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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평점 :
땀흘리며 등산하고,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자신감 - 그것도 물론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산을 정복하기보다 산과 함께 어울린다는 느낌이 더 좋더라구요.
게다가 아이도 있으니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나서서
걸음걸음 주변 나무와 풀, 꽃에 눈길주며 걸을 수 있는 산행을 더 선호하게 되었어요.
굳이 날잡고 짐싸서 떠나는 것이 아닌
늘 거기 있어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북한산이
그런 면에서 고마운데요,
이번에 북한산의 둘레길 전 구간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에요.
책 표지에도 우악스런 등산화가 아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운동화가 나와있어요.
글자체도 편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네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9/24/14/yangynmo_8450969910.gif)
1구간부터 21구간까지의 길을 멋스런 표현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숲의 고요가 마음을 토닥이는 솔나무길,
무한한 평화의 시간으로 이끄는 흰구름길,
무거운 마음을 날려보내는 명상길,
마음의 귀가 열리는 우이령길....
그 표현만 보아도 길의 이미지가 보이는 듯 합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9/24/14/yangynmo_2860631555.gif)
스물한 구간의 아우트라인과 각 구간별 코스 개요, 대중교통편 등이
책 뒷편에 별도로 정리되어있는 것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유익해요.
우이령길처럼 사전 예약을 해야하는 구간 안내와
코스별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 코드도
훌륭한 여행 안내서 구성의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5302179943.jpg)
각 구간별로 거리, 소요시간 그리고 난이도까지 나와있어서
각자의 숙련도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니
간단하지만 매우 유용한 구성입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3504794041.gif)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가 다른 여행서적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점
두 가지만 꼽자면
첫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진들이에요.
사진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수준높은,
종이가 얄미울 정도로 빤닥이는 재질이 아니라 수더분한 느낌을 주기에
사진이 주는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답니다.
금방이라도 폭포소리가 들리고, 단풍잎 한 장이 내 발 밑에 떨어질 것만 같아요.
이 책을 포토 에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저절로 알겠어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7268420352.jpg)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만의 또다른 강점은
시집이라고도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점이지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힐링을 주는 사진에 시를 한 편 어울리게 해주니
여행서가 아니라 마치 한 권의 시집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둘레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더군요.
시를 읽으면 마음은 이미 여행을 떠났습니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1283793549.jpg)
둘레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아니,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작은 꽃들도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덕분에 걸음을 멈추고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9343500576.gif)
일반 여행서에서는 떠들썩하게 소개하는 맛집들도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에서는
그저 소박한 모습의 사진 한 컷으로 대신할 뿐입니다.
하지만 어느 화려한 소개말이나 여러 컷의 사진보다도
마음을 더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어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3/09/24/14/yangynmo_3607930163.gif)
기억 속에는 시끄럽고 사람많은 곳으로 남아있던 송추계곡이
덕분에 이제는 깨끗하고 투명한 이미지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3/09/24/14/yangynmo_3742413137.gif)
기존의 많은 여행서들이
책이 터져버릴 정도의 수많은 정보와 사진들을 빼곡하게 실음으로써
"이래도 안갈테냐~"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면,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는
어디서도 떠나라는 부추김을 하지 않지만
다 읽고는 은근슬쩍 스케줄표를 가져와 북한산 둘레길을 갈 날짜를 정하게 되는,
그렇게 독자를 북한산 둘레길로 친절하게 초대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이번 주말에는 북한산 둘레길로 가을맞이를 나서보려 합니다.
한 손에 이 시집같은 여행서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를 꼭 챙겨서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