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만혼 문화로 인해 결혼 전 남자 뿐 아니라 여자들도 성경험이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세태가 된 지 오래다. 내가 성욕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섹스를 통해 풀기보다는 섹스를 회피하는 내 태도를 보며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채 적극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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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최근 해외 여행을 할 기회가 많았다.

잘 알지 못하는 한국 사람들과 여행을 위해 모여서 사생활 없이 단체로 몰려다니던 예전의 여행 문화와 달리 요즘은 젊은 여성들도 배낭여행을 자유로이 떠나곤 한다.

그것은 결국 이국적인 곳에서 영화로만 보던 외모의 남성들과 아무런 사회적 감시 없이 자유로이 섹스를 할 기회가 활짝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도 여행을 할 때마다 섹스의 기회가 항상 있다.

개인적인 사정상 한 곳을 반복해서 다니기 때문에 낯선 이보다는 신분을 알며 친해진 이들이 많기에 안전하다는 장점까지 더해진 환경이다.

최근에 미국 여행에서는 의대를 조기 졸업한 근육질의 연하의 천재 억대 연봉 백인 미남 의사 집에서 머물렀다.

살면서 그토록 완벽한 남자는 처음이었다.

의대.조기 졸업.천재.근육질.백인.연하.미남.의사.억대 연봉.친절.매너.

그 중에 하나만 갖춰도 반할 텐데 조건이 너무 좋으니 이성이 흐려질 정도였다.

삽입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애무 정도는 했다.

얼마든지 내가 ok하면 섹스할 수도 있었는데 나는 안 하는 것을 선택했다.

왜였을까?
1. 약간의 플레이보이 기질. 내가 상처받을 수 있는 가능성

2. 다른 여자들의 케이스에서 이미 장난스런 섹스 뒤 감정의 후폭풍으로 괴로워하는 케이스들을 봐서. (남녀 둘 다 똑같이 캐주얼하게 시작하지만 여자는 감정적으로 남자에게 의존하게 되고 남자는 그 여자를 잠자리 상대로만 보고 떠나기 때문에 상처받는 케이스들을 봄. 물론 비슷한 비율로 반대로 섹스 후 버려진 남자들의 케이스도 봄.)

3. 다시 그 장소로 다음에 방문해야 하고 그들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야 하는데 남자들의 섹스 경험 공유 경향을 아는 나로서는 나와의 섹스 내용이 삼자와 공유되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는 것이 싫었음.

4. 그 남자가 결코 나와 '연애'하거나 '결혼'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음.

 

복합적으로 다 작용했지만

3번이 제일 크다.

왜냐면 만일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장소였다면

인생에 길이 남을 섹스 대상자로서는 괜찮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 순간 섹스를 감행할 만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나라면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충분히 자유로이 섹스하고 사니까.

하지만 왜 해 버리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선택이 궁금해서 사게 되었다.

할까 말까의 선택은 정말 찰나에 판단되어 내려지는데

아마도 같은 상황에서 내가 남자였다면 백인.빅토리아시크릿 모델급 미녀.명문의대조기졸업.부자.어린.여자.의사.를 만나서 함께 지내는 동안 과연 나처럼 섹스를 회피했을까?

 

문제는 다음에 또 간다는 거다.

그리고 과거에 어떤 선택을 했든 요즘도 키스하는 장면이라던지 성적인 장면을 자주 상상하곤 한다.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고민된다. 치근댄다던가 친절하게 접근하는 건 남자지만 섹스를 하느냐 마느냐의 결정권은 오로지 여자에게 달려 있으니까. 

매일 밤마다 유혹과 기회는 다가올 텐데 하는 게 나한테 좋은 걸까 안 하는 게 나한테 좋은 걸까?

일단 경구피임약은 복용중이다.

 

미국으로의 고학력 이민을 꿈꾸고 있는 나로서는

미국이란 곳이 생각보다 보수적인 면이 있는 나라고 여성의 성에 대한 자유로움은 이슬람 국가와 아시아 국가보다 낫다 뿐이지 여전히 남성의 성에 비해 이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면은 실망스러웠다.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성과학도 실험과 연구를 행하는 과학자의 '이런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 혹은 '이런 결론이어야 마땅하다'며 실험 시작 전부터 편견에 사로잡힌 채 연구가 진행되고 해석된다는 부분도 실망스러웠다.

