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평점 :
세상에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책들을 처방해주는 종이약국이 정말로 존재할까?
파리 강가에 떠있는 작은 배의 주인 페르뒤씨.
페르뒤씨는 작은 배안에 책을 채워 마음의 상처에 처방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파는 서점 주인이다.
파리라고 하니, 지난 파리여행때 영화 <비포선라이즈>를 보고 찾아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생각난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은 일반 서점처럼 환한 전등아래 책을 찾기에 편한 색인으로
차곡차곡 쌓아있는 그런 서점이 아니었다.
전등이 환하지 않지만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그리 어둡지도 않고,
신간서적도 많이 있지만 고서들도 찾아볼 수 있는
좁은 공간이지만 곳곳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소파나 작은 나무의자가 있는 곳.
서점의 특성처럼 글을 쓰는 작가들이 상주하도록 한두군데 노트북이 있어 그곳에서 사람이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는 곳.
종이약국이라 불리는 이 서점은 그런 어둡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닮은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주인공 페르뒤씨는 사람들에게 책을 팔며 질문 몇가지를 한다.
무슨색을 좋아하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책에서 어떤 맛이 나길 원하는지?
당췌 쌩뚱맞은 질문을 받은 손님들은 당황하지만 이내 속마음, 걱정거리들을 페르뒤씨에게 털어놓는다.
마음을 다친 사람들에게 아주 알맞은 처방전을 내려주는 서점주인,
그가 내린 처방전은 며칠밤 손님들의 밤을 수놓는 독서의 시간을 제공해주며, 마음을 치유해준다.
주인공은 하지만 서점밖에서는 아주 조심스럽고, 묵묵하며 어둠속에 파묻혀지내는 사람이다.
20년전의 사랑에 아파 힘들어하는 것을 20년동안 업으로 살아온 남자.
자신을 사랑했던 여인이 떠나갔음에 아직도 화가 나있는 남자.
그 남자가 갑자기 발견한 편지 한 통으로 커다란 사실을 알게된다.
오래전 그녀의 방에 두었던 편지를 20년이 지난 후에야 읽게되는데,
사랑했던 그녀가 남자를 버릴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존재했다는 것.
그 이유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그런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것.
그녀의 존재와 그녀로 인해 20년동안의 세월이 어떻게 달려져있는가를
나중에서야 알게된 남자는 너무 커다란 감정의 폭풍우에 시달린다.
그녀에 대한 분노, 실망감, 허무함, 자신에 대한 분노,
종이약국을 끌고 파리 전역을 다니는 여정, 여정속 삶의 깨달음, 또다시 자신에 대한 분노, 회심.
이렇게 수많은 분노와 상실감의 반복은 파리 강변에 정박해 있던 종이약국을 끌고 사랑했던 그녀에게로 가는 여행을 통해
조금씩 치유가 된다.
더불어 또다른 사랑에의 출발이 그의 마음이 자발적으로 치유되는데 도움을 주게 되면서
나중에는 상처가 많이 있었지만 그 상처가 모두 다 아물어 새살이 돋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된다.
누군가의 죽음뒤에는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을 보내줄 줄 알아야 마음속에서 편안히 이별을 하게 된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 한문장으로 수많은 세월과 수많은 모험이 펼쳐져있었던 그와 20년 그리고 최근의 1년이란 기간은
사랑 그 자체를 숭고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물론. 페르뒤씨의 사랑보다는 그가 사랑했던 여인, 마농의 사랑이 더 따뜻하고 행복했지만 말이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 어떤 배우가 페르뒤씨를 맡으면 좋을까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난 <뉴욕은 언제나 사랑중>의 제프리 딘 모건이나 <비긴어게인>의 마크 러팔로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럼 얼른 달려가 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