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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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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북디자이너 분이 다지인하신 표지라는 점도 관심있게 봤던 책 중 하나였고 (특히 표지의 띠지에 금박으로 들어간 제목 서체는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장르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던 와중에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판타지 문학은 많이 접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한 독서 경험일 것 같은 설렘도 있었는데 예상대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피어클리벤 영주의 딸인 울리케가 용에게 납치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흔히 생각하는 이야기의 전개라면 용맹한 기사 혹은 영웅이 등장해서 그를 구하는 이야기겠지만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죽기직전의 위기에 처해있던 울리케였지만 용과의 대화를 통해 협력을 얻어내고 후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도 그만의 자신감과 언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세, , 고블린과 트롤같은 마수, 마법사 같은 존재들은 어떻게 면 식상한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냈다. 주인공 울리케도 좋았지만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개성있는 성격과 캐릭터들도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준다. (인간 캐릭터보다 울리케가 해 준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빌러디저드나 디드리크에게 친구와 같은 사우트가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다 ㅎㅎ) 온라인 소설 플랫폼인 브릿지라는 사이트도 <피어클리벤의 금화>라는 작품도 처음 접했지만 1권을 완독한 지금 사이트에 접속해서 뒷 이야기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8권에 걸쳐서 완결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까 너무 궁금해지고.. 일단 소설 자체도 재밌지만 소장욕구 자극하는 표지 디자인도 한몫하기에 신간 책이 나온다면 꼭 구매할 책에 추가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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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2
그는 늑대로부터 도망쳐 나온 아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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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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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민음사 첫 번째 독자로 선정되어 읽게 된 문소영 작가님의 <광대하고 게으르게>. 사실 이번 독서가 작가님의 책 중 처음 읽어보는 책이고 에세이는 굳이 찾아서 읽는 경우가 없었던지라 여러 가지로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책을 읽어보기에 앞서,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책을 산 적이 한두번이 아닌 나로써 표지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표지는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코팅되지 않은 느낌이라 손으로 쓸어내릴 때의 감촉이 정말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촉감을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느긋하고 사색적인 느낌을 주는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었고.

미술과 관련된 책도 쓰시고 미술 기사를 쓰시는 미술 전문 기자답게, 책 내용의 곳곳에서 여러 회화작품들이 들어가 있었고 더불어 몇 편의 영화 이야기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알지 못했던 화가의 회화작품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더 찾아보거나 책에 삽입된 삽화를 오랫동안 보기도 했다. 책은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솔직하게 풀어내어 웃음 짓게 만드는 글에서부터, 역사나 사회분야에 이슈를 가져와서 작가님의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날카로운 글까지 작가님의 다양한 글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챕터는 ‘2부: 불편하게’ 부분이었다. 범죄 피해자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내뱉는 말, 타인의 고통에 호기심을 느끼며 이를 공유하는 태도, 무분별한 공장식 가축 사육에 대한 이야기 등등의 글을 읽으면서 화도 났고 내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상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마냥 예민하다고 볼 게 아니라, 좀 더 살만한 세상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사람들 마음속에 내재된 편견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급해지기도하고, 생각 없이 했던 언행들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도 생긴다. 그런 부분들을 집어낸 글들을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책의 챕터 제목처럼 ‘게으르게, 불편하게, 엉뚱하게, 자유롭게, 광대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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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었던 책 속 인용문.

“모성이라는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덮어씌우는 굴레가 많으니까요. 그것에 대해 저항을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모성은 반드시 아기를 직접 낳아서 키우는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자식만을 싸고도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모성은 타인을, 특히 약자를, 아우르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희생만을 가용하고 좁은 가정의 틀에 갇히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겁니다.”

“그가 나를 바라볼 때 내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의식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판단하는 잣대로 우리 자신을 판단한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하건, 타인의 판단이 거기에 들어간다. (중략)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타인의 판단과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거기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냉담하다······. 그래서 그 당연한 것들은 슬퍼하면서 어느 날 우리를 떠나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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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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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4월 첫 번째 독자 책으로 읽게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님의 신작, [주주].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표지. 산뜻한 녹색 바탕에 그려진 햄버그 가게의 모습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p145 - 딱히 고귀하지도 않고, 큰돈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책과 잡지에 살짝 얹혔다가 사라져 가는 정도의, 전혀 이름 없는 사람들.

작은 동네에서 운영하고있는 ‘주주’ 라는 작은 햄버그 가게.

