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 한국산악문학상 수상 작가의 북한산 둘레길 예찬!
이종성 글.사진 / 비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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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리며 등산하고, 정상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자신감 - 그것도 물론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산을 정복하기보다 산과 함께 어울린다는 느낌이 더 좋더라구요.

게다가 아이도 있으니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나서서

걸음걸음 주변 나무와 풀, 꽃에 눈길주며 걸을 수 있는 산행을 더 선호하게 되었어요.

굳이 날잡고 짐싸서 떠나는 것이 아닌

늘 거기 있어서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북한산이

그런 면에서 고마운데요,

이번에 북한산의 둘레길 전 구간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에요.

 

책 표지에도 우악스런 등산화가 아닌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운동화가 나와있어요.

글자체도 편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네요.

 

 

 

 

1구간부터 21구간까지의 길을 멋스런 표현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숲의 고요가 마음을 토닥이는 솔나무길,

무한한 평화의 시간으로 이끄는 흰구름길,

무거운 마음을 날려보내는 명상길,

마음의 귀가 열리는 우이령길....

그 표현만 보아도 길의 이미지가 보이는 듯 합니다.


 

 

스물한 구간의 아우트라인과 각 구간별 코스 개요, 대중교통편 등이

책 뒷편에 별도로 정리되어있는 것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유익해요.

우이령길처럼 사전 예약을 해야하는 구간 안내와

코스별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 코드도

훌륭한 여행 안내서 구성의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각 구간별로 거리, 소요시간 그리고 난이도까지 나와있어서

각자의 숙련도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니 

간단하지만 매우 유용한 구성입니다.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가 다른 여행서적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점

두 가지만 꼽자면

첫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진들이에요. 

사진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수준높은,

종이가 얄미울 정도로 빤닥이는 재질이 아니라 수더분한 느낌을 주기에

사진이 주는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답니다.

금방이라도 폭포소리가 들리고, 단풍잎 한 장이 내 발 밑에 떨어질 것만 같아요.

이 책을 포토 에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저절로 알겠어요.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만의 또다른 강점은

시집이라고도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점이지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힐링을 주는 사진에 시를 한 편 어울리게 해주니 

여행서가 아니라 마치 한 권의 시집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둘레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더군요.

시를 읽으면 마음은 이미 여행을 떠났습니다. 

 

 

 

 

 

둘레길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아니,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작은 꽃들도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덕분에 걸음을 멈추고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 여행서에서는 떠들썩하게 소개하는 맛집들도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에서는

그저 소박한 모습의 사진 한 컷으로 대신할 뿐입니다.

하지만 어느 화려한 소개말이나 여러 컷의 사진보다도

마음을 더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어요.


 

 

기억 속에는 시끄럽고 사람많은 곳으로 남아있던 송추계곡이

덕분에 이제는 깨끗하고 투명한 이미지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의 많은 여행서들이

책이 터져버릴 정도의 수많은 정보와 사진들을 빼곡하게 실음으로써

"이래도 안갈테냐~"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면,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

어디서도 떠나라는 부추김을 하지 않지만

다 읽고는 은근슬쩍 스케줄표를 가져와 북한산 둘레길을 갈 날짜를 정하게 되는,

그렇게 독자를 북한산 둘레길로 친절하게 초대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이번 주말에는 북한산 둘레길로 가을맞이를 나서보려 합니다.

한 손에 이 시집같은 여행서

다함께 걷자, 둘레 한 바퀴』를 꼭 챙겨서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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