가 둘의 사이를 알게 된다.

키티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월터는 배신감에 절망하고, 자진해서 콜레라가 창궐한 죽음의 도시

메이탄푸 행을 자원한다.

이제 월터가 떠나면 자유롭게 찰스를 만나게 되리라 흥분한 키티에게 월터는 함께 갈 것을 강요한다. 그리고 키티에게 또 다른 옵션을 제안하는데, 만약 찰스가 그의 부인과 헤어지고 일주일안에 키티와 결혼한다면 이혼을 해주겠다는...

키티는 찰스가 당연히 그렇게 할 거라고 믿고 그를 찾아가지만, 찰스는 그녀가 월터와 메이탄푸로 떠나기를 바란다. 자신의 아내와 이혼할 생각은 없으며 더더욱 키티와 결혼할 의사는 전혀 없는 찰스. 결국 키티는 찰스의 배신으로 월터와 함께 메이탄푸로 향한다.

둘의 사이는 냉정과 침묵으로 일관되고, 월터는 콜레라를 잡기 위해 병원 일에만 매진하고,

키티는 워딩턴과 우정을 나누며 수녀원 사람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메이탄푸의 끔찍한 실상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수녀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서서히 마음의 상처와 배신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키티.

그러다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여전히 월터에 대한 애정은 없지만,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고 용서와 화해를 원하는데.

반면, 월터는 더더욱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키티에게 마음을 닫아버리고

키티를 외면한다.

콜레라에 감염된 월터에게 키티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지만 결국 월터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홀로 서기를 위해 키티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다시 홍콩으로 돌아온다.

홍콩에서 어쩔 수 없이 재회한 찰스,

인생의 쓰라린 맛을 알고 깊은 성찰을 통해 사람을 보게 된 키티는 찰스의 속물근성과

어리석음밖에 보이질 않지만, 찰스의 유혹에 결국 넘어가버린 자신을 자책한다.

한시라도 빨리 홍콩을 떠나기로 결심하는 키티.

부모님과 가족이 있는 영국으로 가는 도중 결국 어머니의 죽음을 접하고

늘 자식과 가정을 부양하는 존재로만 여겼던 아버지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아버지와 딸은 처음으로 진심어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키티는 이제 더이상 온실속의 화초처럼 아버지나 남편에게 기대어 돌봄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이제 그녀는 희망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늙은 아버지를 보살피고 함께 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고,

곧 태어날 자시의 아이가 딸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는 기회조차 없었지만,

그녀의 딸에게는 자유롭고 자기 발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키우겠다고 말한다.

키티는 아버지와 함께, 곧 태어날 자신의 아이와 함께

변화된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아버지의 새 직장이 있는 섬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스스로의 주인으로서 독립된 인격체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게으름뱅이의 소감

1920년대라면 유럽 또한 전통적인 가치관 아래 여성의 삶이란 남편에게 예속되는 아내의

역할 정도만 있었을 것이리라. 서머셋 모옴은 키티 페인이라는 여성을 통해 나약하고 편협한

인생관에 틀어 박혀 있던 평범한 여성이 잘못된 사랑과 그에 따른 배신의 상처에 절망하다가

개보다 못한 죽음을 당하는 전염병의 참상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게 살았는가를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분량은 제법 되는 소설이지만, 모옴 특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개 방식으로 인해 책장을

중간에 놓기는 어렵다.  

