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계발서는 독서라는 카테고리에서 사실 가장 인기는 있는데 천대받는 존재다. 인기 절정의 트로트 가수 느낌. 돈 잘벌고 술술 읽히고 좋은 기능도 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읽는 사람을 속물로 보이게 하는 것. 이 튜브 란 소설은, 동기부여 강사가 이야기하는 예화를 모아놓은 것 같다. 여러가지 자기 계발서의 흔한 레퍼토리가 스토리란 이름으로 녹아 있다. ( 조던 피터슨의 인생 12법칙 등 ?)그래서 가독성이 좋다. 내용이 직선적이고 군더더기 없으면서 데자뷰처럼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니까. 이런 의미에서 보면 출판사에서는 땡큐지만 , 독자는 좀 공허하다. 읽고 나면, 나도 변화해야지란 생각이들지만 현실은 책속의 세계보다 훨씬 가혹하고 비틀어져있기때문. 어쩌면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는 소설보다는 그냥 '꿈꾸는 **방'수준으로 여겨질것 같다. 이 정도의 동기부여 라면, 책보다 영상이 강력하며 그 영상들은, 너튜브에 차고 넘친다. 훨씬 자극적이고 다양하게. 

 또 하나 , 이 소설에 지적하고 싶은게 하나 있다. 주제넘지만, 작가님에게 묻고 싶은게 있다. 요즘 세대의 언어생황에 대해 자료조사는 하신 것인지. 보기에 거북할 정도로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있는데, 이게 적지 않다. 내 세대가 아닌 타 세대의 언어습관이나 관용어등은 뉴스나 영화정도를 봐서는 알 수 없다. 이런 문제라면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선생님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성당 창고를 몰래 털던 12살의 규팔이 정말 '그럼 이건 뭔데? 하느님을 공장에서 만드냐? 이건 신이 아니라 그냥 음료수와 빵이야. 어차피 우린 서로를 사고팔기 위해 태어난 거라고. '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만 오글거릴까? 나 같으면 ' 꺼져 새끼야. 안 도와줄거면 꺼지라고 새꺄 ' 이렇게 했을듯. 

하지만 발랄한 문체와 여기저기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격언비슷한 내용의 문장들은 스토리란 그물에 논리적으로 얽혀있으며 그래서 독자 입장에서는 소설이 아니라 체험처럼 느껴지고 이 소설의 주제만큼 , 스스로 변화의 희망을 갖게 해준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는 소설이다. 

최악의 불항으로 꺼지기 직전의 요즘 사회에, 물질만큼이나 필요한게 희망이라면, 이 책속에는 분명 그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작은 지도가 있다. 절망에 빠져 있다면, 한번 읽고 찾아보시라. 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