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더링 하이츠 (리커버) 을유세계문학전집 여성과 문학 리커버 에디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유명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작품이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 아닐까 한다. <워더링 하이츠>를 읽는 내내 많은 질문을 남겼다. 한 번 일어난 작은 물결이 계속 퍼져나간다.





을유문화사에서 2024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과 문학'이란 주제로 다섯 권의 책을 선정하여 리커버 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한 출판사에서 업사이클 작품을 주로 선보여 온 홍지희 예술가와 이런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눈의 결정 같기도 하고 세공되기 전 원석 같기도 한 이 작품은 <워더링 하이츠>, <제인 에어>,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버너 자매>, <아주 편안한 죽음> 각각의 작품과 어울어져 신비로우면서도 곳곳에서 빛나는 여성 작가를 대변하듯 책의 표지에서 빛나고 있다. 두툼한 작품을 편하게 볼 수 있게 사철 누드 제본으로 제작하여 양면이 활짝 펼쳐지게 하였고 표지로 한 번 더 감싸 홍지희 예술가의 작품을 더 크게 감상하면서도 책의 우아함을 덧입혔다.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에밀리 브론테의 <워더링 하이츠>이다. 여성 문학가의 작품을 거론할 때 필수로 꼽는 브론테 자매의 작품이기에 이번 기회에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다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 소설이 왜 의미 있는 여성 작가의 작품인가?'였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소설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인지 <워더링 하이츠>엔 단순한 즐거움이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알 수 없는 행동과 대화를 읽을수록 고개만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가장 처음 느낀 건 불편함이었다. 거친 말과 현대 정소로 이해하기 힘든 극단적인 행동이 이야기를 이끌어 갔기 때문이다.




찜찜함과 많은 질문만을 남긴 독서의 매듭을 지어준 건 유명숙 번역가이자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님의 해설이었다. 선택지가 없던 19세기 삶에 자기주장을 고수하는 여성 주인공들과 대칭형 구조를 깨는 히스클리프란 인물의 거친면은 남들과 다른 도전이고 변화였다.








다행히도 아주 작은 사전 정보만 갖고 시작한 <워더링 하이츠>라 원문 그대로를 번역한 작품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줄거리도 모르고 현대적으로 해석된 영화나 기타 아무런 선입견이 없이 읽었기 때문이다. 사투리 번역도 재미있게 다가왔고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가장 곱씹어 본 대목은 캐서린 언쇼의 심경고백이었다. 캐서린이 유모 넬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히스클리프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책장을 계속해서 넘기면서 캐서린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가장 잘 알고 있기에 현실을 직시하고 한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애초부터 다른 형태로 보였다. 캐서린은 자라면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이해하고 다룰 줄 알았던 게 아닐까 한다.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가 살아온 삶을 보면 200여 년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시대에 나는 살고 있다. 여성이 책을 출간하는 것은 당연하고, 교사나 가정교사 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며 폐렴으로 죽을 확률도 현저히 낮다. 에밀리 브론테의 시대엔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신선하고 새로웠다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먼 훗날 어떤 여성이 신선하고 새로웠다고 기억할까? 내가 꿈꾸는 그 길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에밀리 브론테 같은 작가가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은 1년의 하루 여성의 날을 축하하지만 앞으로 매일매일 여성의 날이 될 수 있게 내가 그리고 우리가 이 시대를 이끌어 가길 소망한다.








을유문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워더링하이츠 #에밀리브론테 #여성작가 #세계문학 #여성문학 #유명숙옮김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세계문학전집 #여성과문학 #리커버에디션 #여성의날 #세계문학전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