 

중국의 가상 도시 메이탄푸, 그곳이 어디더라도 장대한 중국의 자연 풍경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절망하던 키티는 죽음의 땅으로 들어섰다고 생각한 메이탄푸에서 오히려

상처를 치유받게 된다. 또한 종교는 다르지만 그곳에서 인류애를 실천하는 프랑스 수녀들의

헌신적인 활동을 보면서 감화를 받게 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월터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심지어 찰스의 상황마저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대자연은 그녀를 정신적으로 성장시켜주고

죽음의 공포는 그녀를 강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키티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성장해 가는 반면, 월터는 그 반대로 죽음을 향해 간다는게

대조적이다. 세균학자이면서 콜레라에 감염되었다는 건 한편으로는 스스로 감염을

택한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 워딩턴의 말에서도 이러한 느낌이 들도록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해 놓은건 아닌지?-

"하지만 난 도대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외과의 말이, 그가 실수로 감염된 것이 아니라면

그가 스스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자존심 강하고 진심으로 키티를 사랑했던 월터는 그 사랑을 배신한 키티를 용서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랑의 아픔을 극복하고 용서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나서, 웹 검색을 해보니 이 책을 원작으로 한 '페인티드 베일'이라는

영화가 제작된 것을 알았다.

 

간단히 서치한 영화의 결과는 소설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영화에서도 월터는 결국 죽음을 맞게 되지만,

위 영화 포스터의 카피에서 보듯이-엇갈린 운명끝에 찾은 영원한 사랑-

영화에서는 키티가 월터를 사랑하게 되는 걸로 끝나면서 로맨스 영화로

전락시켜버린 느낌까지 든다.

- 물론, 영화를 직접 보지 못한 게으름뱅이의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인터넷 TV로라도 꼭 볼 생각이다. 원작과 영화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 -

이 소설을 읽으면 결단코 영원한 사랑이라는 카피가 나올 순 없다.

오히려 '상처받고 절망한 인간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찾아가는 이야기'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메이탄푸의 자연 풍광이 영화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하는 건 즐거운 기다림으로 남을 것 같다.

 

책 속에서...

 

1. "알겠지만,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나 수녀원이 아닌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키티는 움찔했지만 원장 수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P. 190

  ☞ 키티가 수녀원 일을 돕기로 하자, 원장 수녀의 말. 앞으로 키티가 자신의 영혼속에서

    평화를 찾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듯한....

2. "난 뭔가를 찾고 있지만 그게 뭔지 잘 몰라요. 하지만 그것을 아는 건 분명히 내게 무척

    중요해요. 그리고 내가 그걸 알아내면 모든 게 달라질 거예요........"

    (중략)

   "그걸 알고 있나요?

    그가 미소를 짓더니 어깨를 으쓱 올렸다.

    "도(). 우리들 중 누구는 아편에서 그 '길'을 찾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서 찾고

     누구는 위스키에서, 누구는 사랑에서 그걸 찾죠. 모두 같은 길이면서도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아요."  ----p.234~235

    ☞ 워딩턴의 애인 만주족 귀족 여인을 만난 후 키티는 뭔가를 찾는다고 말하고,

      워딩턴은 키티에게 '도'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 서머셋 모옴은 동양의 '도'사상을

      언급해서, 누구나 삶을 살아가지만 각자의 길, 각자의 삶의 방향이 다름을

      말한다. 만주족 여인은 아편에서, 수녀들은 신에게서, 워딩턴 자신은 위스키에서

      그리고 키티는 사랑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다는 걸....

3. "마음을 얻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자신이 사랑을 주고 싶은 대상처럼 자신을 만들면

    되지요"   ---p.244

4. "그것은 '길'과 '길을 가는 자'입니다. 그것은 모든 존재가 걸어가는 영원한 길이지만,

    어떤 존재도 그것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것 자체가 존재이니까요. 그것은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것 자체가 존재이니까요. 그것은 만물과 무()이지요. 그것으로부터 모든

    자라나고, 모든 것들이 그것을 따르며, 마침내 그것으로 모든 것들이 돌아갑니다......

     (중략)----------  ---p.268 

   ☞ 키티에게 '도'에 대해 설명하는 워딩턴

5. "죽은 건 개였다.' 그가 무슨 뜻에서 그런 말을 했을까요? 그게 뭐죠?"

