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문학고딕소설 하면 미메시스의 에드워드 고리의 걸작7권을 먼저 경험했다. 그래픽노블에다가 작은 책이었는데 내용이 꽤 잔인하고 기괴했다. 나의 20대는 에드워드 고리를 이해하지 못했다.30대에 만난 환상문학 “바텍”은 표지의 반쯤 보인 사진에서부터 압도한다. 어려서 절에 많이다녀서 사진을 닮은 사천왕을 많이 보아와서인지 왠지 익숙한데 내용은 끝으로 갈수록 주인공 바텍과 그의 엄마 카라티스의 오만하고 잔인무도한 행동이 극에 달한다.이슬람 국가의 왕 바텍은 신의 말을 거스르고 오만과 욕망때문에 지하세계로 스스로 걸어들어가 저주를 받는다. 이야기가 아랍문화권이어서 그런지 알라딘을 연상케하는 초반과 천일야화를 연상케하는 중반,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를 연상케하는 후반부로 나뉜다. 지극히 개인적인 연상이다.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몽환적이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의 묘사가 세밀하다. 엄마 카라티스는 주인공 바텍보다 더 잔인하고 무서운데 아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주된 역할을 한다. 칼리프 바텍은 욕망을 참는 법이 없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욕망을 모두 자신위주로 만족해야하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충실한 신하들의 자식들을 재물로 받쳐서라도 이뤄야하는 사람이다. 바텍과 카라티스의 최후을 보며 인간이 가야할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공원에서 산책할때면 고양이만 만나면 반가워서 타고있던 자전거도 버리고 달려가 고양이를 부르는 아이를 보며, 고양이가 그렇게 좋냐고 물으면 곧 이어지는 대답은 키우고 싶다는 말이다. 아이는 티비에서 보여주는 귀여운 고양이들에 흠뻑취해 고양이라면 모두 시선집중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인거 같아 선별해서 읽어준 책“고양이탐정 다얀 바닐라 납치사건”이다. 첫장에 나오는 인물소개를 따라 귀여운 고양이 다얀과 친구 지탄의 일러스트를 보았다.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어쩜 이렇게 세심하게 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터치가 섬세하다. 내용도 탄탄한데, 지탄의 동생 바닐라가 납치가 되었다는 편지를 읽고 다얀과 지탄이 바닐라를 찾으러 간다는 이야기이다. 중간에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긴장감을 극도로 보여주는데,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면 수수께끼를 풀어야한다. 수수께끼는 무려 15가지나 되어서 중간마다 빨리 풀어야 단서를 찾으니 흥미진진하다. 단어찾기부터 OX퀴즈, 여러가지 미로, 십자말찾기 등 7살인 아이가 신나게 풀 수 있는 놀이부터 복잡해서 결코 쉽지 않은 문제까지 다양한 난이도가 있다. 7세 아들은 약간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곧 문제에 집중해서단서를 찾아냈다. 꼭 풀고 싶은 미로를 본인은 못풀고 엄마는 풀었다니까 절대로 알려주지 말라면서 스스로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왠지 뿌듯함을 느낀다. 단행본인데 스토리가 재미있고 한권을 다 읽고 푸는데두시간이 거뜬히 지나갔다.놀며 읽으며 풀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코로나19때문에 집콕육아인 요즘, 이것만큼 효자책이 또 있나 싶다.
평소에 똥, 방귀, 코딱지 좋아하는 우리 결어린이. 뭐가 그리 웃긴지 방귀 영웅 응가맨의 책 표지를 온라인으로 보고나서 얼마나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하던지. 아이가 꼭 읽어보고 싶어했던 책이다. 놀이공원 습격사건이라는 부제가 있는 1권이다. 예의바른 마을에 들어간 현우는 급하게 화장실에 가고 싶어 지나가는 망토 할아버지에게 호들갑떨며 묻는다. 화장실을 찾게 된 현우는 변기속으로 빠지게 되고 변기속 미로를 따라 응가맨을 만나게 된다. 응가맨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숨은 그림찾기를 하고 응가맨과 함께 예의바른마을속 문제들을 해결하러 떠난다. 응가맨이 타는 럭셔리 변기차와 응가맨의 응가레이저 필살기 등 책속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게 많다. 벌레먹은 퀴즈로 단서를 찾아내고 미로를 통과하면서 아이와 책을 보는 내내 즐거운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벌레먹은 퀴즈는 이제 한글읽기에 재미붙인 아이에게 하나씩 문제로 내기에 좋았다. 마지막에 응가맨이 목숨을 걸고 싸운 후 쓰러져있다가 부활하는 장면서 완전 빵터졌는데, 응가맨의 새얼굴합체로 반전결말. 스토리가 탄탄하다.아이가 얼마나 배꼽을 잡고 웃는지.함께 읽으면서 나도 즐거웠다.아이는 벌써 2권 언제나오냐고 매일 물어본다. 컬러풀한 색감과 깨알같은 그림들.재미있는 스토리. 짱이다!한글에 관심갖는 6세부터 초등저학년까지 두루 좋아할 책이다. 1권을 시작으로 이제 응가맨의 전성시대가 시작되는 건가.
