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백인이 말을 걸기 전에 먼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거리에서, 흙먼지가 풀풀 이는 고향에서 그렇게 훈련받았다. 그리고 니클은 ‘백인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흑인 소년‘이라는 의식을 더욱 강화시켰다.  - P224

 "그런 걸 훔치는 사람은 검둥이뿐이라고." - P58

해리엇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제대로 작별한 적이 별로 없었다. 아버지는 시내의 백인 여자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고 고발하는 바람에 감옥에 갇혔다가 거기서 세상을 떠났다. 짐 크로 법의 규정에 따르면, ‘오만불손한 접촉‘이 아버지의 죄였다. 옛날에는 그랬다. 아버지는 판사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을 기다리다가 감방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런 설명을 믿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검둥이가 감옥에 갔으니 뻔하지." 해리엇의 삼촌이 말했다. - P93

윌마 간호사는 찰과상이나 기타 질병으로 찾아온 백인 소년들에게는 마치 어머니라도 되는 것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그러나 흑인 소년들에게는 단 한 번도 상냥한 말을 해주는 법이 없었다.   - P97

 그 학교가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어놓았다. 학교를 나와도 벗어날 수 없었다. 거기서 사람을 온갖 방법으로 구부려놓기 때문에 똑바로 인생을 살아갈 수 없게 돼. 거길 나올 때쯤에는 사람이 아주 뒤틀려버린다고. - P208

고통을 견디는 능력. 엘우드를 포함해서니클의아이들은 모두 이능력과 함께 살아갔다. 이 능력 속에서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꿈을꾸었다. 그것이 지금 그들의 삶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들은 스러졌을 것이다. 구타, 강간, 그들 사이에서 가차 없이 벌어지는 적자생존, 그들은 견뎠다.  - P216

그러면서 그는 도둑고양이 같은 소년이 아니라 엘우드가 봐도 자랑스러워할 만한 남자가 되었다. 살아남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사는것처럼 살아야 했다. 햇빛을 받으며 브로드웨이를 걸을 때, 힘든 밤 근무를 끝내고 열심히 책을 읽고 있을 때 엘우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같았다. 터너는 니클에 들어갈 때 나름의 전략과 힘들게 터득한 술수와 곤란한 일을 피하는 요령을 갖고 있었다. 그가 목초지의 그 울타리를 뛰어넘어 숲으로 들어갔을 때 두 소년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는엘우드의 이름으로 다른 길을 찾아보려고 애썼다. 그 결과가 지금이었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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