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욕조 안의 목욕 같다. 한가득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고 있을 땐 다 알 것 같은데 지나면 배수로로 물이 빠져나간 듯 가물가물하다. 한 번에 폭식하기보다 간격 두고 반복하거나 나눠 읽은 것이 오래 간다. 기억이 사라지진 않는다. 어느 순간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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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atmostbeautiful 님 트윗 인용
요즘 내가 그렇다. 읽은 게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어렴풋이라도 그 책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다는 거 정도는 기억했었는데 얼마 전 줄리언 반즈의 <10과 1/2장으로 쓴 세계역사>와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 내용이 깨끗하게 기억이 안 나는 것이다. 너무 당황해서 <10과 1/2장으로 쓴 세계역사>를 다시 읽었다. 읽으니 아 그때 이런 내용이 있었지 하고 생각나는 부분이 있었는데 서글픔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잊을 거면 뭐하러 읽나 ㅠ
다행히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온라인에서 늘었다. 메모가 있으면 좀 더 기억하기 쉬우니까. 그래서 북플의 공간은 소중하다. 책에 대한 친구님들의 소중한 기억을 읽을 수도 있고, 나의 졸렬한 기억이나마 끄적여 훗날 회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