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살꾼 누나가 되기 싫었다. 보통 사람들은 도살장에서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했다. 도살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살꾼을 무시했다. 소백정이 사람 백정 되는 건 순간이라면서, 셋방도 잘 내주지 않았다. - P13

나는 귀를 틀어막았다. 엄마의 고함, 아빠의 술주정, 낡은 부엌살림, 선짓국 끓이는 냄새,화장실에 가는 것・・・………. 담 없는 이 집에선 숨길 수 없는 게 너무 많았다.
우리 식구가 세 들어 사는 이곳은 원래 차고였다. 차고에 들인방이라 담이 없고 천장도 낮았다. 나는 아무리 셋집이라도 정호네처럼 담이 부엌문을 가려 주고, 골목을 통해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되는 데서 살고 싶었다.  - P56

엄마는 우리 딸만 믿는다."
나는 "네."라는 말을 우물거리다 삼켰다. ‘우리 딸만 믿는다‘는말이, 덤을 잔뜩 받은 선지들통만큼이나 무거웠다. 엄마는 뭔가벅찬 걸 시킬 때 입버릇처럼 우리 딸만 믿는다고 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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