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게는, 사랑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알아가는 데 참고할 만한 지도가 없었던것이다. - P23
이제 곧 물속에 잠겨버릴 풍경에 대한 아쉬움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마을이 가까워질수록 너무나 잔인한 무지의 동네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엔 외로운 노파를 악마라고, 아름다운 구릿빛 피부를 지닌 소년을 비열한 무법자라고 믿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분노의 화살이 이제는 나를 겨냥하고 있었다. - P258
루비앨리스의 삶은 너무나 기이하고 독특하지만 놀라울정도로 내 인생과 겹쳐져 있었고, 루비앨리스의 죽음은 내가 겪은유일한 호상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 P280
새로운 삶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지난날의 선택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의심했다. 그러나 우리 삶은 지금을 지나야만 그다음이 펼쳐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도가 없고 초대장이 없더라도 눈앞에 펼쳐진 공간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 P281
아침저녁으로 과수원에 나가 나무를 돌보았지만, 내가 할 일이라고는 인내심있게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 P308
새 과수원 모퉁이에 윌과 아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세상이 이 모양이라 미안하다고 이들에게 나직이 속삭였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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