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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루스 굿먼 지음, 이영래 옮김 / 북드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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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를 통해 지원 받은 도서를 읽고 쓴 것입니다.



서문


최근 저는 [대역전재판 1&2: 나루호도 류노스케의 모험과 각오]를 플레이하고, 빅토리아 시대에 쓰여졌거나 빅토리아 시대 모습을 일부 반영한 스팀펑크물 등 여러 작품을 직 간접적으로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겼습니다. 9월 9일 [글담X북드림] 서평 이벤트를 통해 빅토리아 시대와 관련된 전문적 교양서를 알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리뷰할 책인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지은이:루스 굿먼/옮긴이:이영래/출판사:북드림>가 나오기 이전에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사상과 문화를 다룬 문예사 책인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지은이:리처드 D. 앨틱/옮긴이:이미애/출판사:아카넷>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만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세세한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받고 보니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과 상호보완이 가능한 책이라는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두 책을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책 내용 살펴보기


이 책의 저자 루스 굿먼은 영국의 사회사, 가정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역사가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다른 독자 분들도 그가 단순히 박물관이나 연구시설에서 연구하는 전문학자라기보다는 실제로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을 입거나 제품을 재현해서 사용하는 등 실험정신이 남다른, 엉뚱한 매력을 가진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1장에서 모든 계층, 연령대, 성별이 겪는 일상을 시작으로 독자들이 과거 사람들의 생활상에 쉽게 접근하고 독자 스스로의 문화와 그들의 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성별에 따른 복식, 미용, 운동 습관, 식사,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 양육, 세탁과 가정 의료, 교육 시스템을 비롯해서 여가, 성문화까지 매우 총체적이면서 세세하게 당시 여러 계층과 성별, 연령대의 사람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비슷한 환경이나 조건을 조성한 체험기를 남기는 저자의 서술 방식은 책의 내용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독자들이 과거와 현대의 연속선을 성찰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저는 서평을 쓰는 내내 그에 대해 찬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제가 눈여겨 본 것은 제1장 '오한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p.16~ p.46), 제8장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p.258~ P.289), 제12장 '교육 시스템'(p.406~ p.435), 제13장 '여가 생활'(p.446~p.511), 16장 '성문화의 내용(p.574~ p.600)'입니다. 다른 장의 내용도 작품을 만들거나 맥락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이지만 앞서 설명드린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과 직접적인 내용 대조가 가능하고, 실제 역사적인 복식에 구애받지 않고도 창작물 속에서 응용이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서평문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장 '오한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에서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겪은 아침의 한기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집니다. 상류층 하류층 할 것 없이 누구나 오전에는 추위로 벌벌 떨며 시작한 것이 당시 영국의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부유층에서는 벽난로나 쇠살대와 같은 온열도구가 구비되어있지만 이런 도구는 이른 아침이 아니라면 아프거나 초대받은 누군가가 있을 때에만 불을 때는 정도로 사용했다는 설명 부분에서 저는 그들의 열악한 상황과 절약정신을 잘 느꼈습니다.


이런 환경임에도 쉽사리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영국에 만연한 대기오염이었고, 그에 대한 대응방식은 상류층과 하류층이 달랐다고 하니까 당시 사람들이 겪은 고충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컸을 것 같네요. 그외 옷냄새에 따라 계급이 구별되고, 당대의 세균 이론과 함께 체취를 줄이기 위해서 사람들이 어떤 위생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한 장인 만큼 1장은 여러 장 중에서도 제일 핵심적인 장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장의 내용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의 제1장 '최장기간의 치세(1837~1901)', 제2장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당 책의 제1장 '최장기간의 치세(1837~1901)'에서는 빅토리아 시대로 묶긴 여러 시간적 구분의 개념에 대해서 다루어지며, 제2장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에서는 빅토리아 시대의 구성원인 사람들의 계층별, 성별 간의 특징,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8장 '교통 시스템과 노동 환경'에서는 빅토리아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기차와 마차 등 교통 수단과 시스템, 그리고 그들이 겪는 노동환경 등에 대해 다뤄집니다. 당시에도 출근길은 전쟁과 같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노동을 위한 주거시설과 일터 간의 거리는 매우 중요한 고민거리였다고 하네요. 21세기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돈, 시간, 편의 등은 모두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말과 마차, 여유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철도 기차와 말이 끄는 합승 마차(옴니버스omnibus) 등의 편이점과 불편요소 등은 다소 더 위험하다는 것이나 교통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해서 헤매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오늘날 버스, 택시, 지하철, 자가용 등과 비슷한 면이 많은 듯 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도시의 대기오염의 심각도나 당시 업무환경의 어려움 등이 매우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사회 비판이나 풍자 요소로써 스팀펑크같은 대체 역사물이나 이세계물 등에 일부 반영하기 적절한 자료인 것 같습니다.



