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 나를 위한 용서 그 아름다운 용서의 기술
프레드 러스킨 지음, 장현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불편하더라도

그러한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왔었다.

남들보다 조금은 예민하고,

 내가 손해보거나 참는 것이 불편한 관계를 만드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지라
손해나 불편을 꾹꾹 안으로만 넣고, 삭이고, 다지고...

하지만 그러한 성격을 악용하는 사람들을 하나둘 만나게 되고 

오랫동안 아주 다른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갇히다보니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에 급기야 병원신세를 지고, 극한 상태까지 가는 일도 맞게 되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을, 그 말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의 위험성을

병원 침상에서 뼈저리게 느끼면서  

갈기갈기 찢겨지고, 해질대로 해진 내 마음에 연민의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른다...

내 책임감을 마치 장난감인 양 취급한 사람들,

평소에는 정의로운 사람처럼 행동했으나 실제 상황에서는 발뺌하던 두 얼굴의 사람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행동도 말도 서슴지않던 사람들에겐

이 세상 어떤 벌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미움을 넘어 한이 맺히도록 내 마음에 위해를 가했으면서도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은 그들,

한평생 다친 마음과 몸과 기억으로 살아가야하는 것은 정작 나라는 사실...

 

하지만 훈풍이 불어오는 봄에도, 고요한 일몰의 시간에도, 평온해야할 꿈에서도

문득문득 끔찍했던 과거의 시간과 만나는 것은

내 자신을 스스로 올가미에 가두는 것임을 조금씩 느끼고 있는 요즈음....

한 글자 한 글자 나를 위한 책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숙독과 정독을 하게하는 책 『용서』를 만났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대못을 박은 사람들, 그동안 꾹꾹 억지로 눌러왔던 일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어
며칠간 나는 가위눌릴 정도로 큰 고통에 힘들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용서라는 일이

자기를 공격한 사람과의 화해가 아닌,

상처받은 피해자로가 아니라 씩씩한 자기 인생의 주도자로 살게 하기 위함이라는 서문의 내용,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체험하는 평화의 느낌과 이해의 느낌”이라고 정의한 
저자의 용서에 대한 시각 덕택에 나는 하루하루 이 책과의 만남을 계속하게 되었다.  

 

울화가 마음 속에 만들어지는 메카니즘을 3단계에 걸쳐 분석함으로써

내 마음 속 분노를 한 발치 떨어져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을 제공해주고,

여러 프로젝트를 통한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저자는 용서란 배우고 익히는 기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이나 사고로 인해 큰 슬픔을 겪은 사람들,

특히 북아일랜드 HOPE 프로젝트에서 자녀의 비참한 죽음을 겪은 여러 어머니들의 예를 보면서

나는 내 안에 오랜 시간 갖고 있었던 분노가 그들에 비해 얼마나 작은 것이었나 느꼈고,

적의 자체보다는 오히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육체적 질병을 더 많이 유발한다는 결과에

나 역시 치료를 받게 된 것도 분노보다는 용서를 못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여기게 되었다.

나 역시 내가 용서할 능력이 없는 것을 착각하여 용서를 못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리모컨이 녹슬어 감사와 아름다움과 용서라는 긍정적 채널에 못맞추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책 내용에 빠져들어갔고,

감사호흡, 마음집중훈련, PERT 연습하기, 실현불가능한 규칙 털어내기 등

스스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친절한 방법들을 직접 실천하게 되었다. 

물론 오랜 세월동안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처가 단시간내 치유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내 상처를 보는 다른 관점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을 만난 의의는 충분하다고 본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은 그 의의가 책 안에서만 머물러있지 않도록

 벗어나지 못했던 깊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는 마음으로,

나도 용서의 근육을 만드는 첫 날을 맞는 마음으로

꾸준한 마음훈련을 하는 것이리라...

 

- ​과거는 한 조각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현재라면 문제가 다르다.

다시 말해서 마음은 이미 다쳤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 덜 괴로워하겠다는 결심은

당신 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

상처라는 것이 어차피 인생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그 해결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용서의 의미다.

용서란 다른 그 어느 누구도아닌, 바로 당신을 위한 행위다.​

- 내가 울화에 차있기 때문에 정작 고통을 받는 건

나에게 상처입힌 사람들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오늘날 나를 지성으로 돌보아주는 이들인 경우가 많다.

빗나간 과거지사에 마음속 공간을 온통 주어버린다면

현재 누리고 있는 행운에 감사할 공간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

- 용서는 나를 공격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 우선 용서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

나는 용서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당신에게 보일 뿐이다.

그다음 선택은 당신의 자유다. [...]

용서를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과거를 해방시켜 현재를 치유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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