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초중고 학부모가 한데 모이는 각종 교육설명회에 가보면

너무나 기초적인 사항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느라

오히려 정작 궁금하고 심도있게 들어야할 부분은 못짚어서

괜히 왔다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어요. 

 이 책도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초등학부모용 교육서인 줄 알고 스킵하려했는데

고교교사, 서울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서울대 입학사정관,

2015 교육과정개발 연구위원 등

학교현장과 입시의 한가운데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셨던

저자의 경력과 목차를 보니 

중고등 학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내용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목과 목차간의 거리에 의아해하며  

적독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책이겠구나 하며 펼쳐들었지요.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이라는 부제가

마치 책 속의 모든 글들이 타이트한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있을 것 같지만

첫 장 첫 단원의 제목은 바로 이겁니다! 

 


 

유모차에 앉은 아주 어린 아이가 능숙하게 스마트폰 영상을 실행시키는 모습을

우연히 마트에서 보고 엄청 놀랐던 적이 있는데요,

알고보니 요새 그런 아이들이 정말 많다고 하네요.

아이가 어렸을 때 식당이라도 한 번 가려면

 미로찾기, 색칠하기, 각종 장난감  등등

가방에 한 짐 싸갖고 다니던 것을 생각하면

육아로 힘든 엄마들에게 스마트폰이 

일정 부분 편안함을 준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동영상에 익숙해지다보면

아이가 책과 친해지기가 어려울텐데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동영상보다 책읽기의 장점을 강조하는 저자의 이런 부분에

매우 공감하는 바였고요,

이런 독서의 중요성은 입시 전반을 꿰뚫는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수학선행을 시작하는 학년이 상당히 많이 빨라졌지만

독서를 통한 '생각하기'는 수학이 어려워지는 시기에

특히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해요. 

수학을 무작정 양치기로만 생각하고

특히 방학을 이른바 '닥수'용으로 보내는 아이들이 주위에도 많은데요,

저자는 선행보다 결손이 없도록 주의해야하며

따라서 방학은 결손을 메우는 시기로 활용해야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사춘기도 예년에 비해 빨라지고 더 오래 간다하던데

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팁은

바로 '아이와의 꾸준한 대화'였어요.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대화인데요,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의 속마음, 부모가 조심해야할 점 등, 

서로 소통하는 현명한 대화방법이 제시되어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최근 새 교육이슈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궁금했는데

탄생 배경, 새 용어, 기대 효과 등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분석이 나와있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답니다.  



 

자유학년제 역시 관심도가 높은 이슈인데요,

자유학년제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그를 이용한 일부 학원의 마켓팅이  

자유학년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실제 아이가 자유학년제를 지내고 보니

개설 분야가 한정되어있고,

정작 하고싶어하는 분야는 가위바위보에 밀려 못하는 등 

아쉬운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또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자유학년제가 세간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아이들이 넓은 시야와 능동적인 학습 자세를  갖추는 시기로 자리매김하려면

자유학년제의 정체에 대한 부모들의 분명한 인식과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이런 전환학년제 같은 제도가 참 부럽더라구요.

대학생 때 유럽에 갔다가 만났던, 큰 배낭을 짊어진 친구.

대학 가기 전에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는 여행 중이라 했던

그 친구가 생각나더군요. 

우리 나라는 속도, 특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속도를 중요시하죠.

그래서 목표도 빨리 정하고, 선행도 빨리 하고, 재수를 실패로 간주하는데 비해,

아일랜드나 핀란드처럼  자신이 원하는 진로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천천히 탐색하면서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있으면

사고가 유연하고, 시야도 폭넓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클 것 같아요. 


워밍업같았던 1장이 끝난 후부터는

대입에 관한 개괄적인 그리고 구체적인 사항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는데요,

정시확대의 의미해석, 전형연도에 따른 학생부 반영영역,

2015 개정 고교 교육과정의 구체적인 안내,

학생부를 대학에서 해석하는 방법 등

아직까지 어느 곳에서도 듣지 못했고,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내용

제가 갔던 어떤 설명회보다 아주 자세히 나와있어서

언젠가부터 저도 모르게 밑줄까지 치면서 공부하듯 정독을 하고 있더라구요.

저자가 직접 참여한 바를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신뢰가 갔고

특히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구분해야한다>는 부분을 읽고나니

전에 들었던 학원설명회에서의 오류도 지적할 수 있겠고,

왜 그런 해석와 그럴듯한 포장이 있었는지도 이제 알 것 같아서 

앞으로 그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도 생기더군요.  


 

​교육과정 이행기인데다가 변화가 많을 대입을 앞에 두고 있는 터라

부모의 마음은 더 복잡하고

솔직히 학종의 깜깜이 전형 비판에 공감하는 면도 있어요.

하지만 이럴수록 부모로서 해야하는 일은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고

일반적인 방향이 아닌,

내 아이에게 맞는 방향을 설정하고 같이 준비하는 일이라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교육서입니다.

첫 장 제목에서 공감했듯이

마지막 장 제목도 공감이 많이 가네요.



 

 

필요한 부분만 골라 적독(摘讀)하려다가

 꼼꼼하게 정독(精讀)하느라 읽는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읽었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참고하면서 입시의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책이에요.

저처럼 제목만 보고 초등학부모용이라고 오해하지 마시고

초등, 중등, 고등 학부모님들 모두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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