제12장 '교육 시스템'에서는 당시 교육환경의 실태와 그것이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나와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90년대 초까지의 한국 사회의 체벌 분위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현 한국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장이었습니다.


제13장 '여가 생활'과 제16장 '성 문화의 내용'은 당시 여성과 남성 간의 여가 생활의 특징, 공통점과 차이점, 두 성별에 대한 사회적 관점의 차이 등이 설명되어 있는 장입니다. 제8장이나 제12장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을 염두하면서 읽었습니다.

해당 책의 제8장, 제12장, 제13장의 내용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의 제7장 '민주주의와 산업, 그리고 문화'와 같이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책의 내용을 비교하신다면 더 상세하게 당시 문화와 노동 환경이 형성된 원인과 변화의 흐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좋았던 점: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상에 대한 심도 싶은 이해가 가능하다.

저자의 체험담이 흥미롭다.


아쉬었던 점: 내용의 이해를 돕는 삽화가 주로 권말에 부록으로 실려 있다.

이 책 한 권으로는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상 정도만 알 수 있다.


창작자가 세부적인 내용의 사실성에 무게를 둔 작품을 염두해두는 게 아닌 한 이 책의 내용을 기준을 그대로 따라서 창작하는 것은 그다지 권장할 만하지 않을 것 같다.


추천 독자: 빅토리아 시대를 배우거나 빅토리아풍 작품을 창작하려는 모든 사람


참고할 만한 도서 및 게임

<픽윅 클럽 여행기/지은이:찰스 디킨스/옮긴이:허진/출판사:시공사>,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지은이:아서 코난 도일/옮긴이:승영조/출판사:현대문학>, <제인 에어/지은이:샬럿 브론테/옮긴이:조애리/출판사:을유문화사>, <작은 아씨들/지은이:루이자 메이 올콧/옮긴이:공보경/출판사:월북>, [대역전재판 1&2: 나루호도 류노스케의 모험과 각오/개발·유통사:캠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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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기사의 전투기술
제이 에릭 노이즈.마루야마 무쿠 지음, 김정규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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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부분>


실제 중근세 유럽의 기사들이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해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증적으로 복원된 스포츠의 시연 사례가 담긴 세세한 사진과 정보를 통해 누구나 책을 읽으면서 기사의 모습을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정보를 다룬 책이 많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높은 책입니다. 창작업계에서 일하는 작가, 편집자, 그리고 중근세의 역사, 판타지, SF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등 여러 수요층에게 알맞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

내용은 매우 세세하고 훌륭합니다. 다만 사진으로 충분히 동작을 상상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QR코드로 들어갈 수 있는 동영상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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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3
로버트 맥키 지음, 이승민 옮김 / 민음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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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맥키의 캐릭터(부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3)
분류: 작법서•이론서
지은이: 로버트 맥키
옮긴이: 이승민
출판사: 민음인
출간일: 초판 1쇄 발행 2023년 4월 18일


안녕하세요. 유리입니다. 오늘 쓸 서평은 오랜만에 나온 스토리텔링의 거장 로버트 맥키의 신간인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입니다.


이 책은 이전에 나온 로버트 맥키의 작법서인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이하, Story)》와 《Dialogue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2(이하, Dialogue)》의 내용과 이어지는 로버트 맥키의 창작 이론을 다룬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는 스토리텔링 창작물의 플롯을 다룬 Story나 스토리텔링 창작물의 화법을 다룬 Dialogue의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읽는 것이 나아보입니다만 저는 이 두 책을 선물받은지 오래되었음에도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제대로 읽지는 못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번 서평에서는 이 책의 특징과 내용만을 다룰 것 같습니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Story》,《Dialogue》의 내용과 비교한 더 나은 리뷰를 추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파트는 크게 제1부 캐릭터 예찬, 제2부 캐릭터 구축, 제3부 캐릭터의 우주, 제4부 캐릭터의 관계성으로 나뉩니다.

