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한계를 느끼는 것은 근본적으로 장애인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편견 때문입니다. 결코 장애그 자체가 불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불가능성 패러다임에 기초한 교육과 근로기회의 박탈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일하지 못하는 무능력자로 만들어버린 것뿐입니다."  - P161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일지라도 가족과 이웃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면 인권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전쟁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고 하는헌법정신의 핵심에는 바로 ‘한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인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P334

책머리에 : 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

 "당신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인권은 도대체 뭐야?" 제가 대답했습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거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모든 취업 관련 서류에서 생년월일부터 빼는 것이 옳습니다. - P42

저는 먼저 학교에서 학생도 어른과 똑같은 인간이다‘라는 사실부터 인정하고 전체그림을 새로 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출발점입니다. - P50

 누가 돈을준다고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억지로 시킨다고 해서 그럴 수가있을까? 멋진 꽃미남, 이제는 전설이 된 히스 레저 (Heath Ledger)가 나를 유혹하면 나는 과연 바지를 벗을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이성애자들은 그럴 수 없을 겁니다. 저도 그럴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들의 세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그렇게 살 필요는 없지만, 다른 형태의 사랑이 존재함을 최소한 이해는 해야 합니다. 

 잔혹하게 상대방을 죽이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상대방을 ‘인간‘이 아닌다른 존재, 예컨대 짐승이나 괴물로 ‘비인간화‘하는 것입니다. 나찌독일이 유대인들을 게토(ghetto)나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죽이는 과정에서 수행한 최초의 과제도 바로 ‘비인간화‘였습니다.  - P133

「오아시스」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전과자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강렬한 장면을 통해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이 일상적으로 내뱉는 말과 표정이 모두 그렇습니다. "보시다시피 몸이 정상이 아니잖아요"라는 한마디로 두 사람의사랑을 강간으로 몰아가는 오빠나 "칼 같은 게 뭐 필요해요, 이런 사람한테"라고 말하는 올케, "피해자가 저런 애를 참 나 인간으로서이해가 안 간다. 

 인간은 공격성과연민이 공존하는 참 복잡한 존재입니다. 모든 종교의 근본정신은 인간이 가진 그런 근원적인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 근본정신을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이 사회에 종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충분합니다.

 이제 마음을 열고 그 소수자들에게 대체복무를 통한 삶의 길을 열어줄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야말로 ‘어제의 용사들‘이 피땀흘려 지켜온 자유, 평등, 평화의 가장 값진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 P225

영화등급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 알아서 잘 매기고 있겠지‘ 생각하고 아무 의심 없이 그 등급을 받아들입니다. 인권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인간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듯이 영화등급역시 논리의 문제라기보다는 권력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 P261

단순히 ‘안 보여주는 방법‘으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더 시대착오적인 것은 없습니다.
부모들은 무조건적인 금지가 아니라, 아이가 던지는 질문들에 정직하게 답변할 마음의 준비부터 갖추어야 합니다. - P273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제약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신 차리고 그걸 찾아내는 것은 이제 당신의 몫입니다.

앵무새죽이기 소설 속에서 애티커스 핀치가 딸에게 주는 가르침의 
핵심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는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과 함께 인권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명제입니다.  - P293

우리는 르완다 제노싸이드에 대해 흔히 90만명이 사망한 하나의 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오해합니다. 하지만 제노싸이드는 하나의 사건이 아닙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르완다 제노싸이드는 사람 한명이 죽은 살인사건이 90만개 존재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되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생각보다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제가 여러 책에서 강조했다시피 국가는 언제든지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국가는 우리에게 국방, 교육, 사회보장, 치안, 사법 등을 제공하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가를 고마운 존재로만 생각하고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곳에서 인권의 유린이 시작됩니다. 국가를 고맙게 생각하는 것과는 별도로, 언제든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이 리바이어던(leviathan)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 P349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알 수 있는 손쉬운 기회를 훨씬 더 많이갖게 되었습니다. 권력자가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끊임없이감시해야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국가를 무조건 선한 존재, 고마운 존재로 받아들이고 나면 이런 감시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정작 무서워해야 하는 것은 공포영화 속의 괴물이나귀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학살의 손발로 만드는 진짜 괴물 또는 씨스템입니다.  - P355

제노싸이드를 통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시도는 끔찍한 후유증만 남겼을 뿐입니다.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결국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사는 것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그걸 알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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