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뜨거운 열망에 사로잡혀 흥분상태였을때, 나는 자퇴 소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내 기분을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렸다.
"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학교도 그만둘 거야!"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왜 학교를 그만둬?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지."
"그림으로 먹고살기 힘들지 않아?"
"그림은 취미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아?"
나의 고민을 진지하게 지지해주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해 주긴 했지만, 예술을 직업이나 밥벌이로 선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보였을 것이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취업 준비나 고시, 시험 준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