   "그건 <골드스미스 애가>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p.269

   ☞ 월터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키티에게 했던 말의 의미를 묻는 키티. 18세기 영국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시 <미친 개의 죽음에 관한 애가>. 어떤 마을에 사는 남자가 개에

      물리자 사람들이 미친 개에 물린 남자가 죽을 거라고 법석을 떨지만 남자는 상처가 낫고

      정작 개가 죽었다는 내용이다. 키티는 용서를 구했지만 끝내 용서할 수 없었던 자신이

      콜레라(시 속의 남자)를 선택하고(물었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키티가 스스로 치유되어 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자신의 상황을 개에 비유한 걸까?

6. 역병의 도시는 그녀가 탈출한 감옥이었다. (중략) 자유! 그게 바로 그녀의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생각이었고, 비록 미래는 아주 희미했지만 아침 햇살이 드리운 안개 낀

   강물처럼 다채롭게 빛났다. 자유! 답답한 속박으로부터의 자유일뿐 아니라 그녀를

   짓눌렀던 애증 관계로부터의 자유였다. 자유, 위협적인 죽음으로부터의 자유, 그녀를

   땅으로 끌어내렸던 사랑으로부터의 자유, 모든 정신적 속박으로부터의 자유, 유체 이탈된

   한 영혼의 자유, 그리고 자유, 용기. 무슨 일이 생기든 개의치 않는 씩씩함이 그녀와

   함께헸다.   ---p. 264

  ☞ 메이탄푸에서 돌아오면서....

7. "안그래요. 전 희망과 용기가 있어요."

   과거는 끝났다. 죽은 자는 죽은 채로 묻어 두자. 너무 무정한 걸까?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이 동정심과 인간애를 배웠기를 바랐다. 어떤 미래가 그녀의 몫으로 준비

   되었는지 모르지만 어떤 것이 닥쳐오든 밝고 낙천적인 기백으로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자신의 내부에 자리잡고 있음을 느꼈다.  (중략) 모든 인간의 번뇌가 하찮게

   쪼그라들었던 그때, 태양이 안개를 헤치며 떠올랐고 구불구불한 길이 논 평원 사이를

   뚫고 작은 강을 가로질러서 시야가 닿는 곳까지 쭉 펼쳐진 장면이 그녀의 눈에 선했다.

   굽이치는 자연을 뚫고 지나간 그 길은 그들이 가야할 길이었다. 그녀가 저지른 잘못과

   어리석인 짓들과 그녀가 겪은 불행이 아마도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희미하나마 가늠할 수 있는 그녀 앞에 놓인 그 길을 따라간다면, 친절하고 익살맞은

   늙은 워딩턴이 아무 곳에도 이르지 않는다고 말하던 길이 아니라 수녀원의 친애하는

   수녀들이 너무나 겸허히 따랐던 길, 평화로 이어지는 그 길을 간다면 말이다.

 

키티는 아버지에게 희망과 용기를 역설하며, 자신앞에 놓인 길을 당당히 씩씩하게 걸어가리라.

 

맺으면서....

 

나는 소설속에서 나약한 여성상보다는 늘 강인한 여성상을 동경해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속 여성이 '제인 에어'인 것처럼. 보잘 것 없고 나약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존재지만

역경과 아픔을 이겨내고 운명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는 여성들. 그들이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들을 닮고 싶다.

 

여성 작가가 아니지만 키티의 섬세한 내면의 갈등과 심리를 잘 묘사한 작품

이라는 느낌. 오지에서 만난 늙은 워딩턴은 비록 영국인지만, 동양적 사상(도와 무위)을

전파하는 도인의 이미지다. 동시에 작가인 서머셋 모옴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

 

2014.1.11 by 책 읽는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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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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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원제 : The pastman always rings twice.

1934년 발간되어 히트한 제임스 M. 케인의 첫 소설.

뉴욕 타임즈의 한 줄의 서평이 이 소설을 가장 잘 요약해서 설명해주는 것 같다.

