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느낌이었다. 흔히 사람은숨을 거두기 직전에 자신의 전 생애가 눈앞에 파노라마처럼펼쳐지는 것을 보게 된다고 한다. 로빈슨의 경우가 그러했다. 그는 배의 난파, ‘탈출‘의 건조와 실패, 비참한 진흙탕생활, 섬을 개척하기 위한 동분서주, 방드르디의 출현, 자신이 그에게 강요했던 노동, 폭발 사건, 모든 작품의 파괴, 그리고 방드르디의 놀라운 발명과 격렬하지만 건전한 놀이 덕분에 보낼 수 있었던 행복하고 감미로운 생활 등이 생각났다. 이 모든 것이 이제 끝나게 될 것인가? - P178
그는 그렇게 게으름과 절망, 좌절이 언제나 자신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런 위험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P39
그는 미소 짓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는 지금 침울한표정 속에 굳어서 뻣뻣해진 얼굴, 나무로 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혼자였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미소를 지을 상대가 없어서 웃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웃어보려 했지만 근육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계속 딱딱하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슬퍼 가슴이 조이듯 아팠다. 그는 이 섬에서 마실 것, 먹을 것, 잠자기 위한 집과 침대 등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지만미소를 지어 보일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얼굴은 얼음처럼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 P59
인간집단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닮지 않은 자는 늘 증오의 대상이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 P77
로빈슨은 인디언을 뭐라고 부를지 오랫동안 생각했다. 그는인디언이 세례를 받지 않았을 것이므로 기독교의 세례명을붙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로빈슨은 인디언을 처음 만났던 요일의 이름을 붙여주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섬의두번째 주민은 ‘방드르디"라 불리게 되었다 - P84
그는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우리에게 친숙한 신화를 찾아내어, 우리가 살아가는 이시대에 그 신화가 지니고 있는 의미는 무엇이고, 전 시대와는 다른 어떤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지 묻고 있다. - P203
인간관계는 지배와 복종의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동등한 관계일 때 진정한 소통과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P509
로빈슨 크루소와 문명세계로 떠난 방드르디의 서로 다른 선택을 통해 오늘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선택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 P211
과거의 로빈슨 크루소들이 섬을 개발(파괴)하고 문명화하는 것을 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삼았다면, 『방드르디, 야생의 삶의 주인공은 섬을 변화시키는 대신 자기자신이 변하기를 선택했다. 미셸 투르니에는 소설 속에 ‘동굴의 폭발‘이라는 사건을 집어넣음으로써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원시 자연으로 돌아간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가 살아가게 될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 P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