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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보디가드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3
신현수 지음, 정호선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1월
평점 :
아이에게 여러 종류의 이야기들을 읽히려고 노력했지만
창작동화와는 쉽게 친해지지 않았고
한 단계 많은 글밥으로도 올라서야하는 걱정에 고민하던
차,,,,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시리즈들은
엄마의 걱정들을 한번에 해결해준 동시에
아이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용감한 보디가드는
그런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었어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는 모두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내용과
연계되어있어요.
딱딱하지 않은 내용인데다가
학교 및 가정생활과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
아이가 더욱 좋아하는 요인인 것 같아요.

엄마의 취직으로 한순간에 동생의 보디가드가 되어야할 처지에 놓인 형
강찬이.
강찬이의 마음이 어떨지 그림만으로도 여실히 느낄 수 있어요.
부모님의 믿음이 아이에게 책임감을 심어줄 수 있다지만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그것이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요.
엄마로서 무조건적인 믿음이나 일방적인 책임 부여가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연습할 기회를 먼저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걱정이 많던 형이지만
동생이 우는 소리에는 훈련된 일류 보디가드 안부럽게 후다닥
뛰어갑니다.
첫째들이 다 이렇겠지요.....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가봐요.
은연 중에 첫째에게는 동생에 대한 책임감을 당연하게 요구하곤
하는데요,
이런 면을 보면 그 책임감에 대해 칭찬과 고마움을
겉으로 많이 표시해줘야할 것 같아요.

글을 읽다 울컥했던 일도 있었어요.
동생 강재에게 비비탄 총알을 맞힌 영배를 형 강찬이가 때리고
영배의 엄마는 학교로 찾아와 강찬이 담임선생님께 얘기를
하는데요,
담임선생님은 강찬이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강찬이가 속한 모둠의 붉은 막대그래프를 세 칸이나
올려버려요.
모둠 친구들은 강찬이를 원망하게 되구요.
실제 큰아이를 학교보내보니 이렇게 한 아이의 잘못에
연대책임을 지게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요,
사실 군대도 아니고,,,,,이에 대한 교육적 효과가
초등생에게는 기대하기 힘들어요.
요새는 단체기합같은 것도 금지되어있는 마당에
모둠평가를 하는 경우와 개별평가를 해야하는 경우를 구분하지 못하는
선생님의 깊이없는 처신에
힘들어했던 울아이가 생각나 마음 아팠다는..... ㅠㅠ

상황을 잘 모르는 아줌마는 강찬이 엄마와도 말다툼을 하게
되지요.
그림처럼 삿대질을 하며 싸우는 어른들 사이에서
마음 다치는 것은 그 사이에 낀 우리 아이들이라는
거,,,,,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내 아이의 말만을 맞다고 생각하지 말고
상황이 어떠하였는지 다 들어보고,
절대로 아이가 있는 앞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는 모습 보이지 않았으면 해요.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엄마들의 모습인지라
동화책이지만 어른으로서 반성해야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오해를 받게 된 강찬이,,,
그렁그렁 눈물이 고인 눈, 꽉 깨문 이,
바탕도 온통 눈물방울이에요.

강찬이의 용감한 행동에 결국 사실은 밝혀지고
다행히 엄마들끼리 사과를 나누었지만
한 번쯤은 보고 들었을법한 갈등에
아이로서도, 엄마로서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폭력예방에 매우 중요시하는 이 시대에
어떠한 상황이어도 <무조건 주먹을 쓴 것은 반성해야한다>는
문장은
아직 저학년일지라도 명심해야하고말고요.
엄마가 늘 하는 말과 똑같으니 울아들도 이 부분은 완전
긍정하더라구요.

책을 읽기 전 울아들은
가족 중 보디가드는 당연히 아빠일 것이라고 생각했대요.
아빠가 엄마와 아이를 지켜주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누가 보디가드인지 알게
되었어요.

보디가드가 되어 지켜주고 싶은 사람에 엄마를 쓴 걸 보고
감동했어요.
아직 어린데도 어디에서 그런 마음이 나올까요.
울아들, 마냥 어린 줄 알았는데 이제 든든함이
느껴지네요.

강찬이가 강재의 보디가드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전개될
때
엄마가 맞벌이를 시작해서 집을 더 넓혀갈 수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현실에서는 그럴 수 있는 확률이 높을지는 모르겠지만
맞벌이든 아니든, 엄마가 아끼고 절약해서 이사를 갈 수 있었다고
해도
내용 전개에는 무리가 없었을 것 같아요.
특히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엄마로서 존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책 내용을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어린 아이들이기에 조심스러울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동화의 전체 흐름은
형제들간의 우애도 돋보이고,
왜곡된 사항에 대해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도 보여진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유익한 점도 분명 있었답니다.
설에 받은 세뱃돈으로 사고 싶은 책 목록에
좋은책 어린이 저학년문고가 들어있네요.
내일은 세뱃돈 들고 서점나들이 해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