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웬트워스 대령) 제 의지를 누르고 운명을 따르도록 해야겠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몫 이상의 행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겠지요." - P328
그녀는(앤) 자신이 그곳에서 더할 나위 없이 쓸모 있는 존재라는 느낌에 마음이 흐뭇했다. - P160
그곳에 머물면서 앤이 가장 불편하게 느낀 점은 양쪽 집안 모두에게서 지나친 신임을 받는 나머지 서로의 은밀한 불평을 너무 많이 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 P61
외로움을 아는 이가 있다면 달뿐이었다.예측 가능한 올챙이들의 순환고리와 반딧불이의 춤 속으로 돌아온 카야는 언어가 없는 야생의 세계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한창 냇물을 건너는데 발밑에서 허망하게 쑥 빠져버리는 징검돌처럼 누구도 못 믿을 세상에서 자연만큼은 한결같았다. - P267
희망의 무게에 짓눌리다 지친 카야는 사흘 치 비스킷과 차가운 고깃덩어리, 정어리를 배낭에 챙겨 예의 쓰러져가는 통나무집으로 갔다. 카야의 마음속에 ‘책읽기 통나무집‘으로 남아 있는 그 집. 정말로 외딴 이곳에서는 마음껏 돌아다니고 마음껏 채집하고 글을 읽고 야생을 읽을 수있었다. 타인의 기척을 기다리지 않는 건 해방이었다. 그리고 힘이었다. -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