노트북 모양의 책은 옆으로 눕힌채 위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다. 인터넷에 왜 동물들이 들어갔을까? 무슨일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이다. 동물들에 대한 내용은 이메일주소를 쓸 때 사용하는 골벵이를 설명할 때 나온다. 전세계 나라들이골벵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읽어보니 꽤 흥미로웠다. 1장부터 22장까지 이루어진 이야기속에는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너무나 당연하고 습관적으로 사용했던 인터넷 용어들과 도구들을 설명해준다. 인터넷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로컬 네트워크와 와이파이는 어떤것인지, 도메인과 인터넷 주소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인터넷에서 웹서핑을 하다보면 수많은 정보를 볼 수 있지만, 그 많은 정보들이 모두 정확한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아주 격하게 공감을 한다. 나또한 개인적인 일상을 기록하는용도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만 나처럼 개인적인 생각들을 모두가 볼 수 있게 공유하다보면 주관적인 정보가 객관화되기도 함을 너무나 많이 느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적은 적도 있고 오류를 지적받은 적도 있고, 그래서 문장 하나를 쓸때도 엄청 찾아본 후에 올리곤 하지만, 그렇게 검색한 정보도 정확하지 않을때가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인터넷에 대한 설명들이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느낄 수 있는 리얼한 문제들을 콕 찝어 말해주어서 그런지 책이 지루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아스키코드가 0,1로 이루어져 있기때문에 인터넷에서의 정보들이 다양한 형태로 빠른 시간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 바이러스와 관련한 사실도 책을 읽으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너무나 쉽고 편리한 인터넷 세상에는 조심해야하고 알면 알 수록 무한한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꼈다. 아이가 컴퓨터를 스스로 열어서 사용하고, 시스템종료까지 하는 요즘. 하나둘 인터넷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지 물어보는데 이 책을 미리 보고 아이에게 쉽게 설명해주고 싶다.
나는 나이가 다양한 친구들이 많다.어려서부터 언니들과 유난히 친했고, 나이 들어서는 오히려 어린 친구들과 죽이 잘 맞는다. 가끔은 정말 안지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나와 코드가 잘맞는 동생친구들을 만날때가 있다.그런 친구들과의 수다는 전혀 얕지 않은 우물속 이야기같다.책을 읽을때 책 날개에 붙어있는 작가의 소개를 읽지 않은 채 시작하는게 좋았다.무작정 책을 파고들때의 일이다.나이가 들어가며 책을 표지부터 음미해가며 손에 익힌 후 들어가는 일이 많아졌다. 더불어 의도치 않게 알게된 작가의 나이는 괜시리책을 덮는 날까지 하찮은 선입견으로 자리잡는다.이번에 읽게 된 에세이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궁금해졌고, 그녀의 잔잔한 수다에서 저절로 나이가 오픈되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 알게된 동생친구가 생각이 난다. 나를 잘 따르는 두살아래 친구인데 왜 그렇게 나와 코드가 맞는지. 어쩜 그녀의 취향이 다 내맘에 쏙 드는지. 더불어 그녀와의 대화 역시 즐겁기 그지없다.이번 책도 그랬다. 나보다 인생을 덜 산 동생인데 어쩜, 생각이 그리 깊은지.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와 따뜻한 카페에 앉아아이스라떼를 먹으며 아이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다. 얼마나 할말이 많은지, 책을 읽으면서, 작가와 수다를 떨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전하는 말에는 다시 읊조리고 싶은 고운말들이 가득하다.말들을 예쁘게 담은 어머니 밑에서 난 작가이기에 그녀의 문체가 곱고 정갈하다. 초록읽어주는 엄마, 아이와 강원도 시골에서 살기위해 산책을 매일 밥먹듯 한 엄마는 세발자전거에 아이 안장도 달고 계절을 느끼러 나간다.내가 출산한지 일년 조금 넘은 시기여서 첫째때도 겪었지만 지금은 다시 새학기를 시작하는 신입생같은 마음이다.첫째 둘째 모두를 포함하여 나의 육아관념에 작은 물결을 만들었다.그녀를 본받고 나도 천천히 아이를 바라보며계절을 느낄 수 있게 함께 산책하고 싶다.프랑스 아이처럼,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에 관심이 생겨 알게된 꺄미네 집이야기에 그녀가 정말 노력하고 생각하는 엄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책을 읽으며 더불어 나도 아무도 희생하지 않는 육아를 꿈꾸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