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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축구공 ㅣ 내친구 작은거인 37
최은옥 지음, 유설화 그림 / 국민서관 / 2013년 6월
평점 :
처음에 제목만 보아서는 운동에 관련된,
그것도 축구에 관련된 동화인 줄 알았어요.
축구를 너무나 좋아해서 작년 1년 내내 방과후수업으로 축구를 했고,
이름 이니셜이 새겨진 축구복을
가장 좋아하는 옷이라고 말할 정도인 울아들이라
축구와 관련된 그 어떤 동화라도 두 팔 벌려 환영하겠다 싶었죠.
표지에도 축구공 그림이 있으니
책이 도착하자마자 혼자 잡고 읽더라구요.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는 글밥이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비결은
일단 그림이 아주 재미있기 때문이에요.
주인공들의 얼굴, 표정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아이는 깔깔 웃고,
표정을 똑같이 흉내내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라진 축구공을 찾는 과정에서 주인공 민철이는
자신의 의심했던 범인(?)들의 수상했던 행동들이
실은 어떤 이유를 지니고 있었던 것인지 하나하나 알게 됩니다.
얼마전 TV 육아프로에서
아들은 딸보다 대인공감능력이 떨어지므로
아들을 키울 때는 특히 그런 부분에 유의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들은 딸보다 말로 표현하기보다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서
자칫 그것이 친구들 사이에 잘못된 행동으로 나타날까봐
늘 조심하며 평소에도 포용력, 이해심에 대해
많이 말해주는 편인데요,
동화책을 읽으며 울아들 역시
주위 사람들의 마음읽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하네요.
주위 사람들을 하나하나 다 의심했건만
엉뚱한 곳에서 축구공을 찾게 되고
축구공을 찾기까지 겪고 느꼈던
친구, 누나, 할머니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게된 민철이는
나 혼자만 최고라고 생각했던 고집불통을 스스로 접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항상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친구 윤기태의 장점도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일 정도로
민철이는 마음의 키가 한 뼘은 더 커졌습니다.

민철이와 더불어 다른 친구들도
항상 약했던 친구의 실수를 포용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내>가 먼저 변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친구를 배려하고 나 먼저 변하겠다는 마음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알아간다면
험한 상황들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의 안타까운 상황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축구천재 김민철꺼라고 쓰였던 축구공에는
이제 김민철이라는 이름만이 쓰여졌고,
자기 혼자만 다루고, 골의 주인공이 되고싶어하는 마음은
골인을 위해 다른 친구에게 패스하며,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저 멀리 뻥하고 날아가는 공만큼이나
울아들도 동화책에서 말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표정으로
활짝 웃더군요.

아들들이 좋아하는 소재인데다가
갈등상황 역시 실생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라
아이가 더욱 공감하며 읽는 것 같고,
인성을 다듬어주는 이야기가 동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엄마가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으니
효과는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년까지의 아들들에게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