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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진의 독하게 합격하는 방법 - 공단기 전효진 강사가 전하는 하늘이 돕는 공부법!
전효진 지음 / 에스티앤북스(ST&BOOKS)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를 안 감고, 화장실에도 책을 들고 들어가던 모습들은 어쩌면 다 지나고 나서는 숨기고 싶은 이야기에 속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세세한 습관들을 모두 책에 풀어놓았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궁금증이 다 해소된 개운한 느낌이 든다.
어지간한 궁금증은 다 풀리게끔 자기가 공부하던 과정과 합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써놓았기 때문이다.
보통 성공담은 주로 세 가지이기 쉽다.
1.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고생에 대한 자랑과 강조
2. 그 과정과 스스로에 대한 미화
3. 정작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일상적이고 사적인 부분에 대한 선택적 삭제
그러나 그녀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저 세 가지에서 나타난다.
그녀는,
1. 자신의 고생담은 최소화했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도,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도,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겠다며 어머니께 원망을 뱉었던 부분도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할 정도로만 하고 끝냈다. 구질구질하게 자신의 고생담을 늘어놓지 않았다.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 집안 형편을 과장스럽게 묘사하지 않아 좋았다. 그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알고 싶은 부분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도 힘든 때가 있었지만 비교적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서술했다. 그래서 더 좋았다.
2. 오전, 점심, 오후, 밤 시간대에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 때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아주 자세히 써놓았다. 사법시험이나 어려운 레벨의 시험을 합격한 사람들은 마치 명문대생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공부 과정에서의 세부적인 부분을 뛰어넘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공무원 시험의 특성은 전문대, 지방대부터 굉장히 학업에 대한 배경이 다양한 사람이 공부하는 시험이다. 소위 명문대생이라면 거쳤을 치열한 공부 경험이 없을 수도 있고 공부로부터 성공한 적이 없거나 공부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합격은 하고 싶지만 공부 습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코치가 될 수 있도록 아주 자세히 쓰여진 것이 감사하다.
3. 여태껏 자기계발 책에서 생리에 대해 언급한 저자가 있었던가?
아마 남자 저자였으면 결코 등장하지 않았을 애로 사항에 대해서
여자 수험생으로서 느꼈던 은밀하면서도 현실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희소성을 드높인다.
일반적인 여자 수험생으로서 현실에서 부닥쳤던 일상적인 부분을 가감없이 공유해준 부분이 이 책에 대한 호감도를 엄청나게 높였다.
책을 읽다가 후반부 p.166에
"사람은 참으로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이란 부분에 절감한다.
나는 수험 과정에서 만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불안감이나 불쾌감을 쉽게 느끼는 성격상
나를 잘 위로해주고 부드럽게 감싸주는 남자친구를 찾아 헤맸다.
그런 남자만 있으면 감정이 차분해지고 행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리 데이트를 해도 그런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다.
조금만 감정적으로 의존하려 하면 틀어지기 십상.
다들 자기 짐만으로 버겁고
남자 역시 여자를 찾을 때 자기가 주려고 찾기보다는 얻으려고 찾는 것임을
그 역지사지를 몰랐다.
내가 원하던 그 정도의 정성은
부모 자식 관계에서만 가능했던 것인데.
내 감정은 내 몫, 내 행복은 내 책임이었던 것이다.
읽고 나서는 책 값이 아깝지 않았고
보통 시간이 없어 마구 책장을 대충 넘기는 편인데
이 책은 모두 다 읽었다.
개인적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는 않지만 항상 공부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도움이 되고 동기와 영감을 주는 책이었다.
앞으로도 자기계발서나 자서전이 '드라마'를 의도하지 말고
이렇게 남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공개하는 쪽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변호사 영업이 안 돼서 학원가로 진출했나?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그녀의 진정성이 느껴져서
스타 강사가 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