주인공 미쓰코는 가게의 마스코트와 같았던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 아버지, 신이치와 함께 열심히 가게를 꾸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고민과 아픔들을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해소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p17 - 흐르든 음악읃 컨트리 앤드 웨스턴. 통나무집 같은 인테리어에, 철판에 담겨 나오는 햄버그는 주주 소리를 내며 지글거린다. 커피는 엷게, 그리고 반드시 머그컵을 사용한다. 

가게 ‘주주’의 평화롭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 동네에 있는 작은 음식점이지만 누군가에게 있어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고 기억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삼대째 가게가 운영될 수 있는 이유에 맛있는 음식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히 해주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p150 - 흐름이 나아가는 속도를, 아무리 세상의 속도가 빨라도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눈앞의  매일에 차분하게 참가해서, 조금씩, 그래, 그가 말한 대로, 달팽이처럼.

언제나 우린 앞만 바라보며 바쁘게 삶을 살아가고 그러다 보면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게 된다. 조금은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가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95p - 다르니까 좋아하게 되는데, 달라서 닿지 않는다. 

좋은 구절 하나 더. 정말 읽자마자 가슴에 확 꽂힌 문장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주주].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님의 작품은 한 두권 정도 읽어봤고 너무 옛날에 읽었기에 그때의 감상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번 책은 내 취향에 맞는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음을 울리는 좋은 구절들이 정말 많았지만,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인물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저 인물이라면 상대방을 저렇게 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 또 잔잔하고 평화롭다고할 수도 있겠지만 좀 지루한 감도 있었던 것 같다. 귀엽고 예쁜 표지에 비해 중간중간 어두운 내용이 나왔던 것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고.

그래도 ‘주주’라는 따스한 공간을 상상하며 카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으니 기분이 참 좋았다. 삶이 지칠 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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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스테이트
시몬 스톨렌하그 지음, 이유진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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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을 사로잡는 핑크 색상의 표지 제목과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서 서평 신청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큰 크기의 책 사이즈에 놀랐고, 아트 노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글과 더불어 수록되어있는 일러스트를감상하는 맛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독특하게도 미래가 아닌 1997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7년간의 드론 전쟁 이후, 세계는 황폐화 되었다. 사람들은 사람의 뇌와 연결되어 가상 현실을 보여주는 ‘뉴로캐스터’ 라고 하는 기계를 거기에 중독되어 일상을 빼앗긴 삶을 살아가고 있다.

                

p9 - 5월은 먼지의 시간이다. 옅은 안개 속에서 세찬 바람이 윙윙 쉭쉭 소리와 함께 풍경을 가로질러 회갈색 먼지층을 옮기고는 부풀다 가라앉는다. 끊이지 않는 소음 속에 떠돌다 시나브로 쌓여서 너울거리는 모래 언덕과 모래 파도로 자라날 때까지, 먼지는 지면 위를 미끄러지고 크레오소트 관목들 사이를 지나서계속 움직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셸이라는 10대 소녀는 스킵이라는 작은 로봇과 함께 목적지를 향해 외로이 나아간다.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어린 소녀와 어울리지 않는 산탄총을 들고. 사막과 산맥, 해안을 지나 바다에 이르기까지 주인공이 목격하는 세계는 일상의 행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음울하고 쓸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론과 함선이 방치되어 있고 길거리 이곳 저곳에는 뉴로캐스터를 쓴 채 죽은 시체들이 즐비하다. 

                

p104 - 우리가 하는 짓은 문명인의 행위가 아니야.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일은 자네에게도 틀림없이 일어났어. 자네는 나와 똑같이 어느 날 잠에서 깨서 갑자기 숙명을 깨달았던 게 틀림없어. 우리가 더는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걸.
                

 암울한 배경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미셸의 서술과 전쟁에 관해 이야기하는 의문의 남자의 서술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세계가 왜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었는지, 미셸이 왜 여정을 떠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서술에 집중하게 만들다. 한 번만 읽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들이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지는 이야기의 마지막에 등장한다. 동행하는 작은 로봇의 정체와 함께. 

 단순히 글만 있는 소설이 아닌 일러스트가 가미된 책을 읽는 기분은 색달랐다. 현실을 보여주는 배경이 아니기 때문에 글만으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 부분을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해소시켜 주었고,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 속에 남는 기분이었다. 하나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달까. 시몬 스톨렌하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있는 모양이던데, 번역된 작품은 이번 <일렉트릭 스테이트> 뿐이라는게 아쉽게 느껴졌다. 영화화도될 예정이라던데 어떤식으로 이 작품을 풀어 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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