"케인은 짧은 소설 속에 탐욕과 성에 대한 본능적 충동을 그려 냈다."

그러나 역시 작가가 친구에게 했다는 아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굳이 소설을 잃지 않고서도 충분히 줄거리를 유추해 낼 수 있으리라 본다.

 " 도덕적으로는 충분히 끔찍하지만 살인이 사랑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남녀가 있고, 그런데 일단 저지른 다음 정신 차려 보면 어떤 두 사람도 그렇게 끔찍한 비밀을 공유라고는 함께 같은 지구상에서 살아 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이야기야.그들은 저드와 루스*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 맞서게 되지"

 

2013년 마지막 책이 되었어야 하는데 결국 게으름뱅이 손에 들어와 2014년 첫 독서 목록에 오르게 된 책이다.

인생에서 처음은 부정적인 경우보다는 긍정적인 경우가 더 많은 게 일반적, 2014년 첫 주말 토요일에 그동안 묵혀두었던 이 책의 나머지 절반을 해치우고 싶었다.

 

전반에서도 역시 문체는 긴박하고 명료한데도 왜 그렇게 진도가 안 나갔었던가 싶은 의문이 들 정도로 마침 읽었던 후반부는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한 페이지, 한 문장을 뛰어넘고 싶어지게 만드는 숨막히는 사건의 전개-살인과 재판 과정-와 그 이후 두 남녀의 끊임없는 일상의 갈등과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반전을 기다리는 느낌이 요즘 말처럼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기때문에 일단 집어든 순간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달릴 수 밖에 없다.

이 소설은 중편 소설로 번역서로 170페이지 분량이라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못한 인생들을 만날 거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 떠도는 부랑자 프랭크는 고속도로 변의 작은 간이식당에 들어가 여주인 코라를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해 버린다. 그녀는 가난때문에 전혀 사랑없이 그리스인 닉과 결혼해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프랭크를 만나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단순히 두 남녀의 육체적 결합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지만 이미 그녀는 그리스인의 아내로 벗어날 수가 없음을 깨닫는다. 코라는 애정없고 따분한 결혼생활을 끝내고자 프랭크와 함께 남편 닉을 살해하게 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프랭크와 라면 어디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와 함께 떠나지만, 애초부터 부랑자, 떠돌이가 아니었던 그녀는 다시 닉에게로 돌아가고 만다. 프랭크는 우연히 닉과 마주치고, 프랭크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닉은 다시 그를 자신의 가게, 자신의 아내가 있는 집으로 데리고 가고 셋이서 산타 바바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스인의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 않는 코라,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며 프랭크는 여행에 동참하는데.. 첫번째가 너무 어려웠기에 두번째는 허술하기까지한 계획이라고 말할 만큼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닉을 살해하는 계획.. 마침내 자동차 사고로 위장한 두 번째 계획에서 닉은 결국 사망하고, 운전자인 코라와 알리바이를 위해 고주망태가 되었던 프랭크는 재판정에 서게 된다.

프랭크를 심하게 몰아세우는 새킷이라는 검사에게 질려 결국 살인을 인정하고 마는 프랭크, 그런 프랭크를 돕겠다며 나선 카츠라는 변호인에게 속아 프랭크를 배반하는 코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적수인 검사 새킷을 이기고 재판에서 이기려는 카츠의 계획이었고, 마침내 코라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된다.

하지만, 떠나고 싶어하는 프랭크와 머물고 싶어하는 코라는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을 하고, 언쟁을 벌이며 두 번째 배신을 감행하려고 하고, 마침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이며, 또한 살해 당일날 생긴 그들의 아이를 위해 결혼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코라는 결국 피를 흘리고 죽고 만다. 그리고 프랭크는....?

