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루도 사랑
서고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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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월간 릴레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사랑은 하루도 사랑』은 아홉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홉 편 모두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이야기임에도 비슷한 질문을 계속 건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각각의 단편들이 조금씩 겹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아홉 편을 모두 읽고 나서 그 관계들을 한꺼번에 놓고 보니, 단순히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형태의 여성 관계를 계속 변주하면서 사랑과 관계가 사람이 살아남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사랑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행위일지도.

제목과 표지만 보면 예쁘고 달달한 사랑 이야기일 것 같았는데 읽고 나니 사랑은 무언가를 완벽하게 지켜내는 힘이라기보다 무너진 뒤에도 다시 나와 타인을 살피며 살아가게 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박상영 작가님의 “오래 웃었고 오래 아팠으며 마침내 더 오래 사랑할 자신이 생겼다”는 추천사가 깊게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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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랑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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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책을 먼저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는데 모든 작품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한장면 한장면 섬세하게 그려져서 좋았어요. 뭐 하나 빠짐없이 다 매력적였네요. 더불어 내가 사랑이라고 믿어온 것들의 경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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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는 밤
서한나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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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싱어송라이터, 번역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섯 작가의 짧은 글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오지은, 김일두, 오한기의 이름이 반가웠고, 김세인, 서한나는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중 김선형은 정말이지 최고의 발견!)

술 있는 밤, 술 없는 밤, 술에 취한 밤, 술 없는 술 있는 밤, 술 따위는 (필요)없는 밤, 술이 사라진 밤···. 모두 ‘술’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지만, 어쩐지 건강하고 매력적여 보인다. 

‘술’은 미끼일 뿐..! 이건 술이 있든 없든 나 너 우리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술없는밤 #글항아리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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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나는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기 위해 책을 읽었다. 오로지 책만이 내 안쪽의 이형異形, 마음의 결핍, 형언할 수 없는 차이의 자의식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줬다. 그러니까 눈을 뜨고도 악몽이 기승을 부리던 유년이 밤, 내가 매달렸던 책은 문文도 명明도 아니고 그저 술이었다. - P51

하지만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도망치는’ 게 아니라 ’다가가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설을 읽든 술에 취하든 ’빠져드는‘ 게 아니라 ’갖고 놀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도망은 모멸이지만 놀이는 힘이다. - P54

그러니까 결국 난 취한 사람들이 좋은 것이다. 주책맞고, 다정하고, 잘 웃고, 굳이 한마디 더 하고, 농담을 4절까지 잇고, 누군가를 더 잘 좋아하게 되고, 할까 말까 고민되는 행동은 그냥 해버리는 사람들. 주정뱅이들. - P149

JJ가 답했다. 아니, 술을 마셔야만 진솔한 대화가 되는 거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도 와플을 먹으면서도 가능하지 않아? - P168

서로는 몰라도 떠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보이니까 정말로 중요한 눈빛은 다들 비슷했다 반갑고 힘 나는 빛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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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살인 가이드
로절린드 스톱스 지음, 류기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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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죽이고픈 사람 한 명쯤은 있잖아요?

온순한 세 할머니가 무자비한 악질을 만나 살인 결심을 하기까지


...라는 책 소개 문구를 보고, 나는 이 책을 당장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죽이고 싶은 사람을 여러 명 들였다 내보냈다 하며 살아가니까. (그건 온순한 나도 마찬가지니까!)


그러나 개인적인 복수를 도모하는 명랑한 할머니들 또는 아주 스펙타클한 살인 작전을 펼치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을 한) 할머니 킬러 군단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모두를 돌봐주지 않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약자들의 연대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영국소설이지만,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사회문제와 소수자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선하고 약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우리에게 어떤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지 이 소설을 통해 깊게 배울 수 있었다. 살면서 악한 무언가와 맞서야 할 때가 오거든 소설 속 매그, 대프니, 그레이스, 니나를 떠올려야지. 위험에 개의치 않고 움직인 그들을! 서로에게 짐 지우며 무게를 함께 견뎌낸 그 여성들을!


단, 시원하고 서늘한 추리소설을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겠다. 등장인물 한명한명의 서사와 그 유약한 이들이 모여 또 다른 연약한 누군가를 구출해내는 모습을 응원하며 읽어보자.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이 문제를 모두 함께한다는 게 진정 도움이 되었다. 진부한 표현이 아니었다. 함께할수록 강해진다. 우리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더라도,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우리는 함께할 때 강해진다. - P167

(...)언제쯤 아무렇지 않게 될지 생각하다가 그게 그 무엇보다 두려운 일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그 일이 아무렇지 않게 된다면, 잠시라도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자신을 잃어버릴 것이다. - P240

"이제 이 일을 넘어섰으면 좋겠어. 그 사건의 어떤 부분에도 머물지 말고. 그 일들은 너를 정의하지 못헤. 두려움과 경험에 질식당해선 안 돼." - P404

마지막으로 이 책은 살인을 계획한다면 한 팀으로 삼고 싶은, 내가 알아온 모든 여성을 생각하며, 또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썼다. 당신은 자신의 진가를 알고 있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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