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찬이 말을 마치고 우울한 표정을 짓자 전형필이지를 낀 손으로 턱을 기댔다.
"어둠이 깊어지는 건 곧 새벽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지.
우리 희망을 잃지 마세나."
"그 희망은 어디 있습니까?"
나영찬의 물음에 전형필은 테이블에 놓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내려다보았다.
"조선어학회 소속이니까 이게 어떤 책인지는 잘 알고있겠지?"
"물론이죠. 세종대왕께서 만든 훈민정음은 예의와 해례로 나뉩니다. 예의는 세종대왕께서 직접 한글을 만드신이유를 적으신 거고, 해례는 집현전 학사인 성삼문 등이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창제 원리와 용법에 대해서 설명해놓은 책이죠.  - P20

"한글이 곧 우리고, 우리가 곧 한글이네. 우리가 비록주권이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우리말과 우리글이 있는 한다시 나라를 되찾을 수 있어. 하지만 말과 글을 잃어버리면 혼을 잃게 되는 셈이지. 그러니 잘 부탁하네."
99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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