과학과 수학이란 문화에 영향받지 않는 순수한 학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결코 그렇지도 않은 것이다.

클리토리스로 느끼는 오르가즘이 삽입으로 느끼는 오르가즘보다 더 명백하다는 점도 경험으로 동의하고 그러므로 의문이 든다.

여자들은 그 동안 혼자서 자위해서 충분히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에 결혼을 하고 질을 남편에게 의무적으로 '대준' 걸까?

삽입 섹스가 클리토리스 자위보다 못하다면 경제력이 해결된 여자에게 결혼의 동기가 있을까? 있다면 뭘까?

  

기회가 없이 살아가면 선택권이 없는 대신 선택에 대한 고민도 없다.

세상이 글로벌화 되고 유학과 해외 여행, 해외 취업이 늘면서

타인종과의 그리고 전반적인 섹스에 대한 기회와 자유가 무궁무진하게 미혼 여성에게 열렸다.

나는 그 기회와 나 자신의 내면을 주시하며 내가 행복한 선택을 내리려고 할 뿐이다.

 

다른 여성에게 드리는 조언:

 

1. 뉴욕에 사는 전문직 여성 중 한 분이 덜컥 임신을 하였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잡식성 섹스를 할 정도로 자신의 성욕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그러기 위해 몸 속에 피임기구를 삽입할 정도로 (루프나 링) 나름의 예방을 했기에 자신에겐 충격을, 주위에는 교훈을 남겼다. 100% 기적의 피임법은 아직 없다, 2가지 이상의 피임법을 병행하라는 것. 개인적으로는 경구피임약과 콘돔의 병행이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것 같다.

 

2. 자유로운 섹스가 섹스의 자유가 없는 것보다는 분명 좋다. 하지만 섹스가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만은 않는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남자들처럼 '그냥' 하는 캐주얼 섹스가 늘고 있지만 내가 보고 들은 바, 일단 섹스를 하면 상대에게 감정적으로 빠지는 비율이 월등하게 여자 측이 높은 것 같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섹스가 인스턴트 라면 뜯어 먹는 것처럼 별 게 아닌 게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그런 것 같다.) 그러면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섹스 후 연락하는 여자를 귀찮아하며 전화번호를 바꿔버리는 남자도 봤고, 섹스 전에는 규칙적으로 문자를 주고 받던 친절한 남자가 섹스 후에는 갑자기 문자를 씹는 경우, 내가 여행했던 곳을 한 한국 여자 여행자가 와서 현지 지인과 섹스를 했다가 여자 혼자만 감정적으로 발전을 해서 나중엔 한 달 넘게 재방문을 해서 남자에게 매달리며 울고 불고한 일 (그 때 그 남자는 이미 다른 일본 여자에 대한 흥미를 내게 늘어놓았다. 자기에게 빠져 버린 한국 여자에 대해 미안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이미 다른 여자에 대한 관심을 동시에 표하던 그를 보며 남자의 냉정함을 느꼈다.). 섹스를 결정하기 전 피임 이외에 두 번째로 준비해야 할 일은 감정적 각오다. 이 남자가 섹스 후에 내 문자를 씹어도 내 기분이 드럽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섹스 후 다음 날 이 남자가 바에 앉아서 다른 여자들한테 집적대는 모습을 봐도 쿨하게 지나칠 수 있는지. 만일 상대 남자가 조건이 좋고, 그 남자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관심을 표하길 원하는 남자라면 오히려 섹스를 안 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자유 섹스는 결코 로맨스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의하라. 남자에게 섹스는 섹스일 뿐, relationship의 전 단계가 아니다. 반면 여자들은 섹스 후 관계가 더 깊어지길 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기대를 섹스 전 버리지 않으면 이용당했다, 배신당했다는 느낌만 들 수도 있다. "난 너랑 섹스만 하고 싶고 이후에 너를 책임지지 않을거야. 니가 섹스 후 어떤 감정을 느끼던 그건 나랑 상관이 없어. 절대 너에게 구속받고 싶지 않고 너에게 정착하는 일도 절대 없어. 설사 니가 임신을 해도 그거야 니 문제지. 그냥 섹스만 하고 싶어. 너랑 섹스하고 나면 너에 대한 관심은 뚝 떨어질 거야. 너는 이미 경험했으니까 다른 새 여자에게 관심이 갈 거야." 라고 섹스 전 정직하게 경고해주는 남자는 아무도 없다. 그랬다간 섹스에 이르지 못할 테니까. 섹스 후 다음 날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상상해도 내가 괜찮다면, 그 땐 섹스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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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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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상당히 세속적인 흥미를 이끄는 제목을 단 책이다.

