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멜리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살아가면서 (늘 혼잣말로 했던 것처럼) 고통과 연민이 내 마음을 뒤흔든 적이 없는 것처럼, 어쩌면 다른 형태로 전이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감정 자체는 의기양양하게 영원히 살아 있다. 나는 그녀를 헌 양말처럼 닳아 없앴다. 그 완전한 소멸은 놀랍고도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사랑‘이 그렇게 간단히 닳아없어질 수가 있단 말인가? -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