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6년 전에 산 폰을 왜 바꾸지 않느냐. 3년 전에 산 스마트워치를 왜 바꾸지 않느냐. 왜 노트북 업글을 하지 않느냐. 왜 집에 대형티비가 없느냐. 물론 친구들과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왜? 왜? 왜? 저도 궁금합니다. 필요없고, 기존의 것들을 쓰는데 아무 불편이 없는데 왜 바꿔야하는지. 그 말을 소리 내서 하지는 않았습니다. 분위기를 위해 그러게 ^~^ 하고 넘어갔는데 잘한 거 같아요.
중원 지도가 그려진 패브릭포스터도 사은품으로 준다는, 반지의 제왕+호빗 세트는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이미 제겐 이북이 있고, 페이퍼백도 있는데 148,500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일.. 책은 소중하지만 결국 남는 건 물성이 아니라 정신적 자양뿐일텐데. 안 살 거예요. 이제 고민 끝해야지.. 근데 눈물이 계속 ㅠㅠㅠ
* 얼마 전 두 번째 읽기를 마쳤는데 운명의 산으로 향하는 프로도와 샘의 여정이 첫 번째 읽을 때보다 많이 눈물겨웠습니다. 갈 때까지의 식량은 신경 쓰여도 돌아올 때 식량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여정. 왜냐하면 살아서 돌아올 일은 없을테니까.. 그걸 알고 묵묵히 그 힘든 길을 가는 반지운반자들은 <장정>의 젊은 김준엽과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광복군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비록 죽음은 예정되어 있을지언정, 우리 대에서 영광을 보지 못할 지언정 그래도 걸어야 하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