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스무 살이 훨씬 넘어서까지, 엄마는 어린이날이면 어김없이 점심으로 짜장면을 사주셨습니다. 어린이도 아닌데 왜 짜장면이야 어이없어 몇 번을 투덜거렸지만 속으론 기뻤어요. 이게 우리집 전통의례(?)가 되길 바랐지만 엄마의 딸은 빨간날 까만날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고, 빨간날 엄마를 만날 수 있는 날이 드물어졌으며, 따라서 이 의례는 이제 기억으로만 남았습니다.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오늘은 이 책을 읽으며 오후를 보내볼까 하며 책을 펼쳤는데 어쩐지 서문에 밑줄, 중간중간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아니 아직 안 읽은 책인걸? 아 책 도착하고 초벌읽기 하면서 서문에 밑줄도 치고 군데군데 찍어읽기 한 흔적인가보다 했는데 점입가경, 매 챕터마다 알뜰히도 밑줄 등 읽은 흔적이 있습니다. 저 너무 우울해요 🥲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나같은 바보는 없겠지 싶은 고립감에 외로움을 느끼는 거겠지요…..

▪️외로움은, 신체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육체적 고통이 발달한 것처럼 사회적 유대가 없이 개체는 자연환경에서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기에 외로움이란 기제가 발달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배척을 당했을 땐 외측 전두엽 피질이 활성화 되는데 이 부분은 신체적 고통을 느꼈을 때에도 활성화가 된다지요. 어쩐지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문단을 그 어느 밑줄보다 꾹꾹 눌러서 쳐놓았네요. 이게 이렇게까지 기억이 안 날 일인가 ㅠㅠㅠ

▪️표지 너무 좋지요. 토막이 툭 떨어지고 있는 푸른 선만으로 이 책이 무엇을 다루려는지 다 압축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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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5-06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가 어린이날이었는데 휴일 잘 보내셨나요. 짜장면의 의례가 좋아보이는데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았다니 아쉽네요.
잘 읽었습니다.
조그만 메모수첩님 좋은밤되세요.^^

조그만 메모수첩 2021-05-07 02:04   좋아요 1 | URL
따뜻하신 분..😘 포근하고 좋은 밤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