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수상작
마리옹 카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단순히 소개하자면 그림자로 표현되는 내 안에 숨겨진 나의 다양한 모습들, 욕망들을 잘 조절하며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아리에트의 이야기입니다.
허나 인생살이가 살다가 고비가 있었긴 하지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단순요약되지 않듯이...그림책 읽기 역시 단순하지 않지요. 저렇게 세 줄로 요약가능한 이야기를 왜 이리 며칠째 붙잡고 있으며 헤메이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아리에트의 그림자가 저의 숨겨진 욕망을 건드리기 때문인 듯해요.
어린이 독자부터 함께 읽는 어른들까지 두르두루 생각거리, 페이지마다 숨은그림찾기하듯 그림에서도 이는 궁금증, 이야기해볼만한 것이 많은 책입니다.

옛날 옛날에 사냥도 잘하고 잘 먹고 잘 자던 사자가 죽었습니다. 사자의 그림자만 홀로 남았습니다.
어머나...이야기의 시작이 참...;;;
밀림의 왕이었으니 거칠것도 없고 주저할 것도 꿀릴 것도 없을 만족스러운 삶이었을텐데...그림자는 왜 함께 떠나지 못하고 남았을지.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을려나요.
그림자로서 홀로 남은 삶이 지루해진 사자 그림자.
생각해보면 태생부터 한 세트로 묶여서 산 삶이었을테니...혼자라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을거 같고, 또 뭐든 본체가 하는대로 함께하는 삶이었을테니 그만의 삶이 주어진대도 아는 대로의 삶만 살았을거 같기도 해요.
그렇게 그림자는 그림자의 본체가 될 누군가를 찾아나섭니다.
사자의 본체라니...어마어마하게 힘도 쎄고 굉장히 잘난 누군가이지 않을까 싶은데...

"바로 이거지!" 라고 고른 대상자는 아리에트
어라? 그냥 인간의 작은 여자아이인걸요.
보아하니 딱히 학교도 가고 싶지 않고 뭔가 불만이 가득하고 세상사 시들한...
이런 삶의 그림자라면 자기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도 별 저항없이 자리를 내줄거 같았나요?
그렇게 사자의 그림자는 아주 쉽게 학교 가는 길의 아리에타 그림자 자리를 차지합니다.

하여간...
그렇게 자신의 진짜 그림자가 사라진 것도 모르고
사자의 그림자가 생긴 아리에트는 힘이 솟아납니다.
갑자기 사나워진 기분.
사자의 힘아 솟아라~~
하여간...
그렇게 자신의 진짜 그림자가 사라진 것도 모르고
사자의 그림자가 생긴 아리에트는 힘이 솟아납니다.
갑자기 사나워진 기분.
사자의 힘아 솟아라~~

그리고 드디어 아리에트는 거울 속의 사자를 보며 말하지요.
"너는 나랑 닮은 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넌 사자의 그림자잖아. 나는 사자가 아니야."
아...진짜 그런 걸까요?
그런데 거울은 원래 나를 비추는 것인데...
하긴 백설공주 새엄마가 바라보던 거울은 내가 되고 싶은 욕망의 대상을 비추어보여주던 거울이기도 했지요.
아리에트와 사자 그림자, 그리고 사라져버린 그림자는 어떻게 될런지...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면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얼굴, 감추고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얼굴, 그럼에도 어둠속에서 혼자 있을 때 찾아와 나를 위로해주는 얼굴도 있고, 그 힘든 순간에 잔인하게 나를 괴롭히고 쑤셔파는 얼굴도 있지요.
사실 그 어떤 것이 진짜 나의 얼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큰바위 얼굴처럼 내가 되고픈 얼굴을 바라보며 그리며 살다보니 그 모습이 되어 있었던 것처럼...
아리에트와 사자의 그림자는 어떤 마무리를 하게 될지...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 대한 여러 그림을 그려보며 때로는 꿈에 부풀기도, 초라함에 울기도 하는 우리 청소년친구들과 아리에트와 그림자들을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중년의 삶에서 제 노년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자꾸 생각해보게 되는 저에게도 물음을 던지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