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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행동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6
재클린 우드슨 지음, E. B. 루이스 그림, 김선희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평점 :

재클린 우드슨과 E.B 루이스의 콤비 작품
[친절한 행동]이 북극곰 출판사에서 복간 되었습니다.
재클린 우드슨 작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작가입니다. 사실 그림책분야 보다는 청소년 문학 쪽에서 더 유명한 글 작가입니다. 인종차별 문제, 사회적 약자, 청소년 문제등 글 속에 담아내는 이야기가 굉장히 무게감 있어요. 어두운 사회 현실, 인생의 고비에 처한 아이들 모습들이 솔직하게 그려지면서도 결코 절망적이지 않은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지요. 그래서 작가님 글을 읽고 나면 감동과 함께 뭔지 모를 따스함이 진하게 남아있어요.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날
한 소녀가 전학을 옵니다.
새 학교, 새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는 시선을 내리깔고 잔뜩 긴장한 모습이에요.
전학생 마야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고 인사했어요.
새로운 전학생의 등장에 아이들의 시선은 아이의 전신을 스캔하는 듯합니다. 열린 코트 사이로 낡고 해진 옷, 추운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신발 끈 하나가 끊어진 봄 신발.
반 아이들 어느 누구도 마야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요.
옆 자리에 앉게 된 나도...
마야가 쳐다보며 웃을 때마다 외면할 뿐이었지요.


마야는 자신의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자신이 그 놀이를 얼마나 잘하는 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다가서서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옆 친구의 놀이에 끼어볼려고도 하지요.
하지만 돌아오는 건 철저한 침묵과 무시뿐.
또래 아이들 사이의 어느 누구도 주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상황 개선에 나서지 않는
비겁하고 잔인한 은따가 너무나 잔잔하게 보여집니다.
여기에 주인공인 나 역시 적극적이지 않지만 그저 침묵을 지키고 무시함으로서 가담을 하지요.

날은 따뜻해지고 예쁜 원피스와 신발을 신은 마야가 줄넘기를 하며 달리고 또 달리고 있어요.
휴우~~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이제 좀 편안하진걸까요.

하지만...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마야의 옷 차림새를 보며 쑥덕쑥덕.
'헌 옷 수거함'이라 별명을 지어주자며 깔깔거리고 웃었습니다.
더이상 마야는 친구들에게 말을 걸지도 같이 놀자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줄넘기를 할 뿐이었지요.

다음 날 마야는 학교에 오지 않았고...
선생님은 커다란 물 그릇을 가져와 친절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작은 돌멩이를 물 위에 떨어뜨리자...
작은 물결이 주위로 퍼져 나가지요.
친절이란 이런 거란다.
작은 친절이 물결처럼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지.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기대할 지 모릅니다.
우리가 원하는 동화같은 삶.
아이들에게 읽어주고픈 그림책 속 삶은 그런 것이지요.
아이들이 선생님 말씀에 감명받고,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웃음으로 친절함으로 학교로 돌아오는 마야를 맞이하는 마무리.
하지만...
마야는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뭘 생각하는 걸까요?
내가 던진 돌멩이는 작은 물결을 만들며 퍼져 나가고 사라집니다.
나는 물결을 쳐다보며 돌멩이를 던지고 또 던집니다.

친절한 행동을 할 때마다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진다!
때로는 행동하지 못했던,
그 순간의 물러섬이,
그 순간의 침묵이,
나를 계속 붙잡고 내 맘속에 북소리가 되어 울릴 때가 있습니다.
그 북소리가 나를 쫓아다니는 듯해서 그래서 괴롭고
그 다음의 상황에 조금더 예민해지고 몸을 움직이게되고
나서게 되지요.
겉으로 잘 보이지 않는 침묵과 동조가 혐오와 차별의 양분으로 작용하는 이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물결을 만드는 돌멩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온 이 책이 더욱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