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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 - 융 심리학으로 읽는 자기 발견의 여정
모린 머독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22년 9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라는 시적이자 상징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저자 모린 머독의 [The Heroin's Jouney](1990년작)의 출간 30주년 기념판이다. 국내에는 [여성 영웅의 탄생]이란 제목으로 2014년에 출간되었다 이번에 30주년 기념판으로 복간되었다.
작가 모린 머독은 가족 심리상담가이자 자기 성찰을 위한 자서전 쓰기 강좌를 진행하는 강사이다. 그녀는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조지프 캠벨의 [The Hero's Jouney]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자기 성찰을 도와왔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요구에 따라 사회 전반에 남녀 평등을 바탕으로 한 법률적,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많은 여성들은 조지프 캠벨의 전형적인 남성 영웅의 여정을 따르며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 예술적, 경제적 성취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이 이루어낸 성과와는 별개로 육체적, 정서적 상처에 시달렸고 그들 자신이 겪는 이런 상황에 혼란스러워했다.
모린 머독은 자신이 이끌던 비전 캠프에서 30대~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여성들에게서 이런 현상을 목격하고 1981년 모린 머독은 혼란의 답을 찾기 위해 조지프 캠벨을 찾아간다.
하지만 캠벨이 여성은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말했을 때 혼란과 실망을 느낀다.
많은 신화에서 여성들은 남성 영웅이 여정을 떠날 때 그의 모험을 눈물로 배웅하며 그 자리를 지키거나 그의 모험을 방해하고 유혹하는 팜므파탈의 존재로 등장한다.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을 따르고자 했던 수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그러한 여성성을 의존적이고 다른 사람을 교묘히 조정하고 비생산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받아들였고 그러한 여성성을 거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왔다. 모린 머독은 많은 여성들이 들려주는 삶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면서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전형적인 서사로는 그들의 삶을 설명하고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현 시대, 여성들의 고민과 혼란에 답해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느낀 모린 모독은 새로운 여성 영웅의 여정을 담아낸다.
[융심리학으로 읽는 자기 발견의 여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는 영어 원제목[The Heroin's Jouney] 에서 바로 보여지듯이 조지프 캠벨의 [The Hero's Jouney]와 대응시킨 여성 영웅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은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라는 자기독립 선언, 혹은 '너는 엄마처럼 살지마라'라는 어머니의 응원 아래 자신의 여성성을 거부하며 여정을 떠난다.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부분 남녀 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여러 분야에 여성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임금 차별은 존재하고 결혼과 출산에 이어지는 경력단절 등 보이지않는 유리천정의 존재는 여전히 견고하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성들은 자신들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남성이나 남성 지향적인 여성을 역할 모델, 멘토로 삼는다. 매 순간 순간해야 할 일들을 이루어가며 성취를 이루지만 그 뒷면에는 건강과 꿈과 직관력을 희생했다.
모린 머독은 이 단계에서 여신으로의 입문과 하강을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깊이 듣고,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아닌 존재하는(being) 기술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여성 영웅이 처음 여성성을 거부하며 생겼던 '모녀분리'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보살피며 자신의 감정, 직관, 창조성 등을 회복하며 치유가 이루어진다. 외부 지향적이던 힘이 창조적인 일을 하거나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하는 일들을 즐기는 쪽으로, 사회적 성공을 위해 내달리던 여성이 갑작스레 결혼을 하거나 출산을 결심하기도 한다. 기존의 남성영웅 중심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사회적 낙오나 도태처럼 보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치루는 자기 희생과 선택을 통해 여성은 자기 자신의 이미지와 자신의 목소리를 탐험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게 된다.
자기 내면의 지혜를 경청하고 역설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보일 때 자신의 남성성과 여성성이 통합을 이루게 된다.
이런 여성 영웅의 여정은 발달과 성장, 배움의 일생동안 계속되며 순환의 과정을 거친다.
모린 머독은 이러한 여성 영웅의 여정 이야기를 신화와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생한 인생 사례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남성 영웅 중심의 사고방식, 가부장적 사고방식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 그로 인해 상처받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신화와 옛이야기의 재해석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한 저작물이 출간 3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다는 건 역설적으로 30년의 세월이 지나도 작가가 던지는 이야기가 충분히 유의미하고 설득력있게 독자들에게 전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화와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지혜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역설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지라고 모린 머독은 전한다.
여러 상황의 개선에 반발로 남성에 대한 역차별 주장이 나오는 등, 최근 한국에서 거세지는 반페미니즘 분위기에서 분열이 아닌 서로 의존하는 존재로서 통합을 이야기하는 이 책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더욱더 힘을 가질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