 

 

이 소설은 '나' 즉 프랭크의 1인칭 시점의 소설이며, 코라의 죽음 이후 마지막 장에서 프랭크의 현재 심정과 상황이 드러난다. 그는 이제 감옥에 갇혀있다. 세상밖에서도 한 곳에 정착할 수 없었던 떠돌이 프랭크가 완전히 갇힌 몸이 되었다. 예전의 살해 사건으로 인해 그리고 카츠와 그 이후 불리한 상황으로 인해 그는 코라의 살해범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다음 생을 기약한다.

  

이 책은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인 1943년 폭력과 성애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를 당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작가인 케인 스스로도 " 내 첫 번째 소설이며, 기본 줄거리는 뉴욕의 스나이더-그레이 소송 사건에 기초한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마치 선정적이고 통속적인 타블로이드 신문의 기사를 연상시키는 듯한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그래서 "느와르 소설" 장르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또한 알베르 카뮈가 " 포스트맨에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이방인]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할 만큼 프랑스 문단에서 케인의 영향은 대단하였다. 이처럼 '포스트맨'은 실존주의의 대표작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만큼 심미적 깊이가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하드보일드(hard-boiled) 소설이다.

작가는 "사랑은 여자들이 정말로 서로 다르다는 발견이다"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냉소적 인생관이 당대의 주류였고 '포스트맨'의 정서적 배경이 되었다.

 

별로 똑똑하지 못한 부랑자의 1인칭 시점의 화법과 선정적인 타블로이드 신문의 기사같은 건조한 문체가 어울려 오히려 고귀한 사랑을 논하는 소설보다 오히려 낭만적- 원래 낭만이란 그런 거 아닐까- 정서를 한층 더 남기는 소설인 것 같다.

 

소설 속에서......

 

" 비겼어. 하지만 지금 우릴 봐. 우린 산꼭대기에 있었어. 아주 높은 곳에 올라 있었어. 프랭크, 그곳에서, 그날 밤, 우린 모든 걸 가졌어.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몰랐어. 우린 키스했고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영원하도록 봉인했어. 우린 세상에 있는 그 어떤 두 사람보다 더 많은 걸 갖고 있었어. 그럼 다음 무너져 내렸어. 처음엔 당신이. 그런 다음에 내가 말이야. 그래, 비겼어. 우리가 이 곳 바닥에 함께 있으니. 하지만 더 이상 높이 오르지 못해. 우리의 아름다운 산은 사라졌어." --- p.125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집으로 돌아와, 언쟁을 하는 중, 코라의 말중에서.. 산꼭대기, 아름다운 산은 그들이 살해 현장에 올랐던 산이기도 하지만, 둘의 사랑의 절정을 뜻하기도 하는 것 같다. 결국 그들은 작가의 말처럼 끔찍한 비밀을 공유하고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가지 못한다는 걸 깨달아간다. 이미 첫번째 배신을 하지 않았던가, 서로에게,,,, 앞으로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으리라..

 

" 빌어먹을, 난 깊이 빠져드는 게 아니라 빠져나오고 싶어." --- p.132

주유소, 음식점에 이어 맥주 허가증까지 받아서 가게를 키워보고 싶어하는 코라에게 프랭크가 한 말이다. 그는 여전히 떠나고 싶어하는 본성을 버리지 못한다. 그런 그에 반해,,,,

 

" 난 부랑자가 아니라고, 난 뭔가 '되고'싶어. 여기 살자. 우린 떠나지 않아." ---p.133

코라의 말이다.

 

코라가 새킷에게 전화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코라가 나를 따라다니고. 내가 도망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코라가 나를 따라다니는 상태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가게 문도 열지 않았다. 살금살금 걸어 다니느 사이사이. 우리는 위층 방에 앉아 있곤 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p.156

그렇게 둘은 두번째 배신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서로를 떠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야. 우리가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스스로를 속일 수도 있고 돈에 대해 웃어넘길 수도 있고 침대에 함께 있는 악마가 얼마나 신나는 녀석인지 야단법석 떨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야....(중략) 우린 서로 사슬로 묶여 있어. 코라, 우린 산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했지. 그게 아니었어. 산이 우리 위에 있었고, 그날 밤 이래로 산은 언제나 거기 있었어"

" 그게 당신이 돌아온 유일한 이유야?"

