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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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쓰임이 있는 무언가가 내 몸 안에 존재한다. 그 순간, 나의 몸은 더 이상 먼지가 아니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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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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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는 일이 이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 말해 줘."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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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길 - 양세형 시집
양세형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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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레시피신에게후라이팬에 자신감을 500g 넣고 잘 볶아주다가미소 1큰술친절함 1큰술진정성 500ml 넣고 뚜껑을 닫아줍니다.
끓이면서 올라오는 지나친 욕심과 의심은 잘 걷어내구요.
육수의 풍미를 올리는 노력 한 컵 배려 한 컵을 넣어줍니다.
요리하면서 중간중간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고백을 한 국자 넣어주면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랑이 완성됩니다.
*요리가 식을 수 있으니 관심 표현은 꾸준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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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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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방 놀이 중에서 . . .
사람들은 하루 종일 야산을 헤매고 다녔다. 경칩이 겨우 엊그제지난 초봄이라 산나물은커녕 들나물도 안 나올 때였다. 그들은 칡뿌리, 잔대뿌리를 캐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다. 십년생 아래쪽어린 소나무들은 껍질이 허옇게 벗겨져 죽어갔다. 윤관영은 송충이떼처럼 야산을 허옇게 뒤덮고 파먹고 갉아 먹으며 이산 저산 옮아다니는 사람들을 멀찍이 바라보면서 "이러다간 누가 죽어도 몰매 맞아 죽지, 아마"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 P23

순이 삼촌 중에서. . .
"쯧쯧쯧, 운동장에 벗겨져 널려진 임자 없는 고무신을 다 모아놓으민 아매도 가매니로 하나는 실히 되었을 거여. 죽은 사람 몇백명이나 되까?" 하고 작은당숙이 말하자 길수 형은 낯을 모질게 찌푸리며 말을 씹어뱉었다.
"면에서는 이 집에 고구마 몇가마 내고 저 집에 유채 몇가마 소출냈는지는 알아가도 그날 죽은 사람 수효는 이날 이때 한번도 통계 잡아보지 않으니, 내에 참. 내 생각엔 오백명은 넘은 것 같은디,
한 육백명 안되까 마씸? 한번에 오륙십명씩 열한번에 몰아가시니까."

<무차별 사격> - P72

당시의 군 지휘간이나 경찰 간부가 아직도 권력 주변에 머문 채 떨어져나가지 않았으리라고 섬사람들은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섣불리 들고나왔다간 빨갱이로 몰릴 것이 두려웠다. 고발할 용기는커녕 합동위령제 한번 떳떳이 지낼 뱃심조차 없었다. 하도 무섭게 당했던 그들인지라 지레겁을 먹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코 고발이나 보복이 아니었다. 다만 합동위령제를 한번 떳떳하게 올리고 위령비를 세워 억울한 죽음들을 진혼하자는 것이었다. 그들은 가해자가 쉬쉬해서 삼십년 동안 각자의 어두운 가슴속에서만 갇힌 채한번도 떳떳하게 햇빛을 못 본 원혼들이 해코지할까봐 두려웠다. - P86

ㅡ혜룡 이야기
그 악몽의 현장, 그 가위눌림의 세월, 그게 그의 고향이었다. 그러니 고향은 한마디로 잊고 싶고 버리고 싶은 것의 전부였고, 행복이나 출세와는 정반대의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중호는 고향의 모든 것을 미워했다. 측간에서 똥 먹고 사는 도새기 (돼지)가 싫고, 한겨울에도 반나체로 잠수질해야 하는 여편네들이 싫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하는 속담이 싫고, 육지 사람이 통 알아들을 수 없는 고향 사투리가 싫고, 석다(石多)도 풍다(風多)도 싫고, 삼십년 전 그 난리로 홀어멍이 많은 여다(多)도 싫고, 숱한 부락들이 불타 잿더미가 되고 곳곳에 까마귀 파먹은 떼송장이 늘비하게 널려 있던 고향 특유의 난리가 싫고, 그불행이 그의 가슴속에 못 파놓은 깊은 우울증이 싫었다. - P159

피해자일 뿐인 어머니에 대한 이 가당찮은 반감은, 실은 마땅히가해자한테로 향해야 할 분노가 차단된 데서 생긴 엉뚱한 부작용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응당 가해자의 멱살을 붙잡고 떳떳이분노를 터뜨려야 하는데, 도무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없다. 빨갱이로 몰릴까봐 두려운 것이다. 피해자인 섬사람들은 삼만이 죽은 그 엄청난 비극을 이렇게 천재지변으로 치부해버린다.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것, 자신이 박복해서, 아무래도 전생에 무슨 죄가 있어서 당했거니 하고 체념해버린다. - P162

해설

1948년 제주도에서 벌어진 4.3사건은 공식 역사에서 오랫동안
‘공산폭동‘으로 왜곡되었다. 엄청난 희생자를 양산하고 긴 세월을이어오던 섬 공동체를 일거에 파괴시킨 4.3사건의 진실은 반공이데올로기로 철저하게 은폐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사건 이후제주도는 ‘붉은 섬‘으로 낙인찍혀 레드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4.3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의 떼죽음과 행방불명, 되새기고 싶지 않은 온갖 고통과 오욕의 체험, 사건 종결 후에도 따라다닌 정치적 핍박과 소외, 그로부터 입게 된 크나큰 심리적상처" (김영범 「기억 투쟁으로서의 4.3문화운동 서설」)였다.
따라서 순이삼촌」이 발표될 당시만 해도 4.3사건은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었다. 4.3사건과 관련해서는 피해자들의 어떠한 신세한탄도 공개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그나마 사람들은 제사나 굿마당에서 4.3사건을 이야기하고 울음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렇게구전되던 4.3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전환시킨 최초의 소설이 바로「순이 삼촌」이다. 문학에서만이 아니라 공식화된 문헌으로서도 최초였다. - P337

군사독재의 공포정치 속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자기검열에 찌들면서, 어떻게든 ‘아니다‘라고 말해보려고 부심하는 모습들…
지금의 나는 늙었지만, 그 젊음의 잔해가 아니라 그 젊음이 낳은
자식이고 싶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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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핵심은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되고 싶은 것도 없었다. 하다못해 넋 나갈 만큼 좋아하는 것조차 없었다. 대신 어떻게 해야아버지가 좋아할지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간장 종지에 맞는 자리를찾아 돈을 버는 것이었다. 간장종지만 한 무역 회사에 다니다 퇴직해서물류창고 야간 경비원이 된 아버지를 보면 그럴 마음이 안 났다. 젊어선황소처럼, 은퇴 후엔 늙은 소처럼 일하는 인생은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웠다. - P37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 정유정이 지닌 가장 따스한 모성의 얼굴을만난다. 가만히 다짐해본다. 아무리 삶이 각박해지더라도 우리가 절대잊어서는 안 될 공생과 공존의 가치를 붙들어야 한다고. 우리가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될 생의 온기를 지켜내고, 우리가 반드시 닦아주어야 할고통받는 타자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함을. 그들도 우리처럼 아프고, 눈물 흘리고, 슬퍼하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더 나은 존재가될 수 있음을.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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