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중할까요? 세트 - 전6권 왜 소중할까요?
리즈 레넌 지음, 마이클 벅스턴 그림, 임유진 옮김, 영유아교사협회 외 감수 / 곰세마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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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한국의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하나 주고 싶군요. 아무도 없나요?

-루이청강 중국 CCTV 기자: 한국 기자들에게 대신 제가 질문해도 되는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그건 한국 기자가 질문을 할 건지 말 건지에 따라 결정되겠네요. 없나요? 아무도 없어요?


지난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였다. 당시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않자 자신에게 질문을 해 달라며 요청했었다. 하지만 한국 기자 중 어느 누구도 질문하지 않았고, 급기야 중국 기자가 자신이 질문을 해도 되겠느냐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었다.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그저 지나간 옛날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타고난다기보다는 길러지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질문을 많이 받고 자랄수록, 생각도 커지고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기게 된다.

- 김현섭의 <질문이 살아 있는 수업>에서

한국 기자들은 왜 질문하지 못했을까. 그 자리에 있었던 기자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쩌면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좋은 질문은 사유하게 하고, 궁금증이 생기게 한다. 질문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세상과 마주하는 방법과 태도를 만든다. 리즈 레넌의 <왜 소중할까요> 시리즈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을 수 있는 일상의 문제들을 질문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친구 왜 소중할까요?>, <가족 왜 소중할까요?>, <동물 왜 소중할까요?>, <우리 몸 왜 소중할까요?>, <성장하는 뇌 왜 소중할까요?>, <지구 왜 소중할까요?> 총 6권의 그림책은 인성, 감성, 생활을 이야기한다.


<친구 왜 소중할까요>(리즈 레넌 지음, 마이클 벅스턴 그림, 곰세마리, 2021)



친구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또래를 말해요.

-<친구 왜 소중할까요?>에서


6권 중 <친구 왜 소중할까요>는 ‘친구’라는 낱말 뜻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알 것 같은 낱말이지만 뜻을 명확하게 아는 이는 별로 없다. 특히 막 배움에 접어드는 아이들이라면 더더구나. 이처럼 이 그림책은 배움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사려 깊게 살핀다. 그림책에서 다양하게 던지는 질문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생각하게 한다. 어떤 친구와 친구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친구로 자리하는지, 내가 싫어하는 일을 친구가 하자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할까.


다양한 질문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게 한다. 친구와의 관계 맺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기쁨, 슬픔 그리고 화난 마음 들. 그림책은 실제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공감해 준다. 친구와 싸우거나 곤란한 경우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토닥인다. 이처럼 <친구 왜 소중할까요>는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친구라는 사회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신발을 바꿔 신는 것처럼 불편할 수 있어요.

- <친구 왜 소중할까요> 본문에서


친구와 감정이 삐끗했을 때 어떻게 화해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다. 편지를 쓸까, 전화를 할까, 아니면 아예 모른척하고 연을 끊을까. 그림책에서는 친구와 화해하기 위해 친구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일은 신발을 바꿔 신는 것처럼 불편할 수 있지만, 나를 들여다보고, 친구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또 ‘너 때문이야’라는 ‘너 전달법’이 아닌 ‘내 마음이 이래’라며 ‘나 전달법’으로 화해해보라고 한다.




<왜 소중할까요?> 시리즈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만큼 쉬운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의 언어로 쉽지만 어른들도 사유할 수 있는 깊이가 있다. 질문하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 시리즈는 매 권마다 그 분야 전문가들, 뇌과학자 정재승,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동물행동학자 박시룡 들이 감수하고 추천한다. 이 그림책을 신뢰할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6권 모두 누리 과정·초등 교과를 기반으로 한 ‘초등·누리 놀이배움지’가 수록되어 있어 그림책을 보고 부모님이 아이들과 활동하거나 아이들 스스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나는 그림책 토론 리더로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을 만나 활동한다. 짧은 그림책이라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는데 그림책을 이렇게 깊이 볼 수 있군요,라고 말하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 질문 때문이다. 매번 질문을 만든다, 생각거리를 발제한다. 이 그림책은 그림책 활동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깊이 볼 수 있도록 배움지가 수록되어 알차다. 그림책을 보고 아이에게 어떻게 질문하고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추천한다. 비단 초등 저학년을 둔 학부모님이 아니어도 시리즈 모두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게 될 수도. 뭐 이런 싱거운 질문을,라고 생각한 것에서 깊은 사유를 하게 될 터이니.



좋은 질문은 쉬운 질문으로 깊은 사유를 하게 한다.

좋은 그림책은 쉬운 언어로 모든 연령을 생각하게 한다.

- 하루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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