"아니. 그건 당신과 나 때문이야. 다른 사람은 없어. 당신을 사랑해. 코라. 하지만 당신이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야. 그건 미움이야."

"그러면 날 미워해?"

"모르겠어. 하지만 우린 적어도 평생에 단 한 번, 진실을 말하고 있잖아. 그게 돌아온 이유의 일부야.당신도 그걸 알아야 해....."  ---p.158

 

그들은 그렇게 서로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코라는 그의 아이를 가졌음을 고백하고 프랭크는 결혼하기로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 편이 아님을....

 

"당신이 원한다면 결혼할 수 있어. 하지만 돌아오기 전에 수영하러 가."

"빌어먹을 놈의 수영. 이리 와, 키스하자"

"내일 밤, 만약 내가 돌아오면 그렇게 해. 사랑스런 키스들, 프랭크. 술 취한 키스가 아니라 그 안에 꿈이 있는 키스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서 나오는 키스를."

"약속했어."   ---p.161

 

결국 그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녀는 돌아오지 못했다. 꿈이 있는 키스뿐만 아니라 다시는 술 취한 키스조차 하지 못하는....

 

감방이 갑갑해서 일어나 코라를 생각하고 있다. 당신은 내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는 걸 그녀가 알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물속에서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그녀가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살인을 가지고 모의하다 보면 이런 끔찍한 생각도 든다. 어쩌면 차가 부딪칠때 그녀의 머릿속에 내가 일부러 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게 이번 생 후에 또 다른 생이 있기를 희망하는 이유다.   -----p. 168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구절, 사형 집행관이 오는 소리에 프랭크는 이렇게 말하고 이 소설은 끄난다.

 

여기 사람들이 온다. 맥코넬 신부는 기도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한다. 당신이 여기까지 읽었다면 날 위해, 그리고 코라를 위해 기도해주길. 거기가 어디이든 우리가 함께 있기를.  

 

 

이해를 돕고자,,,

1. 루스 스나이더-저드 그레이 소송 사건

   1927년과 28년 타블로이드판 신문에서 가장 선정적인 기사로, 루스가 그녀의 정부이자 코르셋 외판원인 저드와 함께 남편 앨버트 스나이더를 자택에서 살해한다. 루스는 남편 몰래 보험을 가입했고, 남편의 사망시 '배액 보상' 조항을 달았다. 또한 그녀는 우편배달부에게 보험 지급 증서를 자신에게 직접 배달하라고 지시했으며 초인종을 두 번 울리는 것이 신호였다. 이 신호와 '배액 보상'은 성적 불성실을 뜻하는 진부한 표현이 된다. (우편배달부나 택배 배달원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데도, 우리나라에서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영화 제목만으로 오해,  그 직종의 종사자들은 불쾌했다는....)

 

2. 하드 보일드 :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Dos Passos)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이 방법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추리소설은 대실 해밋(Samuel Dashiell Hammett)의 《플라이 페이퍼 Fly Paper》(1929)로 알려져 있으며, 이밖에도 캐롤 존 델리(Carroll John Daly),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등이 활약하였다. 해밋은 이밖에 《몰타의 매》(1930) 《유령의 열쇠》(1931) 《그림자 없는 사나이》(1932) 등을 발표해 하드보일드파 탐정소설의 제1인자로 인정받았다. 한편, 영화에서도 필름누아르 장르에서 이러한 수법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하드보일드 풍의 대표작으로는 테이 가넷이 연출한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1946), 존 휴스턴이 연출한 《몰타의 매》(1941) 등이 꼽힌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드보일드 [hard-boiled] (두산백과)

 

 

 

2014.1.4 새해 첫 토요일에  by  책 읽는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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