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모 -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욱.신희경.김은산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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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애초부터 자신의 노후를 위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교육하는

이기심으로부터 잉태되는 문화를 지적하고 있다.

아이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회적인 자신의 체면, 엄마가 사회에서 성취할 수 없었던 성공을 대리 만족하려는 수단,

남에게 자랑하기 위한 교육으로 압박을 주다 보니

자식에게 씨발놈 씨발년으로 불리는 이기적인 부모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절대 사랑이 아니다.

욕심일 뿐.

이 트렌드도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후 보장을 해줄 만큼 현재 세대는 효심으로 가득한 호락호락한 아이들도 아니고

자신에게 기대려는 부모를 속으로 경멸할 만큼 충분히 지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개인주의가 어느 때보다 팽배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고려장 분위기가 나타날 테고

그러면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더 크게 유행할 지 모른다.

자식이 보장성 보험 역할을 해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산산이 깨어지는 그 때,

그 순간이 한국에 빨리 불어닥쳐야 차라리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자식을 자신의 노후 투자 자산 혹은 연금 출처 정도로 여기는 불순한 마음으로

부모가 된 이들이라면

효도를 받을 자격도 없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정말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고 있는가?

혹시 자식을 삐까뻔쩍하게 빛내줄 수 있는 집이나 차, 구두, 명품 옷 정도로

나의 간판으로 

단련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한국의 부모들에게 묻고 싶다.

사람 잡는 교육열도 내가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남(자식이지만)을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잔인하고 의욕적일 수 있는 건 아닐까.

나도 엄마가 공부 해라 뭐 해라 하면서

책이라도 같이 읽으면 몰라

늘 TV 켜 놓고 소파에 늘어져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는...' 이러면서 비판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전혀 모범을 안 보이면서 말로만 닥달하는 사람이 부모의 자격, 아니 최소한 잔소리할 자격이 될까?

그리고 하도 잔소리를 하길래

원하던 것을 성취해주면 이번엔 주제만 바뀌지 잔소리의 빈도는 하나도 줄지 않는 걸 보면서

도대체 내가 저들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 좌절스러웠다.

자기 자신도 아니고 자식을 위해서도 아니라

세상 사람들을 향한 욕심을 감지할 때면

그 욕심스런 기대를 배신하고 싶은 자기파괴적인 충동도 느낀다.

어쩌면 남자를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생계 때문에 경제적 구원을 바라며 결혼에 입문하는

여자의 속물 근성이

아이를 위해 희생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에고가 강한 상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남자도 여자의 외모나 보고 결혼하고 양육과 가사, 자신의 부모에 대한 효도와 보살핌까지 모두

여자가 해주길 바라는 본래는 자신의 책임인 일들의 전가와 방치도 마찬가지고.

자신이 버는 돈을 쓰는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는 속마음으로.

자식의 탄생은 사랑의 결과가 아니라

이기심 둘이 만나 어쩌다 생기는 존재가 아닐런지.

요즘의 부모와 옛날의 부모의 차이는

자식을 투자한 만큼의 기대수익이 나는, 노후를 위한 일종의 보장성 보험으로 생각한다는.

대가를 꼭 바라는 사랑이라서 희생이라 할 수가 없단다.

그걸 읽고

자식이 다른 사람의 (부모더라도) 행복 혹은 노후를 위해 태어난다는 건

시작부터 잘못된 탄생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부갈등은 언제나 사라질까.

부모가 특히 남자의 엄마가 결혼까지 한 아들의 가정에 간섭하는 일만 없으면

사라지는 일인데 말이다.

어쩌면 그 역시

내가 길러낸 자식(아들)을 뺏기는 것을 못 견디는

병적인 애정이 아닐까, 책에도 그런 장면이 나오듯이.

일종의 사이코적인 애착관계 역시 아이를 절대 자발적으로 독립시키지 못하는 강력한 소유욕과 집착일 것이다.

그렇게 아들이 좋으면 결혼을 안 시키고 둘이서 늙어가면 될 텐데

그런 타입일 수록 또 결혼에도 열성적으로 개입해서 시키고야 만다는 게 문제다 휴.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한다는 소름 끼치는 거짓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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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22-09-0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부갈등뿐 아니라 사위장모 갈등도 심합니다. 즉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로 얘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