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만두 왕국에서
엑스팡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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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한 권 보고나면 절로 만두 생각이 간절해지는...

고민거리는 이거죠. 물만두?쪄먹을까? 아니면 구워봐?


표지만 봐도 식욕돋게 만드는 저 빨간 바탕색과 야채들, 그리고 만두들.

책이름까지 <깊은 밤 만두 왕국에서>이네요.

엑스 팡 작가의 첫번째 그림책 데뷔작입니다.

제목에서 바로 연상되듯이 모리스 샌닥의 <깊은 밤 부엌에서>를 오마주했다고 해서 화제에 올랐던 그림책이지요.

엑스 팡 작가만의 개성도, 재미도 한껏 느끼게 하는 작품이에요.


밤이 늦었는데, 잠못 이루는 리디.

내일 '만두 왕국'에 갈 생각에 오만가지 궁금증과 설렘에 잠을 잘 수가 없지요.

엄마의 다정한 잠자리 인사에도 불구하고 눈은 더 말똥말똥, 가슴은 두근두근.


깊은 밤 훅 밀려든 맛난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김이 자욱한 만두 왕국의 부엌입니다.

여왕님의 요리사들인가요?

왕실 요리사답게 엄근진 3종세트를 다 갖추신 분들 같아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두들 보이시나요?

군침이 꼴깍, 먹고 싶다아아~ 리디의 맘은 벅차오르는데

어랏, 그만 만두는 한 입도 못먹고 만두소가 가득한 그릇 속으로 풍덩!

엄근진 요리사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만두만 빚어요.


급기야 맛난 저녁 식사를 기다리는 여왕님 입속으로 쏘옥????

그렇게 고대하던 만두 한 개도 먹어보지도 못하고 만두왕국의 여왕님 입속으로 사라지고 마무리되는걸까요?

살짜기 스포를 하자면 걱정마세요.

우리 아기 만두 리디는 무사하답니다.


이 책의 작가 엑스 팡 입니다.

그 옆엔 만두 인간이 되어버린 작가님이네요.

이 책의 원제는 <DIM SUM PALACE>인데요.

딤섬...이라는 음식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이 책 안에서 한껏 끌어내고 있어요.

한국 사람에게 만두하면 머릿속에 바로 떠올리는 모습, 얇은 밀가루 피안에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어만든 만두, 하나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요. 누구나 아는 그 맛과 모양새, '고향만두'? 요즘엔 '비비고만두'겠군요. 교자만두 종류로 냉동식품으로 간편한 일상의 음식이 되어있지요.

그런데 이 책 원제에 등장하는 '딤섬(DIM SUM)'은 약간 다른 느낌의 음식이예요.

딤섬(點心, dim sum)이라는 말은 點: 점을 찍다 / 조금 집다 , 心: 마음, 직역하자면 '마음을 조금 찍는다, 마음에 점을 찍다'/ 마음을 달랜다, 허기를 달랜다 라는 뜻인데요.

단순한 음식 한 종류가 아니라 차와 함께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나누어 먹는 간단한 식사를 의미해요.


커다란 식당에 사람들이 둘러앉은 테이블이 여러 개가 있고 그 사이로 여러가지 딤섬 요리가 담긴 작은 대나무 찜기를 담은 트레이들이 옮겨다닙니다. 어떤 걸 먹을까 고민하면서 은근슬쩍 트레이에 담긴 딤섬들 곁눈질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찜기를 열때마다 나오는 하얀 김도, 아기자기 앙증맞은 딤섬들 모양새도.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울리고, 웃음과 함께 맛난 음식을 함께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곳.

딤섬 메뉴가 다양하니까,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여러가지 맛을 볼 수 있겠지요.

엑스 팡 작가는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시절, 딤섬 식당의 시끌벅적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먹던 딤섬이 그리워져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이 책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요.

'딤섬'이라는 음식도 그립지만, 낯선 사람들과 한 공간에 모여서 음식을 즐기고, 다른 테이블에 가는 딤섬요리를 보며 궁금해하기도 하는, 낯선 타인과 적당한 거리, 불편하지 않은 관심,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 이 모든 것이 함께 담긴 공간과 음식이었겠지요.

엑스 팡 작가는 그림책 한 권에 이 <DIM SUM PALACE>를 구현해놓았어요.

맛깔스런 원색의 표지와 면지, 그림책 안에 펼쳐지는 아기 만두 리디의 모험까지.


면지에 다양한 만두(딤섬) 메뉴들이 펼쳐집니다.

리디를 귀여운 아기 만두로 만들었던 국물 만두(샤오롱바오 겠지요?)도 보이고 슈마이도 보이네요.

책장을 넘기며 리디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과 저 짤뚱하고 귀여운 만두인간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요.

주인공 리디가 상황속에서 움직이는 자세 하나하나 사랑스럽습니다.

독자는 리디의 마음과 움직임에 하나 되어서 부엌을 탐험하고 만두 속을 허우적대지요.

여왕님에게 먹혀버릴까 맘도 졸이고, 만두를 함께 즐기게 되어요.


아기 만두 리디를 저렇게 흡족하게 만든 '만두 왕국' 베스트 픽은 무엇일까요?

리디의 한 접시 픽이 궁금해집니다.

엑스 팡 작가가 <깊은 밤 만두 왕국에서>를 만들며 오마주한 모리스 샌닥 작가의 <깊은 밤 부엌에서> 책까지 함께 한다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2배가 되겠지요.


깊은 밤 부엌에서 밀크보이 미키와 만두 왕국의 리디.

엄근진 요리사 아저씨들까지.

<깊은 밤 만두 왕국에서>는 가족 외식에 대한 즐거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꿈과 환상여행을 떠나는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준비하고 즐겁게 나누는 모습을 통해 그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람들의 감각을 일깨우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함께 있는 시간의 밀도를 더해주는 마법을 '딤섬'이라는 음식 문화를 통해, 리디의 모험을 통해 보여줍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냥 표지를 열기만 하면 되어요.

일단 면지를 보고 무얼 먹을지 한 번 골라볼까요?

*네이저카페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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