'제1부 캐릭터 예찬'에서는 실제 인물과는 다른 캐릭터 만의 특징과 가능성, 한계, 아름다움 , 매력적인 캐릭터를 키워내기 위해 작가가 갖추어야 할 능력, 플롯과 캐릭터의 관계, 캐릭터를 창작하기 위한 작가의 준비 작업 등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 이론을 다룹니다.

'제2부 캐릭터 구축'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영감을 밖에서부터 안으로 집어넣는 방법'과 '안에서부터 밖으로 끄집어내는 방법'에서 시작해서 '배역과 캐릭터', '캐릭터의 외형'과 '내면성', '차원성(= 성격과 행동의 차원)', '복잡성', '완성(설계) 과정', '상징적 캐릭터'와 '급진주의 캐릭터' 등 실제 캐릭터를 만들고, 만들어진 캐릭터를 창작자 스스로 깊게 이해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제3부 캐릭터의 우주'에서는 '장르와 캐릭터의 관계', 장르별로 취할 수 있는 '캐릭터의 행동', '퍼포먼스' 등 창작자가 추구하는 작품에 맞는 장르와 그에 따른 캐릭터의 묘사를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제4부 캐릭터의 관계성'에서는 주인공과 주변인물 등 캐릭터가 가진 차원성을 바탕으로 ' 1차 캐릭터, 2차 캐릭터, 3차 캐릭터의 역할에 맞는 다른 등장인물과 차별되는 캐릭터 간의 개성을 설계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로버트 맥키는 이전에 《Story》에서 작품의 플롯, 《Dialogue》에서는 작품 속 대화를 중점으로 스토리텔링 창작물을 만드는 이론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확실히 명작 또는 수작으로 평가받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연극, 게임 등 여러 종류의 예술 작품은 그 작품만의 고유한 독창적인 플롯과 설득력 있는 대화 또는 화법이 특징입니다.

다만 《Story》의 경우에는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매체에 맞춰진 플롯 창작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소설이나 만화, 게임 등의 작품 창작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고, 《Dialogue》의 경우에는 작품 속의 내레이션을 맡은 화자나 캐릭터의 대사를 다루기 때문에 처음 작품을 준비하는 창작자 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플롯과 캐릭터를 구상한 상태인 창작자에게 더 도움이 될 내용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를 포함한) 독자에 따라서는 바로 읽기에 두 책의 내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플롯만큼 캐릭터도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구성요소임에도 캐릭터 창작에 대해서는 《Story》에서 짧게 다루어졌을 뿐 두 책 모두 크게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는 이전까지의 그런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캐릭터에 집중한 스토리텔링 창작 이론 작법서라는 점에서 캐릭터 창작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평에서 다룬 책은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것입니다-

#로버트맥키의캐릭터 #로버트맥키 #시나리오어떻게쓸것인가3 #작법서 #민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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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인법첩 인법첩 시리즈 (소설)
야마다 후타로 지음, 김소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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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인법첩


분류: 장르소설

지은이: 야마다 후타로

옮긴이: 김소연

출판사: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간일: 초판 1쇄 발행 2023년 4월 15일

