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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할 때 도움 됐던 경험들

좋은 그림을 스스로 탐구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 이미지가 있으면 장르를 불문하고 따로 폴더에 모아두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름을 꾸준히 구글에 검색해서 그림들을 탐색했다.
새로운 화가나 작가를 찾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전시나 서점에 가서도, 핀터레스트에서도 내 시선을 끄는 작가들을 계속 찾았다.
왜 이 이미지가 유독 예쁠까? 어떤 부분이 아름다울까? 이유가 뭘까? 내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런 것을 스스로 많이 탐구했다. 보고 또 보면서 이 그림이 가진 비결을 파악하려 했다.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분석하려 했다. 그림을 그리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들에게서 힌트를 얻으려 했고 그들에게서 배운 점을 꾸준히 상기했다. 거기에 나의 지향점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내 나름대로 분석한 컬렉션들은 즉각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했을지라도 천천히 빛을 발휘해서 나중에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회사를 다니던 시기와 회사를 나오고 홀로서기를 할 때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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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그곳을 빠져나왔지만, 사회운동 경험은 내게 오래 잔상을 남겼다. 사회운동과 미술 간의 관계에 대해서 공부한 것, 그런 미술가들에게 끌린 기억이 남아 있었다. 내가 가진 사상을 예술로 표현한 것을 보는 것이 좋았다. 켄 로치나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 브레히트의 희곡, 케테 콜비츠의 그림들, 최규석의 송곳 같은 만화들.
문제는, 그런 예술의 존재들이 내게 당위로 다가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나도 이 세상을 비판하거나 뭔가 의미 있는 작업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오래 사로잡혔다. 내 그림을 그런 시선으로 검열하고 미워하기도 했다. 이 문제가 내가 지망생 기간을 힘들게 보낸 많은 원인들 중 하나였다. 내가 그리는 그림들이 내 사상과 만나지 못할 때마다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만 같았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의미 없는 그림을 그리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곤 했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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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뜨거운 열망에 사로잡혀 흥분상태였을때, 나는 자퇴 소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내 기분을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렸다.
"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학교도 그만둘 거야!"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왜 학교를 그만둬?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지."
"그림으로 먹고살기 힘들지 않아?"
"그림은 취미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아?"
나의 고민을 진지하게 지지해주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해 주긴 했지만, 예술을 직업이나 밥벌이로 선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보였을 것이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취업 준비나 고시, 시험 준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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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철들었다는 표현을 얼른 자신의 꿈을 접은 사람들을 묘사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철들었다는 말에는 긍정적인 뉘앙스가 있는 게 이 세상이다.
나는 철없다는 소릴 더 많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와서 그런가보다. ‘철 좀 들어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오묘하다.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말 같다. 그 말을 들으면 나는 나름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부모님 생각은 안 하는 매정한 딸이 된 것 같고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갑자기 쏟아진다.
아무리 이 세상이 철든 젊은이들을 칭송한다 한들 그들의 삶에 꿈과 자신의 욕망이 누락된 것이라면 나는 평생 철 안들고 살련다. 철들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고 칭찬 받을 수 있고 행복할 수있다.
물론 따가운 시선을 많이 받겠지만 그런 행인들의 시선은 최대한 무시할 것이다. 그게 현명한 거고, 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나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이나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충분히 힘겨운 고민이 한가득인데(오히려 더 많을 수 도 있는데) 뭐 하러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힘들어하고 또 내 열정을 소진해야 하나?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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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아 상태의 원인에는 심리적 외상이 있었다. 외상 사건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정서적 반응은 의식의 변형을 일으키고, 이것이 히스테리아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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