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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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집으로 보낸다는 지도부의 지침을 거부한 건 바로 그들 자신이었습니다. 그들의 의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만 17세까지만이라도 억지로 돌려보내는 일에 긴 언쟁과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상황실장으로부터 내가 지시 받은 작전은 실상 작전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계엄군이 도청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 시각은 새벽 두시였고, 우리는 한시 삼십분부터 이층 복도로 나가 있었습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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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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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실에서 방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쉴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정좌를 하고 정면의 철창을 똑바로 바라봐야 했습니다.
눈동자만 움직여도 담뱃불로 지져버리겠다고 한 하사가 말했고,
본보기 삼아 실제로 한 중년 남자의 눈꺼풀을 담뱃불로 문질렀습니다. 무심코 손을 움직여 얼굴을 만진 고등학생을, 의식을 잃고 축늘어질 때까지 때리고 밟았습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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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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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볼펜이었습니다, 모나미 검정 볼펜. 그걸 손가락 사이에교차시켜 끼우게 했습니다.
그야 왼손이죠. 오른손으론 조서를 써야 하니까.
예, 그렇게 비틀었습니다. 이 방향으로도 이렇게.
처음엔 견딜 만했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같은 곳에 그렇게 하니까 상처가 깊어졌어요. 피와 진물이 섞여 흘렀습니다. 나중엔 이자리에 하얀 뼈가 들여다보였습니다. 뼈가 드러나니까 알코올에 적신약솜을 끼워주더군요.
제가 수감된 방에는 남자들만 약 아흔명이 있었는데, 절반 이상이 같은 자리에 약솜을 끼우고 있었습니다. 대화는 금지돼 있었어요.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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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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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계속되었으므로, 저녁 일곱시 이후에는 통행이금지되었다. 통금 전이라 해도 수시로 군인들의 검문검색이 이뤄져, 신분증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연행되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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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특별한정판, 양장)
한강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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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자 전두환을 타도하라.
뜨거운 면도날로 가슴에 새겨놓은 것 같은 그 문장을 생각하며그녀는 회벽에 붙은 대통령 사진을 올려다본다. 얼굴은 어떻게 내면을 숨기는가, 그녀는 생각한다. 어떻게 무감각을, 잔인성을, 살인을 숨기는가.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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