평점: ★★★★

한줄평: 능력자 배틀물과 닌자물의 원류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줄거리 요약: 1614년 4월 말, 왜국에는 평범한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가진 두 닌자 코가(甲賀: 현재 시가현 남부를 가리키는 일본의 옛 지명)와 이가(伊賀: 현재 미에현 북서부를 가리키는 일본의 옛 지명) 부족이 400년간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핫토리 한조와의 규약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에 따라 3대 쇼군의 선정을 두고 코가 만지다니 마을의 두령 단조와 이가 츠바가쿠레 마을의 두령 오겐을 제외하면 내막을 모른채 3대 쇼군 후보인 다케치요와 구니치요,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사무라이를 대신하여 서로 혈전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문제는 이런 닌자들 중에서는 싸움을 원한다기보다는 바라지 않는 인물 역시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인물 중에는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인 연인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코가의 차기 두령이자 사안(死眼: 죽음의 눈)의 동술(瞳術: 눈동자를 이용한 술법)을 익힌 남 주인공인 코가 겐노스케와 이가의 차기 두령이자 파환(破幻: 환술을 깬다는 뜻)의 눈동자를 타고난 여 주인공인 오보로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작품은 작중에 소제목에서도 이미 나와있지만 크게 보면 가공의 닌자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입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과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가 가진 한계를 뛰어 넘은 이능력을 가진 닌자들의 잔혹한 대결과 그러한 과정 속에서 겐노스케와 오보로, 두 연인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지 등 과거 일본 배경의 가공의 닌자들이 펼치는 팀 중심의 배틀로얄식 이능력 배틀물이나 비극적인 사랑 서사의 보이미츠 걸(Boy Meets Girl: 남성과 여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만족할 만한 것들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2023년 기준으로 본다면 능력자배틀물과 보이미츠걸 서사를 다룬 작품은 이미 많이 있는 만큼 독자에 따라서는 이 작품 역시 클리셰적으로 굳어진 이야기를 다룰 뿐인 것 아닌가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진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장르문화 역사상 최초로 가공의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팀 배틀을 다룬, 그것도 오늘날 비밀스러운 술법인 인술로 대표되는 가공의 전사, 닌자를 다룬 모든 작품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술적인 트릭과 그 트릭의 해법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두뇌전으로 대표되는 작품의 효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코가 인법첩은 1958년 출간된 이래 최초로 허구적인 능력을 지닌

가공의 닌자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격투게임인 사무라이 스피리츠와 소년만화인 나루토, 배틀로얄식 팀 배틀 중심이라는 점에서는 특촬물 히어로 중 하나인

가면라이더끼리의 싸움을 다룬 작품인 가면라이더 류우키와 가공의 역사 신화 전설 속 인물이 성배를 두고 대립하는 이야기를 다룬 비주얼 게임 'Fate' 시리즈를 비롯하여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무수히 많은 라이트노벨을 포함한 장르소설, 게임,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작품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외에도 쿠노이치(여성 닌자)와 같은 도검을 사용한 검술보다는 환술, 독 등의 특수무기를 사용하는 닌자 또는 그와 비슷한 이미지의 어새씬 여전사 캐릭터 역시 코가 인첩법에서 처음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품이 발표된 때가 1958년이라서 그런지 작품 속에는 장애인에 대한 타자화, 남성 중심의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또는 강간 묘사, 그외에도 실제 비인간 동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괴리감 등 독자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묘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요소가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코가 인법첩은 그 영향력 만큼이나 장단점이 두드러지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좋았던 부분>

치열한 전투 중에 펼치는 화려하고 비밀스러운 인법과 팀으로 이루어진 캐릭터 간의 박진감과 속도감 넘치는 전투씬 등의 요소 하나 하나에 눈을 뗄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

여성 캐릭터에 대한 수동적이거나 성적인 묘사, 장애에 대한 묘사,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 묘사, 그외 비인간에 대한 묘사 등은 제가 읽기에도 다소 불편했는데 일부 독자들 성향에 따라 비슷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총평>


냉혹한 닌자의 세계와 그 세계속의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자 일본식 능력자 배틀물과 닌자물의 원조격인 작품.


이 작품을 읽지 않고서 능력자배틀물과 닌자물을 전부 안다고 자신하지 말 것!

최근의 정치· 윤리적 관점에서 일부 독자의 성향에는 맞지 않을 수 있는 묘사가

있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람!


추천 독자: 허구적 닌자와 능력자배틀물의 기원을 알고 싶은 사람

비추천 독자: (정치적 올바름을 기준으로) 여성, 장애인, 비인간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다소 왜곡된 관점과 폭력, 강간 묘사에 민감한 사람


이 책은 <글담> 웹소설 작가들의 커뮤니티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webnovelsky?iframe_url_utf8=%2FArticleRead.nhn%253Fclubid%3D28922620%2526articleid%3D313402%2526commentFocus%3Dtrue)를 통해 제공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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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꼭 그래야 할까? - 다르게 쓰고 싶은 웹툰-웹소설 작가를 위한 가이드
양혜석.문아름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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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작법서 과몰입과 자기회의감에 지친 창작자를 위한 오아시스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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