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격차라는 것이 어느 틈을 비집고 생기는 것인지 한때는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공부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떤 아이들에게는 다가갈 수조차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우리 부모님도 돈을 벌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는데 왜 우리는 같은 나이에 이만큼 차이가 나는걸까. 그 의문이 연재의 생각을 좀먹기 시작한 후 연재는 자신이가지지 못한 것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는 습관이 생겼다. - P113

부질없는 위로였다. 밧줄이 필요한 사람에게 휴지를 뽑아 내민 기분이었다. - P140

아주 가끔씩 경사진 인도를 내려가는 은혜의 휠체어를 허락도 없이 붙잡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도와준다‘
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지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랬다. 그들은 - P177

은 은혜가 놀라든 말든 상관없이 은혜의 휠체어를 훅 밀었다. 손잡이를 잡는 것뿐인데 은혜는 그럴 때마다 길 가다 팔이 붙잡힌사람처럼 늘 심장이 크게 뛰었다. - P178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 P302

"저는 호흡을 못 하지만 간접적으로 느껴요. 옆에 있는 당신이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져요. 저를 행복하게 하고 싶으시다면 당신이 행복해지면 돼요. - P302

콜리에게 알려줘야겠다. 인간에게는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속내를 알 수 있는 기능이 아예 없다. 다들 있다고 착각하는 것뿐이다.
(지수) - P329

"인류 발전의 가장 큰 발명이 됐던 바퀴도, 다시 한 번 모양을바꿀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바퀴가 고대 인류를 아주 먼 곳까지빠르게 데려다줬다면 현 인류에게도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어요. - P338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파랑파랑하고 눈부신 하늘이었다. - P354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제 써놨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이 문구를 보며 지구가 변해가는 속도와 놓치고 가는 사람, 그리고 동식물에 대해생각했다. 그래서 『천개의 파랑』을 썼다.
소설을 쓰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천천히 걷는 연습 중이다. 뛰는 발걸음에 지나가던 개미가 밟히지 않도록. - P358

수상소감 :
열일곱 살에 소설이 너무 쓰고 싶어 부모님 허락도 없이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던 나는, 그때부터 소설가가 꿈이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소설가보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꿈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무언가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꿰고, 인물에게 숨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도통 수상의 기회가주어지지 않았고, ‘나는 틀린 소설을 쓰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몇 년 동안 소설을 잠시 포기했다. 오래포기하지는 못했다. 쓰지 않으니까 내 세상이 너무 심심해서 나는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
SF를 많이 읽지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SF에 대해 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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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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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잘됨이 나와 우리의 잘됨이 될 것이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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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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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면서 나는 이 시대의 선함이란 무엇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계속해서 해 나갔다. 그러면서떠올린 단어는 ‘무해함‘이었다. 우리는 타인에게 무해한존재가 되기 위해 이전보다 더욱 애쓰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라는 일상이 된 재난을 겪으면서는 더욱 그렇다. 마스크를 쓰는 그 마음들이 스스로가 아니라 타인의 안녕을 위한 것임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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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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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누구나 친절하고 다정한사람이 된다. 친구나 애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그날 처음본 사람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오히려 더욱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대개 이럴 때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좋을 때는 다정하게 나쁠 때는 무례하게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은 모든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나도 잘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도 그 사실만이라도 기억하려고 한다. 나는 한없이 가벼운, 나의 오랜 친구에 따르면 가볍다 못해 ‘개벼운‘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의 감정과 상관없이 타인에게 작은 평안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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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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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 그때의 아버지를 돌이켜 보자면, 실로 대단한 것이다. (교통)사고가 난 그 순간에도 그는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자신이 지켜 온 삶의 태도에 충실했다. 자신이 피해자인 것을 알면서도 타인의 태도와 처지와입장을 살피고 그에 따라 그를 대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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