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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 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뤼방 오지앙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대게 학교에서는 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 심오함을 담은 시마저 시인의 의도나 화자의 심정에 대해 답을 내려놓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의아스럽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더 깊은 학문을 위해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도 보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완벽히 찾아갈 수 있고, 해답이 틀리더라도 자신이 어디서 틀렸는가에 대해 확인하고 다시는 같은 문제를 동일하게 틀리지 않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같은 문제라 하더라도 푸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명확한 답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는 수학도 그렇다.
이 책은 딜레마와 모순에 대해 다룬다. 정확히는 그 주제에 대한 사고(Thinking) 실험이다. 딜레마나 모순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그 이야기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흔히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쉽게 말해 착하게 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착한 행동과 나쁜 행동으로 나뉘어지지만은 않는다.
이 책은 그러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선택하기 어려운 것, 또는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외과의사가 고민을 한다. 장기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그렇지 않으면 곧 사망에 처할 다섯 환자가 있다. 각 환자는 심장, 콩팥, 간, 위, 비장의 이식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그들의 혈액형은 매우 드물다. 그러던 중 아주 건강한 젊은 남자의 서류를 보게 되고,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혈액형은 위의 다섯 환자들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그를 고통없이 죽인 뒤 장기를 적출해내 5명의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이 바람직할까?
한 아이가 있다.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아이에게 원숭이의 심장을 이식시켰지만 결국 그 아이는 사망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인간에게 동물의 심장을 이식한 것에 대해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비난했지만, 원숭이의 입장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심장을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고실험을 기초로 하고 있다. 발생한 것도 있지만, 대게 사건을 설정해놓고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을 함으로써 사고가 확장되고 그로 인해 다양한 사건에 대해 넓은 사고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다양한 도덕적 관념에 대해 이해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원숭이의 심장 이식에 대해 누군가는 반인륜적인 행위,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동물애호가들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살리기 위해 심장을 적출해낸 원숭이가 불쌍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도를 해볼 수 있는데 아이를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 역시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이 된다.
이런 사례들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와 입장들은 사실 어려운 얘기들이나 용어가 있긴 하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충분히 한 번쯤 읽어보고 고민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서로 입장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둘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놓아버리는 것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없을까하는 고민, 사고실험 자체로도 우리 삶의 질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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