전혀 경제적으로 현재 넉넉하지도 못하고 미혼이고, 앞으로도 남자의 재력에 기댄 사모님으로 살지도 않을 거지만, 다른 계층의 여자의 인생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게 되었다.

아마도 지금의 젊은 세대 여성은 남자가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무뚝뚝하고 권위적인 남자에게 비굴하게 맞춰가며 살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모님의 처지가 이렇다. 돈 많은 남자의 치명적인 약점이 거만함과 이기심, 독선인 것 같다).

현재 세대의 여성에게 사모님이라는 주변인으로서의 지위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이 책을 읽고 나면 전반적으로 '한국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에 대해,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젊은 세대 여성들 보다는 중년 여성 독자들에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각 케이스의 결말과 처방 부분이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데에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각 사례에 대해 명쾌한 답을 함부로 내리지 않는 조심스러움이 갈수록 전문가의 겸손함으로 느껴졌다.

특히 이름으로 보면 저자가 남자인 것 같은데

문체는 상당히 여성스럽고 감성적이다.

이 책의 큰 특징이자 장점은

평소에 그림을 감상하는 기회가 극히 적은데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연계해서 그림을 하나 하나 감상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저자가 그림 전문가가 아니라고 했지만

각 사례에 한 두 가지의 그림을 연상하며 저자만의 해설을 읽는 것이

그림 전문가가 온갖 어려운 말로 그림을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더 일반인에게는 쉽게 와닿는다.

우리나라 사모님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어떻게 사나, 단순히 호기심으로 펼쳤다가

그림에 대한 소양을 얻고 끝냈다.

사모님들이 갖는 공통적인 고민과 우울증에 대한 해답이라면

처음부터 '사모님'이 되고자 하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한다는 게 답일 것 같다.

부자 남자의 성공으로 나도 성공한 삶을 살아보겠다며 주변인을 자처하는 여자의 인생 전략보다는

큰 월급은 아니더라도,

결혼을 당분간 포기하더라도,

아이를 안 낳거나 적게 낳더라도,

내 인생을 배우자나 가족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살겠다는 각오가 필요할 것 같다.

누군가의 사모님으로 살기 위해 달렸으니

누군가라는 주체에 의해 흔들리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은 필연인 것 같다. 

다만, 이 책의 사모님들의 연령대는 40대 이후인데 우리 어머니 세대는 경리나 간호사, 학교 선생님 외에는 직업을 가질 기회가 거의 없었고 그나마 임금도 아주 적어서 결혼이 아니면 생계 해결이 불가능한 불행한 세대였기에 부자 남자의 사모님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목표였으리라고 이해는 한다. 

시크릿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나서 나에게도 달라고 요구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그 사랑을 주라는 부분이 있는데

남편 (혹은 자식) 에게 실컷 희생을 해놓고는

나에게도 내가 희생한 만큼 돌려달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그 희생할 에너지를, 자기 자신에게 애초에 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읽는 내내 그들이 꼭 우울증을 겪어서가 아니라,

돈 문제가 없다 뿐 엑스트라인 그들의 인생이 결코 부럽지 않았다.

