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누구나 준비할 수 있는 거야. 양반만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아이가 아는 죽음 중에 준비된 죽음은 없었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갓난아기가 죽었고, 아이를 낳던 아기 엄마가 죽었고, 대여섯 살 먹은 여자아이는 몸에 열이 많이 나서 죽었고, 어떤아이는 물에 빠져 죽었다. 또 어떤 노인은 배가 고파 굶어 죽었고, - P36

어느 거지는 길에서 얼어 죽었고, 어떤 사내는 자고 나니 그냥 죽어 있었다. 그들이 죽음을 준비했을 리 없었다.
"저는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너는 아직 죽음을 많이 본 게 아니니까."
사내의 말을 들으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는 건 어떻게 준비하나요?"
"글쎄, 사람마다 다르겠지. 안 부자 어른은 지금 편찮으셔. 의원도 오래 사실 수 없다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준비하시는 거야. - P37

을사년 의병 1905년 을사년, 일제는 대한 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을사늑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전국에서 이에 반대하는 백성들이 무기를 들고 의병 운동에 뛰어들었다. - P110

"너도 나라를 찾는 의병이 되고 싶다고 했지?"
아이는 노인의 물음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네, 나라를 찾는 일을 할 거예요. 의병이요."
아이는 두려운 모습을 감추려고 이를 꽉 물었다.
그러자 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 P111

글을 배우면서 암흑이 걷히는 듯 보였지만, 사실 암흑은 더 뚜렷해진 셈이었다.
몸이 크고, 힘이 세지고,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었지만 변한 게없었다. 엄마는 여전히 바느질을 하고, 쌀 항아리는 채워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일했다. 그리고 일본군은 볼 때마다 수가 늘어 갔다. - P130

아이는 암흑이란 말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졌다.
‘그건 암흑이 아니라 세상을 제대로 보는 눈이다.‘ - P161

6월 1일은 의병의 날이라고 해. 일 년에 하루쯤은 그런 의병들의마음을 찬찬히 되새겨 보면 어떨까?

이제 조선을 왜놈들에게 완전히 빼앗겼다는 말이었다. 계속해서 선비가 무슨 말을 했는데 울음소리와뒤섞여 잘 알아듣지 못했고, 정확히 들은 건 ‘암흑‘이란 말뿐이었다. 암흑이라는 말을 하며 선비는 더 큰 소리로 울부짖었고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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