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반드시 읽어야 할 중학생의 인생문장 - 문해력을 더하고 세상을 바르게 이해하는 힘 중학생의 인생문장
복승아 지음, 이새미 그림 / 덤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 독서를 할 때마다 내 옆에는 꼭 노트 한 권이 있었다.

나만의 양식으로 구성된 그 노트에는

책에서 고른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써놓곤 했다.

몇 해 전 책장 정리를 하며 오랫만에 들춰본 그 노트의 문장들은

시간이 흘러 더욱 깊어진 느낌을 주었다.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들, 고전을 읽으려 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고전은 그 명성에 비해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읽어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예가 빈번하다.

<중학생의 인생문장>은

고전 속 명문장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흥미를 책과 연결지어줌으로써

고전을 접할 때 흔히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어려움을

자연스럽게 극복시켜준다.

 

 

 

 

<중학생의 인생문장>에는

총 11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소개되어있다.

작가 한 명 한 명에 대한 표현이

더 이상 잘 나타내어질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을 뿐더러

작가의 모습이 사진이 아닌 그림이라

아직 작가 얼굴을 모르는 아이들이 많을 중학생 또래에서는

사실적인 인상에 갇히지 않고

작가에 대한 상상력을 높일 수 있어서 더 좋게 느껴졌다.

 

 

 

<중학생의 인생문장>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는 '여는 글' 외에 모든 글이

모두 친근한 구어체라서

아이들이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성장배경은 당연히 작품에 큰 영향을 끼치니 작품 이해에 필수불가결하므로

이 부분을 생략했거나 지나치게 간단한 책은 선택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중학생의 인생문장>

'작가의 세계관이 궁금해'에서 작가의 성장배경과 작품 분석을 자세히 써놓아

작품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소개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에서는

중학생들이 읽을만한 대표작들을 연계해주는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이미 읽은 우리집 청소년도 이 부분을 읽고

'인간의 대지'를 읽어보고 싶다하니 그 효과가 검증된 셈!

그런 면에서<중학생의 인생문장>

한 작가의 작품들을 하나씩 하나씩 확장해주는

아주 좋은 독서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같은 시대에 작가와 교류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친구들은

'작가의 친구들' 에 소개되어있는데

이 코너는 어른인 내게도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작가와 친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나

박수근의 '빨래터'같은 유명한 작품들은 작품 사진을 같이 넣어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삽화나 그림이 없는 점이 자못 아쉬웠다.

 

 

 

 

작품마다 읽기 대상, 난이도, 특징이 간략히 기재되어있는데

솔직히 저 서울대학교 중고교생 권장도서라는 말은 

논술관련책마다 좀 안했으면 좋겠다.

고등이 읽어도 이해못할 소설들이 최근 몇 년새 중등으로 많이 내려왔던데

아무리 중등이어도 아직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이 읽기에 참 버거운 소설이

서울대 권장도서라는 이름하에 아이들에게 강요아닌 강요가 되고 있는 듯하다.

실제 아이들 학교독서기록을 보면 권장도서 리스트에 있는 책들이 주를 이루어

그 아이만의 주된 관심이나 몰두한 바를 찾기 힘들었다는 

어느 입학사정관의 말씀도 있었다한다.

이상의 '날개'가 유명하다한들 중1에게 '매춘부의 기둥서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그 내용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 나는 한숨이 나왔다.

소위 권장도서라는 것이 실제 요즘 아이들에게 맞게 나와있는지

논술관련종사자들이나 출판업계에서 대대적으로 토론을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코너마다의 책 구성이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지니기에 장점도 분명 있었지만

감수가 덜된 부분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점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영면'이라는 어휘가 질릴만큼 너무 여러번 반복되던데

논술, 독서, 문해력을 내세우는 책이니만큼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눈을 감았다', '세상과 이별했다', '숨을 거두었다' 등등

다양한 표현을 써주는 것이 아이들의 어휘 확장을 위해서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한 번에 다 이해하긴 어려운 고전이니만큼

그 시작을 중등때 열어준다는 점에서

<중학생의 인생문장>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책에서 제시한 인생문장에서 시작해서

고전으로 연계시키는 방법도 좋고,

여기 소개된 고전 중 몇 권을 골라 먼저 읽히고

이 책을 해설격으로 읽혀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인생문장 아래에

아이가 직접 고른 인생문장을 써놓으려 한다.

고등학생 때 고전을 다시 읽은 후

중등때 고른 인생문장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질보다 양, 깊이보다 속도를 중시하는 독서교육으로 인해

책들을 최대로 대출했다가 읽지도 않고 그대로 반납한다거나

1년을 두고 천천히 읽을 책들을 한 달내 다 읽었다고 독서기록에 올린다거나하는

무의미한 보여주기식 독서가 횡행하는 것을 보고

자괴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아이만큼은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도록 해야겠다는 다짐 속에

좋은 책 선택하기, 깊게 읽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내 앞에

<중학생의 인생문장>

또하나의 응원군으로 다가왔다.

곧 다가올 겨울방학,

아이들에게 좋은 고전을 접하게 해주기 위해

엄마가 먼저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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