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은 1915년에 벌써 조선물산공진회개최를 핑계로 헐리고, 축소되고 변형되었다. 총독부는 심지어궁궐의 건물을 뜯어 일본인에게 팔기까지 했다. 이제 경복궁전면은 새로 지은 조선총독부 청사가 가로막고 있었다. - P92

그릇과 여자는 내돌리면 깨진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는 사회에서 유학한 여자들은 편견이나 선입견의 대상이었다.
"그만큼 배웠으면 혼인해서 남편 보필하고 자식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는데 유학이라니. 왜 사서 고생을 하려 들어. 안 된다."
형만은 달래듯 말했다.
"여자는 그저 남편의 그림자로 내조 잘하고, 자식 잘 키우면 된다는 생각은 구시대의 낡은 생각이에요. 저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러기위해서는 여자도 공부를 해야 해요. 아버지, 제발 허락해 주세요 - P134

사람들 모두 넋이 나간 가운데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부둣가에서 일하던 조센징들이 지진이 난 틈을 타 집에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고, 여자들을 강간했다는 것이다. 도쿄에서는 못된 짓을 한 조센징을 자경단"이 직접 응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 P162

수남은 형만이 어렵고 무섭긴 해도 싫지 않았다. 자작은 난생처음 그녀의 청을 들어준 사람이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되느냐는 수남의 말을 모두 무시할 때 형만은 귀 기울여 들어 주었다. 그리고 수남을 논 서 마지기씩이나 주고 경성으로 데려가 주었다. - P192

일본의 지배를 받은 지 30년이 다 돼 가면서 사람들은 어느덧 그 사실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독립을 외치며 일제에 저항하던 민족주의자나 지식인들 중에도 친일로 돌아선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임시정부도 역할이나 활약이 지지부진한 채 중국땅을 떠돌고 있었다. - P196

일본말을 조선말보다 더 유창하게 하는 여자,
식민지 백성의 고통이 무엇인지 모르는 여자, 알려고조차 하지않는 여자, 부족한 것이라고는 없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한다.
(중략)
정규는 채령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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