나는 남편이 부자가 아니어도 되고

심지어 남편과 자식이 없어도 되고

생계를 어느 정도 꾸려갈 돈만 벌 수 있다면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살기 보다는

자유롭고 주도적인 여자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남편과 자식들을 '뒷바라지' 해서 겨우 경제적 안정을 얻는 사모님보다는

적은 돈을 벌더라도 사회에서 내 전문성을 기르면서 직업을 갖고 살고

노후에는 내가 적립해 두었던 연금으로 경제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독거노인이 차라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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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우울증 - 나는 이런 결혼을 꿈꾸지 않았다
김병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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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사모님들의 심리라는 자극적이고 호기심 가는 주제에 선정적으로 자극받아 산 면이 있습니다. 정작 책 내용은 자극적이거나 흥미 위주 보다는 차분한 톤입니다. 전혀 기대하지 못한 건 그림 감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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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종말 - 여성의 지배가 시작된다
해나 로진 지음, 배현 외 옮김 / 민음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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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유교 근본주의 국가다. 이슬람 근본주의와 맞먹을 정도로 유교 근본주의란 여성에 대해 비하적인 사상이다. 일단, 나이가 많으면 공경해야 하고 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인간 사이의 불공평을 전제하므로 남편이 몇 살이건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기 마련인 환경에서 여자는 일단 남편이 남자기 때문에 한 단계 아래가 되고, 나이가 자신보다 많기 때문에 두 단계나 계층이 하락된다. 요즘 경제민주화가 이슈이고 김근태씨의 고문 사건이 다시 조명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진 분위기지만 유교 근본주의가 뿌리 뽑히지 않는 한 부부간 민주화가 어려운 이유다. 결국 최근 한국은 성평등 지수가 세계 최하위권으로 135개국중 108위를 하며 이슬람권과 비슷하게 나오기도 했다. 이것은 가정 내 부부간 혹은 남녀 간 차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간의 높고 낮음을 나이와 성별로 전제하기 때문에 수직적인 회사 조직 문화로, 더 크게는 국가적인 가부장, 즉 권위적인 문화로 확대된다. 국제적으로 수평적 리더쉽과 인간관계, 창의성이 필요한 때에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는 후진적 문화 유산이다.

제목만 보면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목만으로 속단하기 보다는 책을 읽어보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저자는 한국에 방문해 연구하면서 한 챕터를 온전히 한국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했는데 이것은 여느 서구 작가의 다른 책과는 결정적인 차이이다. 그러므로 8장 골드미스 분석부터 읽는다면 더 재미있을 수 있다. 하필 한국을 선택한 것은 한국이 여성과 남성의 역전 현상이 가장 과도기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 여성이 지향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는 미국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특히 평생 가도 만날까 말까 한 미국 명문대 MBA 여학생들처럼 미국 최상류층 젊은 여자들의 은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책을 읽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특히 책에 나오는 미국 사례와 비교해 한국에서 내가 남자의 추락을 느끼는 때는

1.     여자 목소리만 들을 수 있던 과거에 비해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남자 목소리가 공손히 들릴 때. 남자들이 굴욕적인 서비스업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 실감난다.

2.     취업은 하지만 비정규직이라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 남자 사촌들을 볼 때

남자 간의 양극화로 경제력에 있어서 남자는 그 어느 때에 비해 부자나 루저로 극명히 나뉘는 듯하다.

3.     학벌은 되는데 영어성적이 안 나와 취업을 미루는 서울대 남학생을 볼 때.

최근 스피킹, 즉 회화 실력 위주로 영어 평가가 옮겨가자 남학생들이 더 힘들어한다.

학벌이나 다른 요건은 갖췄는데 지원하기 위해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 최소 요구 수준의 영어 스피킹 성적이 안 나와 지원을 못하고 있는 남학생을 보면 선천적으로 여학생에 비해 습득 능력이 떨어지는 외국어라는 영역 때문에 덫에 걸린 듯해 보인다.

 

아이튠즈에 Hanna Rosin을 치면 Ted talks에 등록된 그녀의 15분짜리 연설을 볼 수 있다. 1 55초쯤 한국을 언급하고 2 20초 때 다시 한국을 언급했다가 12 38초에 자기가 좋아하는 자료라며 한국을 예로 든다.

