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가 변하면 아들이 변한다 - 방황하는 자녀의 아름다운 회복
오운철 지음 / 두란노 / 2018년 7월
평점 :

"아빠의 신앙생활을 통해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는 말이 가장 기뻤다. 그동안의 고통이 다 씻긴 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것이 자녀를 키우는 보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239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말이 좋은 이야기 한편을 보았다. 사춘기의 거센 태풍을 온몸으로 버티며 신앙으로 키운 아버지, 엇나갔지만 다시 돌아온 아들의 상처를 회복하며 성장한 한 부자의 이야기다. 목사님이신 아버지는 자녀가 어릴 때 사역으로 바쁘셨다. 어머니도 병원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 맞벌이를 하셨다. 그래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가족여행도 가고 필요한 것들을 잘 채워주며 끊임없이 격려해주었다. 남은 빈자리는 할머니와 고모가 메꾸어주셨다. 넓은 집에서 살고 좋은 학교에 보내고 날마다 가족 예배를 드리며 교회에서도 신앙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힘썼다. 그렇게 아버지는 자녀 양육에 자부심이 들 만큼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엇나가기 시작한다. 상상을 초월한 반항을 했다. 담배뿐 아니라 마리화나를 접하고 게임에 빠졌다. 부모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잘 키우려고 했던 자식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아빠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은 공감이 된다. 신앙으로 키우려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목회자 자녀가 더 하나님을 만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았다. 군대에서 만난 한 친구는 아버지가 목사님이신데 자기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청소년 시절까지는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드럼도 수준급으로 치며 교회음악에 영향을 받아 전공으로 음악을 하고 있는 친구였는데 밖에서와 달리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모습에 이중적인 모습을 보고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그때 사역이 바쁜 목회자 가정의 자녀 교육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가정의 중요성을 알았기에 자녀교육에 관심을 기울였음에도 어떻게 순종적이었던 자녀가 그렇게 엇나갈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함께 하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이다. 어려움을 터놓고 도움을 요청할 때 아버지는 너무 바빴다. 아들의 필요를 채워 줄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때부터 아들은 아빠 대신 친구를 찾기 시작했고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과의 관계의 회복을 위해, 무너진 아들의 삶을 위해 날마다 처절하게 부르짖어 기도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아닌 아버지가 먼저 변해야 함을 깨닫는다. 돕는 이들을 통해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조언을 받고 아들에게 집중적인 사랑을 보낸다. 아버지도 제대로 된 아버지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사춘기 아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버지를 먼저 훈련시키셨던 것이다. 그 인내와 고난의 시간은 보석이 만들어지는 연단의 시간이었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변화되고 성숙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고백하는 아버지. 하나님께서 "내가 키우겠다"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아들을 주님께 맡기며 함께 걸어가신 것이다. 자녀 양육은 부모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부모는 맞벌이를 하며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들은 학업 스트레스, 스마트폰과 게임에 중독되어 사춘기만 되면 부모의 영향력을 벗어나려 한다.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이 시작되는 사춘기 시절, 특히 중2병이라는 특이한 병이 있는 우리나라, 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져있는 많은 가정을 본다. 저자는 믿음으로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 담대함을 가지고 아들의 삶으로 한걸음 들어갔기에 가능했다. 어린 시절 자녀와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한 아버지라면 사춘기 아들에게 접근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녀와의 교감이 중요한 이유이다. 또한 신앙의 힘으로 자녀와 함께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고 있는데 쉽지 않은 고백을 책으로 내준 것은 그만큼 자신의 가정을 통해 더 많은 가정이 치유되기를 희망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썼을 것이다. 이 책이 무너지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