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마. 선배들 토론할 때 현란한 언어 쏟아 내지만, 다들 거기서 거기야. 그냥 공부하듯 개념 외우고, 인터넷에 나온 리뷰들 짜깁기한 거라고. 근데 보나 선배가 그러더라. 그것도 능력이래. 잘 모르더라도 고민을 하면서 읽으면 편집에 그 흔적이 드러난다더라. 그리고 몰라도 자꾸 말하다 보면 생각이 선명해지면서 그게 자기 논리가 되는 거래." (발제준비때 건우의 말) - P57
"나도 고등학교 다닐 때 잠을 잘 못 잤어. 나중에 알았지. 불안해서 잘 못 잤다는 걸. 아빠 때도 경쟁이 대단했거든. 시험 때마다 소화도 안되고, 불안하니 공부는 더 안되고. 그러다 나만의비법을 터득했지." "어떤 비법?" 아빠가 나한테 하는 말인데, 옆에 앉은 엄마가 이렇게 물었다. "그냥 하는 거야, 그냥 내 앞에 놓인 것들에 많은 이유를 달지않고 그냥, 일단 하는 거지. 결과는 어차피 내가 통제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결과를 생각하니까 불안한 거거든." - P112
가장 큰 문제는 실수였다. 진실을 말하자면 실수도 실력이다. 실력이 탄탄하면 실수 같은 건 할 일이 없다. 그런데 내 경우는조금 달랐다. 나는 멀쩡히 아는 문제를 많이 틀렸다. 왜그랬을까? 아빠 말을 듣고 나서 그 이유를 알았다. 불안감 때문이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에 불안은 나의 뇌를 잠식해버렸다. 사방이 장애물인데 머리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결과에 집착하기 때문에 본경기에서 자꾸 헛발질을 하게 되는 거다. 이러니 수험생에게 제일 중요한 건 멘탈 관리라는 말이 나왔겠지. 아빠의 조언대로 그냥 해보기로 했다. 그냥 지금 내가 오늘해야 할 것들을. 그냥 매일 목표치만 공부하기로 했다. 그걸 달성하면 됐지, 뭐. 계획대로 공부하면 스스로를 칭찬했다. 결과에 대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면, 이렇게 빌었다. ‘부디 실력만큼만 결과가 나오게 해 주세요. 실력 이상의 결과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정직한 결과라면 받아들일 수 있어요. - P125
보나 선배 말이 맞다. 내적통제감이 있어야 자존감도 유지된다. 통제권이 외부에 있는 한 나는 영원히 불안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능한 한 내 운명의 주도권은내가 가지겠다. - P153
"병서야, 정답 자판기라고 들어 봤냐? 아마 못 들어 봤을 거야. 시험에 안 나오니까. 하여튼 정답 자판기 소리 듣고 싶지 않으면세상을 좀 넓게 봐.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고민도 좀 해 보고, 스스로 생각이란 걸 해서 주체적인 선택도 해 보고, 응?"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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