 

한국의 현재는 한나 로진이 계속 말하듯 세계에서 가장 가부장적인 나라로 유교적 잔재가 남은 차별적인 나라지만

이 책의 의미는 여자들이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다 보면

국제적 대세에 의해 10년 내로 이 책과 같은 드라마틱한 사회적 변화가 한국에서도 실현될 것이므로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결혼, 임신, 출산, 양육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의 기로에 있는 여성들에게는

조금만 참으면 임원이 될 기회와 연봉이 높아질 기회가 곧 온다는 위로와 격려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에서조차 소통과 공감이 화두가 될 지경이니

한국 역시 미국의 여성화 현상에 이미 발을 들였다고 봐도 될 듯하다.

현대 여성에게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아 개인시간을 거의 갖지 못하고 피곤하게 사는 삶은

가족 형성이 삶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듯해서

비혼 혹은 딩크족이 가장 스마트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맞벌이를 할 예정이라면 남자 역시 신랑수업이 필수다.

빨래, 설거지, 요리 이 세가지를 하지 않으면서 결혼을 하겠다는 남자와는 파혼을 하는 것이 낫다. 결혼 전 이것을 할 줄 모르는 남자는 결혼 후 상대방이 해주기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인데

결혼 전부터 이미 가사와 육아를 여자에게 떠넘기려는 남자가 과연 상대를 사랑한다 할 수 있을까? 자신의 편의를 위해 결혼에 진입하는 것 뿐일 것이다.

결혼 후 1년간은 가사를 얼마나 공정히 하는가를 관찰한 후

아이를 가져야 삶이 피폐하지 않을 것이다.

만혼이라고 해서 남자의 가사 기여도를 관찰하기도 전에 즉각 임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정 기간 가사 기여도가 검증이 되어야 양육 기여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임신 전 이기적인 남자와 결혼했다는 판단이 들 때 아이 없이 이혼하고 홀가분하게 다른 남자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현대 기술의 발달로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하고 젊은 난자를 냉동 보관해서 60대까지도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경솔한 임신보다는 여유롭게 생각하고 천천히 임신하는 것이 좋다. 결혼 중이라도 피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이기도 하다.

더구나 평균 수명이 곧 110세가 될 예정이라 원치 않는 남자와 원치 않는 양육 환경에서 원치 않는 결혼을 유지하며 아이를 길러야 한다면 끔찍하다.

결혼 전이나 사귀기 전에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아끼는 듯하지만

일단 관계가 맺어지고 난 후에는 오히려 소홀히 하거나 남보다 못한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 사실 돌변한 이는 양심도 없고 당신에게 흥미도 없기 때문에 헤어져야 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아이가 있는 경우는 함정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임신하기 전 가사 참여도를 면밀히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빨래 설거지 요리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말해 왔던 것과 실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너의 미래는 이 책처럼 될 것이라고 북돋아주기 때문에 딸이 있는 집에는 최고의 선물이다. 동시대 선진국 여성들의 야심찬 일상은 딸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해주고 비전을 갖게 해줄 것이다.

남자 독자에게 갖는 의미도 있다.

특히 마케터 등 트렌드를 앞서가야 하는 직군에 있는 남성이라면

한국의 미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남성 개개인은 저물어 가는 제조업 등 사양 산업에 발을 들이지 않고 보다 여성적이며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미래의 직업에 종사하도록 결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웃소싱이 쉬운 남성적인 직군에 발을 들였다가는 순식간에 동남아나 아프리카 혹은 로봇 기계화로 일자리를 뺏기기 쉽기 때문이다. 

인간은 남녀를 떠나 누구나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 책이 남자에게 도움이 되는 까닭은 우리나라에 곧 닥칠 여성화된 사회를 감지하고 자신의 여성성을 미리 계발해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이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려면

기획과 마케팅 등의 분야에 여성 인재를 리더로서 적극적으로 기용해 대비한다면

늘어나는 여성 경제력에 따라 증가하는 여성 소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수출에 의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선진국의 여성 소비층 비중 증가는 기업의 명운을 걸고 반영해야 하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미국 booktv.org에서 가진 북 인터뷰 풀 영상이 있는 링크:

http://www.booktv.org/Watch/13821/After+Words+Hanna+Rosin+quotThe+End+of+Men+and+the+Rise+of+Womenquot+hosted+by+Tucker+Carlson+The+Daily+Caller.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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