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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김효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6월
평점 :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김효은 작가의 신작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

케이크 접시를 한가운데 두고 포크를 쥐고 있는 저 야무진 주먹손이라니...
케이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지요.

책 뒷표지의 글귀를 보고 나니...아하.
저 결연한 주먹손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보이는 한 문장
우리는 다섯입니다.
간단명료해보이는 문장이지만 그 뒤에는 깊은 속뜻이 있습니다.
한 집에 아이가 다섯이라는 것은...모든 것을 다섯 명이 나누어 가져야한다는 의미.

모든 것을 나누기 5 하다보니...
나이 불문, 수학 나눗셈의 고수를 양성하는 조기교육의 현장이 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딱딱 갯수로 나누어떨어지기가, 혹은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이 애매?할 때가 더 많지요.
레슨 2단계라고나 할까요.
이 나눗셈에는 어른도 아이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자신의 입장을 어필하는 적극성과 빠른 실행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물론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눈치력도 필요하고요.

재미나게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다가 조금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다섯명이서 이렇게 저렇게 나누기를 배우다가 사건이 터져서 서로 공평함의 미덕을 배우고 우리는 다섯이라 행복해요. 나눌수록 행복하답니다. 하는 이야기이면 어떡하지.제발 아이들 그림책에 교훈 한 스푼 얹어두는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역시 김효은 작가.라는 감탄이 터져나왔어요.
김효은 작가의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이라서 그런지...직접 경험해서 아는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섯 남매는 오늘도 나눗셈을 합니다.
오늘의 나누기는 두 자리수 셈. 시간을 나누군요.
순서는 공평하게 가위, 바위, 보

오늘의 나누기는 씽씽이군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분.
기다리는 맘이 애가 탑니다.
그런데....쾅!!!

앗...이런 현실 세계 반영이라니...
이건 너무 비교육적인 거 아니에요? 라고 하실 수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순수한 모습이기도 한걸요.
동생이, 언니가, 누나가 다친 건 마음아프지만,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기회.
아이들이 특별히 악하다거나 계산적이거나, 정이 없거나 해서가 아니에요.
여기까지 보시고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게 도대체 뭐야...고민이 드신다면
그 고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컷 한 장.

아하....오늘이 다섯 아이들 중 누군가의 생일날 이었군요.
책 시작부분의 케이크가 생일 케이크 였어요.
이런 절묘한 수미쌍관의 구성이라니요.
오늘의 생일 주인공 접시를 보니,어랏!
케이크 한 조각에 똑같은 모양새로 나누어진 딸기 조각이 5조각??? !!!
다른 날처럼 케이크는 5명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졌겠고,
원래 케이크 위에 딸기가 모두 6개였으니 케이크는 6조각내서 한 조각은 다 같이 나누어먹었겠군요.

그제야 표지에 있던 옆으로 덜어두었던 저 딸기 한 알의 의미가 아하~~하고 다가옵니다.
내 몫의 케이크를 다 줄수는 없지만
생일이니까 생일 주인공에게 각자의 몫에서 딸기 한 조각을 덜어주는 그 마음.
함께 하며 아이들은 딱히 가르치지 않아도 서로가 함께하며 나눔도 공평도 공정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나눔이 공평해야함도, 내 몫은 내가 챙겨야함도, 상황에 따른 유연함도,
똑같다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 때로는 정답이 아닐때도 있음을,
아이들은 서로에게 얽히고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워갑니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이유기도 하겠지요.
케이크를 나누어먹는 그림책 속 아이들처럼 꼭 가정에서 배움이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배움터에서, 놀이터에서, 함께 살아가는 각각의 터전에서 다양한 나눔의 셈법을 습득하기를.
특별한 딸기 한 조각을 건내는 마음을 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