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걸 묻다니 훌륭해!」하고 그가 웃으며 말했다.
「언제나 물어야 해, 언제나 의심해야 하구. 그러나 일은아주 간단해, 예를 들면 그런 나방이 자신의 뜻을 별이나뭐 비슷한 곳까지 향하게 하려 했다면, 그건 이룰 수 없는일이겠지. 다만 나방은 그런 따위 시도는 안해.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꼭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 거야. 그리고 바로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도 이루어지는 거지.  - P76

『데미안은 제1차 세계대전중인 1916년에 씌어지고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19년에 출판되었다.  - P223

자아의 삶을 추구하는 한 젊음의 통과의례 기록인 이 책은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라는 모토를 앞세운 짧은 철학적 성찰로 시작된다. - P223

이 책에서 헤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며
누구나 나름으로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전언은 이 소중한, 단 한번뿐인 인간의 목숨이 총알 하나로 무더기로 소멸되는 전쟁의 충격 속에서 쓴 것이어서 더 더욱 절실함이 배어 있다.

이제 내 범행이 절도였든 거짓말이었든(나는 하느님과 목숨을 걸고 거짓 맹세를 하지 않았던가?)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의 죄악은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니었다. 나의 죄악은 내가 악마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 자체였다.
- P24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이 글줄을 몇 차례 읽은 뒤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어떤 의심도 불가능했다. 이건 데미안이 보낸 답장이었다.
나와 그 말고 그 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 수 없었다.
내 그림을 그가 받은 것이다. 그는 이해하였고 내가 풀이하는 것을 도운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서로 무슨관련이 있단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괴롭힌 것은압락사스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들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없는 말이었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 P123

야곱의 싸움
특이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로부터 압락사스에 대하여들은 것을 짧게 다시 들려줄 수 없지만 그에게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 위의 또 한 걸음이었다. 나는 당시에, 열여덟 살의 평범치 않은 젊은이였다.
수백 가지 일에서 조숙하고, 다른 수백 가지 일에서 몹시뒤처지고 무력했다.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자주 우쭐하고 교만했으나, 또 꼭 그만큼 자주 의기소침하고 굴욕스러워했다. 어떤 때는 자신을 천재로 생각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절반쯤 돌았다고 생각했다. 또래들의기쁨과 생활을 같이 하는 것이 잘 되질 않았고, 자주 비난과 근심으로 자신을 소모했다. 마치 내가 절망적으로 그들로부터 떨어져 있기라도 하듯이, 마치 내게 삶이 닫혀져 있기라도 하듯이.
그 자신이 성숙한 괴짜였던 피스토리우스는 내게 용기와 스스로에 대한 존경을 간직하는 법을 가르쳤다. - P146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 P152

「연대란, 데미안이 말했다. 「멋진 일이지. 그러나 지금도처에 만발해 있는 것은 전혀 연대가 아니야. 진정한 연대는, 개개인들이 서로를 앞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것이고, 한동안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며 저기저러고 있는 것은 다만 패거리짓기일 뿐이야.  - P182

「그래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은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안 됩니다」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